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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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를 섬긴 공덕

한애경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지역단 부단장


부처님께서 라자그리하의 대숲 절에 계시던 어느 때 그 나라에 담마관질이라는 한 장자가 있었습니다. 담마관질은 큰 부자였으나 자식이 없었으며 천지신명에게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소원하여 마침내 그 아내는 아이를 잉태하였습니다. 달이 차서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몸이 세상에 드물게 단정하였습니다.
장자는 곧 관상가를 불러 길흉을 점치게 하였으며 아이가 덕이 있음을 알고 이름을 단미리라
하였습니다. 단미리가 장성하자 그 아버지가 죽었으며 프라세나짓 왕은 그 아버지의 벼슬을 단미리에게 주었으며 그의 집은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변하고 여러 창고에는 온갖 물건이 가득하였습니다.
한편 그 때에 프라세나짓 왕의 아들인 왕자 유리는 열병에 걸려 목숨이 매우 위중하였습니다.
여러 의원들이 처방을 내리기를 붉은 찬다나향을 구해 그 몸에 바르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왕은 곧 온 나라에 누구든지 붉은 찬다나 한 냥을 가지고 오면 그 값으로 금화 일천 냥을 주겠다고 알렸으나 아무도 가져오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 때에 한 신하가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코살라국의 단미리 장자 집에 붉은 찬다나향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수레를 타고 몸소 찬다나향을 구하러 갔습니다. 단미리 장자는 기뻐하며 곧 나가 왕을 영접하여 들어갔습니다. 먼저 바깥문을 보니 순전히 흰 은으로 되었고 그 안에는 여자가 있는데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여자는 은평상에 걸터앉아 은실로써 천을 짜고 있었으며 소녀 열 명이 좌우에서 거들고 있었으며 왕이 물었습니다.
“은평상에 있는 저이가 그대 부인인가?”
“아닙니다. 문지기입니다.”
“저 소녀들은 무슨 일을 하는가?”
“심부름을 하는 종입니다.”
다음에는 중문에 들어갔으며 순전히 보랏빛 유리로 되었고 문 안에는 여자가 있는데 앞의 여자보다 얼굴이 더 단정하였습니다. 좌우에서 거드는 시녀 수도 앞에서보다 더 많았습니다. 다시 안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황금으로 되어 있고 문 안에 있는 여자의 얼굴도 단정하기가 앞의 여자보다 더 훌륭하였으며 그는 금 평상에 앉아 금실로써 천을 짜고 있었으며 좌우에서 거드는 시녀 수도 앞에서보다 더 많았으며 왕은 또 물었습니다.
“저 여자가 그대 부인인가?”
“아닙니다.”
집 안에 들어갔습니다. 유리로 된 땅은 물처럼 투명하였으며 집과 집 사이에는 갖가지 짐승 모양과 물벌레 모양을 새겼으며 바람이 불면 그것이 흔들리면서 그림자가 땅에 나타나 구물구물 움직였습니다. 왕은 그것을 보자 무섭기도 하고 의심도 생겨 이것이 참으로 물인가 생각하고 단미리 장자에게 물었습니다.
“다른 데 땅이 없어 여기에 못을 팠는가?”
“이것은 물이 아니라 보랏빛 유리입니다.”


곧 손가락에서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반지를 뽑아 땅에 던졌으며 반지는 저쪽으로 굴러가다가 벽에 부딪쳐 멈췄습니다. 왕은 그것을 보고 함께 안으로 들어가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마루에 올라갔습니다. 단미리 부인이 앉아 있는데 앉은 평상도 보랏빛 유리요, 따로 미묘한 평상이 있어 왕에게 앉기를 권했습니다. 그 때에 단미리 부인이 눈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왕은 물었습니다.
“왜 눈물을 흘리는가? 무엇이 불쾌한가?”
“왕께서 오시니 매우 반갑습니다. 다만 대왕 옷에 연기 기운이 있어서 눈물이 나게 합니다. 불쾌해서가 아닙니다.”
지금 네 집안에서 불을 때는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음식을 만드는가?”
“무엇이 먹고 싶으면 온갖 만난 음식이 저절로 앞에 놓입니다.”
“어두울 때는 무엇으로 밝히는가?”
“마니주를 씁니다.”
곧 문과 여러 창을 닫고 마니주를 내다 놓자 한낮보다 더 밝았습니다.
그 때에 단미리는 끓어 앉아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대왕께서는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왕림하셨습니까?”
“내 아들 유리가 병에 걸려 위중한데 붉은 찬다나를 써야 한다기에 그것을 구하러 왔네.”
단미리는 기뻐하며 왕을 붉은 찬다나가 있는 창고로 안내하였습니다. 진기한 일곱 가지 보물은 깨끗하여 햇빛에 빛나며 쌓인 찬다나향은 헤아릴 수 없었으며 단미리 장자는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필요한 대로 가지십시오.”
“나는 두 냥이 필요하네.”
그는 곧 한 토막을 바쳤습니다.
“얼마든지 쓰십시오.”
프라세나짓 왕은 단미리 장자를 위해 말하였습니다.
“그대는 부처님을 뵈어야 한다.”
“어떤 이를 부처라 합니까?”
“그대는 듣지 못하였는가? 카필라국 정반왕의 아들로 늙음·병듦·죽음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워 이루었는데 그를 부처라 한다.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을 갖추었고 신통과 지혜가 뛰어나 견줄 데가 없으며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부처라고 한다.”
“부처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라자그리하의 대숲 절에 계신다.”
단미리는 부처님에 대한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왕이 떠난 뒤에 곧 가서 부처님을 뵈었으며 부처님의 위엄스런 모습이 왕이 찬탄하던 것보다 몇 만 곱이나 더 뛰어나신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문안을 드렸으며 부처님은 그를 위해 설법을 하셨습니다.
그는 스로타판나의 도를 얻고는 끓어 앉아 합장하고 사문이 되기를 원하였으며 부처님은 곧
허락하시고 말씀하셨습니다.
“잘 왔구나! 비구야.”


그의 수염과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졌으며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괴로움과 그 원인과 그것이 사라짐과 그 사라지는 길의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셨습니다.
그 때에 아난다와 여러 비구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단미리 비구는 어떤 공덕이 있었기에 인간에 태어나 천상의 복을 받으면서 속세의 쾌락을 즐겨하지 않고 집을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도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먼 옛날 구십일 겁 이전에 비파시인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계시다가 돌아가시고 상법 때 세상에 다섯 비구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 맹세하고 고요한 곳을 구해 같이 도를 닦기로 하였으며 마침 숲이 무성하고 아늑한 늪에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샘물이 있어 즐길만 하였으며 그때에 그 중 네 비구들은 꼭 같은 말로 한 비구에게 권하였다.
“여기서 성까지는 길이 멀어 걸식하기가 매우 괴롭고 힘듭니다. 그대가 우리에게 공양을 공급해 준다면 큰 복을 짓는 것이오.”
그러자 그 한 비구는 곧 승낙하고 세간에 나가 여러 시주들에게 권하여 날마다 음식을 보내게
했다. 네 비구는 몸이 편안해져 부지런히 도를 닦아 구십 일 동안에 도를 얻었으며 그들은 같은 마음으로 그 한 비구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수고로 말미암아 우리는 편안히 본래 소원을 이제 이루었소. 그대는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대로 구하시오.”
그 때에 그 비구는 마음으로 기뻐하며 말하였다.
“나로 하여금 장래에는 천상이나 인간에서 저절로 부귀하여 무엇이나 원하는 것은 모두 생기게 하여지이다. 그리고 당신들보다 백천만 배나 뛰어난 거룩한 스승을 만나 법을 듣고 마음이 깨끗해져 빨리 도를 얻게 하여지이다.
그 때에 수고한 비구가 바로 지금의 저 단미리니라. 그는 네 비구에게 구십 일 동안에 공양을
올렸기 때문에 구십일 겁 동안 천상이나 인간에 나되 부귀하고 존엄하였으며 빈궁하고 비천한
집에 살지 않았고 또 지금 나를 만나 도를 얻어 세상을 구제하게 된 것이니라.”
26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처님을 모시는 일은 모든 중생의 기쁨이요 삶의 바른 길입니다. 부처님은 큰 법의 북을 쳐서 법의 문을 열고 큰 법의 비를 내리어 법을 구하는 이가 있다면 모두 만족하게 하신 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을 듣고 이를 믿고 수지하고 독송한다면 참된불자이니 이는 모두가 법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출가 수행자인 어떤 사문에게 물었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 동안에 있느냐?”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너는 아직 도를 모른다.”
다른 사문에게 물었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얼마동안에 있느냐.”
“밥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너도 아직 모른다.”
또 다른 사문에게 묻자 그는 대답했습니다.
“호흡 사이에 있습니다.”
“그렇다, 너는 도를 아는구나.”
허공중에서도 바다 가운데서도 악업의 갚음에서 벗어날 그런 세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신이 지은 선악의 행위에 의해 즐거움과 괴로움의 세계에 이릅니다. 자신이 지은 행위의 과보는 그 누구도 대신해 받을 수 없습니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좋은 곳에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나쁜 곳에 태어나며 멀리 딴 세상으로 따로 따로 가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서로 만날 기약이 없습니다.
사람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는 더 어렵다고 하셨으며 또 그 목숨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재물 또한 이루기 어렵지만 그 바탕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맙니다. 오로지 변하지 않고 지닐 수 있는 것은 좋은 생각 좋은 뜻으로 쌓은 선업밖에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거룩하신 부처님과 가르침에 귀의합시다.


사홍서원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