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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부처님 확인하는 사불수행(寫佛修行) |
법인 스님_수원 참마음선원장 우수와 경첩이 지나고 긴 겨울의 안거까지 끝나면 만물이 소생하여 대지에는 활력과 생명의 움직임이 넘치고 깨달음의 공부에도 새로운 꽃이 피어납니다. 며칠 전 사불수행자들이 힘써 모신 군 법당 탱화의 세 번째 점안식을 하면서 젊은 군 장병들의 부처님 형상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인간의 감각 기관 중에 눈이라는 부분이 참으로 빠르고 예민한 부분임을 실감했습니다.
사불은 우리 불교에 있어 이미 고려시대에 사경과 함께 매우 수승한 수행(修行)의 한 방법입니다. 그동안 사경을 통하여 많은 불자님들이 부처님의 경전을 가까이하고 마음에 담아왔습니다. 그러나 수 년 전 처음으로 사불수행(寫佛修行)이라는 덕목을 말할 때만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당시 조계사 신도와 길상사 신도, 봉은사 신도 등 서울근교 5대 사찰의 신도님들과 사불수 행시연회를 열었던 기억이 눈에 삼삼합니다.
이제는 수행에 관심이 있는 불자들은 사경과 함께 사불수행 또한 어렴풋이 알고는 있는 듯하고 2005년에 조계종 수행연구에서 사불수행이 주력 수행의 하나로 일컬어짐은 참으로 감개무량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사불수행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상황이 매우 열악한 군 법당 108곳에 사불수행자들이 정성들인 탱화를 보시하고 있으니 군불자들의 환희심으로 가득하니 어느새 사불수행으로 회향을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사불수행은 부처님의 형상을 통하여 삼매에 이르고 궁극에는 무형의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으로 부처님의 32상 80종호로 화두를 들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모든 불보살님들의 형상을 그리는 데 명상의 관법과 정확한 호흡법으로 그려내는 것입니다. 사불관법은 참선의 방법과 같으며 최대한 호흡을 변형시키지 않고 내가 그려내는 부처님의 형상에만 집중하며 오직 부처님의 형상만을 각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마음에 살아있는 부처를 확인하는 수행법이며, 불성(佛性)과 만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길의 수행법입니다.
깨달음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법은 참으로 많습니다. 이 중에서 사불수행은 불보살의 모습이라는 구체적인 형상을 조성해내는 과정에서 수행이 익어가도록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수행전통은 조사선 가풍의 간화선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조사선 가풍에 따라 수행하고 고승대덕들이 깨달음을 열어 그 법맥을 잇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납자들이 선원에서 안거에 들어 참선정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행자들에게서 가장 무거운 마장은 번뇌마와 수마라 할 것입니다. 바로 혼침(昏沈)과 도거(掉擧)에 빠져드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수 만 가지의 망상과 졸음이 수행을 방행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혼침과 도거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심지어는 선방에서 퇴방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화두를 들고 거기서 삼매가 이어져 성성적적(惺惺寂寂)하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성성이란 또렷또렷하게 깨어 있는 것이요, 적적이란 영명하게 밝고 고요하다는 뜻입니다.
적적으로 들뜬 마음을 다스리고 성성으로 혼침에 빠지는 것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은 본래 고요하고 청정하여 이러한 청정한 마음의 거울에 적적한 작용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천사량 만사량의 상이 들어와 분별심이 일어나고 그것으로 인해 고통과 갈등이 생기며, 또 그로 말미암아 또 다른 업보가 쌓이게 됩니다. 사불수행의 전 과정인 사불선(寫佛禪)은 분별작용으로 오염된 마음을 부처님의 원만 상호인 32종 80종호의 형상으로 깨끗하게 지워 냅니다.
오로지 맑고 고요한 부처님의 형상을 처음부터 호흡과 함께 깊은 마음으로 많은 시간을 혼침과 도거로 낭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불선(寫佛禪)에서는 망상의 뿌리를 미리 정화하고 참회를 반복함으로써 능동적으로 망상을 타파하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떠한 맛이나 향기, 형상이 다가오더라도, 오감이나 육감으로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받아드리며 또한 부처님의 법과 회향본원심의 힘을 받아들일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는 본래 불성을 지니고 성불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오감 흡수의 기능을 더욱 극대화하고 미세화하여 아주 세밀한 부처님의 형상을 투명하게 받아들인다면 산만한 망상들은 부처님의 기운으로 범접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음 자체는 공적(空寂)하여 형상이 없는 것이고 그저 청정한 허공과 같은 것이므로 심성 자체는 이름도 없고 모양도 또한 없습니다. 그러니 그 자리에 서면 무엇이다라고 말 할 수가 없고 어떠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요한 마음의 본체에 파랑이 일어 분별심을 가지고 헤아려 참 모습을 가리게 되며 따라서 선에 들지 않으면 마음의 파랑을 잠재워 본래의 고요한 마음을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사불수행에서는 그 파랑이 일어나는 것을 부처님의 형상으로 일순에 잠재우니 본체의 고요한 본래 마음자리는 투명한 부처님의 기운으로 가득 찬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불수행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번뇌를 다스리고 궁극적으로 본래 자성불을 확인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구체적인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불수행를 계속 정진한 어린이의 경우 이미 그림치료나 심리상담을 통하여 밝혀진 바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의 변화를 체험합니다.
다음은 동국대학교 그림 심리치료사례를 연구하여 밝혀진 내용입니다 1. 사불을 하면 마음이 산만하지 않아 집중력이 매우 좋아지며 몸과 마음과 행동이 바르게 일치되는 어린이가 됩니다. 2. 행동을 하기 전에 깊이 생각하여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하며 올바른 판단력으로 옳고 그름을 잘 아는 어린이가 됩니다. 3. 신체적으로도 남에게 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어린이가 되며 올바른 생각이 있으니 올바른 말로 남에게 유익한 말을 하는 어린이가 됩니다. 4. 자신감 있는 마음에서 큰 용기가 나오며 착한 일에 앞장서는 어린이가 됩니다. 5. 언제나 바른 생활에서 바른 이상과 바른 꿈이 생기며 목적과 이상이 분명한 어린이가 됩니다. 이렇게 5가지가 사불을 하고 난 후에 얻어지는 결과로 연구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성인일 경우에는 더욱 많은 기도영험들과 심리적 치료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깊은 참선(사불명상 관법)을 통한 청정한 마음의 안정입니다. 부처님의 형상을 그려내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불선(사불관법)을 통하여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망상과 분심을 일시에 부처님의 형상으로 정화하는 효과를 순간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부처님의 상호를 앞에 두시고 깊은 묵상으로 마음에 받아들이는 마음 집중은 각자의 마음속에 어떠한 혼탁함도 서서히 청정 수심으로 정화하니 저절로 마음은 가라 앉으며 맑아져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그 결과 명쾌한 판단력이 살아나고 그 안에서 밝은 지혜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깨달음의 시작이며 출발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원하는 제3자나 타인을 위한 확실한 기도가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불교는 대승불교라 하여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내가 이롭다는 이타의 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넓고 깊은 마음이며 모두가 더불어 삶을 영위하는 사랑스런 마음의 출발인데, 사불선의 과정에서 부처님의 형상에서 퍼지는 밝은 광명의 빛이 자신의 몸을 통하여 원하는 수험생이나 환자, 심지어는 돌아가신 부모님의 형상까지 마음 집중을 통하여 확실한 기도가 가능 합니다.
세 번째는 공덕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전생과 인연의 법칙을 강조하신 부처님의 뜻은 선업과 악업의 과보에 따라서 좋은 인연으로 행복하기도 하고 악업의 인연으로 또한 악연을 만날 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인연의 법칙 뿌리에는 공덕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공덕을 통하여 결과를 미리 만드는 것이고 공덕경이라는 경전을 따로 만든 것처럼 공덕의 의미와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승경전인 법화경, 지장경, 현겁경, 공덕경 등에 사불의 공덕은 어떠한 것보다 수승하고 크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사불의 공덕이 큰 것은 부처님의 형상을 그리는 과정을 통하여 마음에 부처를 심으니 결코 삿된 행동이나 계율을 어기지 않는 마음이 저절로 서기 때문입니다.
넷째 매우 다양한 불보살님들의 원력과 교리를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불교의 교리를 자세히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약사여래 등등 수도 없는 불보살님들의 원력과 만나서 때로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하게 중생을 구제하도록 마련되었습니다. 사불수행을 하시면 이러한 한 분 한 분의 원력과 일대 일로 바로 만날 수 있고 그 필요에 따라 기도 발원을 정확하게 세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째는 즐겁고 행복한 수행법입니다. 부처님 형상에서 오는 환희심과 예술가와 같은 즐거움이 더하여 수행 정진이 행복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초심자라도 자신의 수행과정을 스스로 확인 받을 수 있으니 각자의 척도는 본인이 알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말씀이라 할 수 있는 자등명 법등명의 출발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 몸 받기 어려우며 부처님의 진리를 만나기는 더욱 어렵 습니다.  우리는 그 어려운 길을 헤치고 법당에 들어섰습니다. 부처님 법 만난 모든 불자님들이 일생에 단 한 번 만이라도 부처님의 형상을 마음에 그려 삼매에 드는 사불수행의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발원 드리며 모두가 성불 하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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