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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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오신 뜻과 종교의 진정한 가치

박관우
BBS 춘천 보도제작부장

5월은 부처님오신 달이다. 올해는 5월 2일 토요일이 부처님오신날이지만 5월 한 달 동안 전국 각 사찰에서는 다양하고 화려한 봉축행사가 집중된다. 신록의 계절 5월은 해마다 부처님과 함께 만물이 생동하고 있다.


그런데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과 같이 현실이 불법(佛法)으로 장엄하다면 오히려 부처님의 빛이 그렇게 밝게 비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 등 3독심이 현실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 가치가 있고 절실한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도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크고 작은 종교편향사례와 훼불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 이강수 서장은 4월 2일과 3일 전 직원 대상 워크숍에서 기독교를 찬양하는 기도문을 낭독하고 이메일을 보냈다. 공직자의 종교편향사례를 한두 번 겪어 보는 일은 아니지만 경찰의 꽃이라는 총경이 공식 행사장에서 편향된 종교 발언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공직 사회의 종교편향사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 복지국 직원들은 성경 구절을 삽입한 명함을 사용하는가 하면 3월에는 김황식 경기도 하남시장이 C교회에서 개최한 ‘이단대책 선포식 및 세미나’에 참석해 종교편향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주민센터는 “주민센터를 이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안으로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석을 설치해 물의를 빚었다.


더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교도에 의한 훼불 또는 불교폄훼사건이다. 최근 공직자의 종교편향 사례가 워낙 자주 발생하기는 했지만 이교도의 비이성적 돌출행동은 비교적 잠잠했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종교편향사례가 잇따르면서 이교도의 불교에 대한 공격행위까지 다시 기승을 부리려는 조짐이 일고 있다. 4월 10일 여수 향일암에서 기독교 신자인 43살 정모 여인이 사찰에 난입해 우상을 숭배하면 안 된다며 불상을 부수는 훼불사건을 저질렀다. 정모 여인은 훼불사건이전에도 두 차례나 향일암에서 정을 치면서 소란을 피웠다는 전언이다.


이교도의 불교공격은 신자뿐 아니라 성직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1일 대전 중문침례교회의 장경동 목사는 미국 뉴욕순복음교회가 주최한 스마일전도축제에서 “내가 장경교를 만들면 안 되듯이 석가모니도 불교를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며 “원불교나 통일교도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상식 이하의 막말을 했다.


최근에는 기독교 장로교의 시조로 여겨지는 독일의 존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에 칼빈 길 만들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개신교 장로교 교단이 주축이 돼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강남구 대치동 한 지역을 칼빈길 예정지로 계획하고 명예 도로명이 확정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지역은 칼빈사업회의 대표회장이 있는 S교회가 인접한 곳으로, 이미 3월 3일 칼빈이라는 도로명을 안내표지와 지도상에 표기해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해 통과했으며 현재 공포를 기다리고 있다. 기독교내에서도 칼빈사상의 잔인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 한국 땅에서 칼빈 길을 만든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한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종교편향과 관련해 두 차례 유감 표명을 했다. 2008년 6월 20일 국토해양부의 수도권 대중교통정보시스템 ‘알고가’에 사찰 위치 누락사태로 촉발된 종교편향은 9월 29일 불교계가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수용하는 선에서 일단락되었다. 3개월가량 진행된 종교편향사태에서 불교계는 8월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최근 들어 처음으로 정부의 종교편향행위에 항의하는 범불교대회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대정부규탄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8월 30일 오대산 상원사 전 주지 삼보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정부의 종교차별에 항의하는 할복을 시도했다.


지난해에도 공직사회의 종교편향 내지 불교폄하사례는 적지 않았다. 5월 말 100년 전통의 여고 명문 경기여고에서는 학교장의 주도하에 불교 근대문화재를 매몰하는 사건을 일으켰는가 하면 국토해양부에 이어 교육과학기술부도 인터넷 교육지리정보 사이트에 사찰 표기를 누락해 문제를 일으켰다. 어청수 전 경찰청장도 6월 25일 기독교 집회 포스터에 등장해 지적을 받았으며, 공립 중학교 2곳의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기도를 강요했다는 신고내용이 사실로 드러나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처럼 공직사회 종교편향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2008년 9월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 공무원 복무규정 일부(제4조2항)를 개정했다.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종교 등에 따른 차별 없이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명시했다. 또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를 문화체육관광부 내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같은 해 11월 5일 공무원행동강령(제6조)도 개정해서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지연ㆍ혈연ㆍ학연ㆍ종교 등을 이유로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거나 특정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했다. 이어서 12월 31일 보칙을 개정(제22조)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등은 소속 공무원에 대하여 이 영의 준수를 위한 교육계획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하며, 매년 1회 이상 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법령도 불교계는 종교자유와 평화를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마뜩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엄한 법이 있으면 무엇하랴. 세속법률은 최소한의 규제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근본적으로는 올바른 종교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자기 종교가 소중하면 남의 종교도 소중하다. 어떤 종교든 근본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사회적 행동과 실천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혜와 자비로 요약한다. 특히 자비심의 출발점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알려준 정신에 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증득하고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데 처음에는 주저했다고 한다. 깨달은 진리가 너무 어렵기도 하거니와 이해할 근거가 없는 사람들에게 곧장 설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녹야원 초전법륜과 청년 야사를 교화한 이후 부처님은 보다 확실한 방법을 생각하고 전도 선언(傳道 宣言)을 한다.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그 깊은 뜻이 체화되도록 몇 번이고 읽어볼 만하다


“그대들은 이미 해탈을 얻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많은 사람의 안락을 위하여, 그리고 세상에서 구하는 미래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가도록 하라. 다른 마을로 갈 때는 혼자서 가고, 두 사람이 한 곳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대들은 많은 사람을 연민하고 섭수하여 이치에 맞게,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법하라. 나도 우루벨라의 병장촌(兵將村)으로 가서 설법하고 교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