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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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이 어려운 과학적 이유

현재호
후애마이(Who am I)연구소 소장·Blog.daum.net/hyun-jaeho


지난 호에는 실천하는 불교에 있어서 몇 가지 사례를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그 실천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보니 수행은 먼 나라 이야기 같기만 합니다. 이번 5월호에서는 실천이 왜 그렇게 힘이 드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막연하게 힘들다고 하기 보다는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 과정을 극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입니다.
이런 경험 혹시 있으신지요? 지난날을 회상 해 보시지요.
- 요즘은 자격증 시대라는데, 나도 뭐 좀 해 봐야겠어
- 나도 아침 형 인간이 되어 볼까? 이른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공부를 해 봐야지
- 일찍 자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데 오늘부터 10시 전에 잠을 자야지
- 복을 지으려면 봉사하라는데, 나도 뭐 좀 해 볼까
- 나도 유니세프 같은데 후원 해 볼까, 근데 매달 현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이 좀…
- 평생 교육 시대라는데 나도 공부 좀 해 봐야겠어
- 운전할 때 왜 이리 성질이 나지? 오늘은 좀 마음을 내려놔야지
- 뭘 어떻게 하면, 마음을 내려놓는 거지? 아무튼 자비심을 가져봐야겠어
- 모든 사람을 포용해야지, 누구든 나름 사연이 있겠지, 긍정의 마음을 가져보자
이러한 마음을 갖기는 참으로 쉽습니다. 열거한 몇몇 개 이외에도 우리는 많은 결심을 합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 나는 안 돼, 늘 결심만 하지, 끝까지 해 본적이 없어
그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결심했던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씩 들추어냅니다. 핑계거리를 찾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자기 합리화를 위한 생각으로 머리를 채웁니다.
왜 실천은 하기 힘든 걸까요?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하므로, 어쩌면 당연히 힘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력 없이 결과를 원한다는 것 자체가 도둑질 아닐까요? 여러분의 결심을 현실화 시키는 것이 어렵다면, 당신은 정상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중생들을 범부라 하지 않았겠습니까? 중생의 입장에서 세상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 것은 세상에 나를 맞추려하기 보다 세상이 나에게 맞추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범부란 세상 살기를 자기 마음대로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비범한 사람이란 세상 살기를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 말은 자연에(세상에) 자신의 몸과 생각을 맞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범은 더 이상 범부가 아닌 것입니다.
 
강물에서 노를 젖는 것이 쉬운가요(범부) 아니면 돛을 올리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 쉬울까요(비범)? 그렇습니다. 범부란, 마치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줄도 모르고)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노를 저으며)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 목표 설정이 서툴고 자신만을 위한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똑똑해도 범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삶을 어렵게 헤쳐나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바로 범부입니다. 늘 한숨을 쉬고…. 늘 포기하며…. 때로는 원망과 시기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범부와 비범부의 차이가 종잇장 보다 얇다는 것을. 범부가 범부일 수밖에 없는 것은 마음의 벽을 넘지 못해서 입니다. 마음의 벽을 넘어본 사람만이 범부의 경계를 벗어나기 시작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세상이 얼마나 맑은지,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되니까요. 그 순간 진정으로 ‘감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때때로 매우 안타까운 것은 자신에게 마음의 벽이 있음조차를 모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중생이라 일컬어도 틀린 말은 아닐 듯싶습니다.
                     
세상에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 (파블로 피카소)
외형이 사람이라고 해서 사람이라 할 수 없다는 생각은 피카소 시절에도 그러했던 모양입니다. 불교 경전에서 많이 등장하죠? ‘사람 아닌 사람’이라는 말…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감사한 마음으로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감사’의 진의를 알기 위해서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무도 도울 수 없습니다. 부처님도 하나님도 그 길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지, 그 도착점에 우리를 데려다 줄 수는 없습니다.  
3일의 벽을 넘어보자
이 글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작심3일’이 당연한 것이며, 3일을 넘기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시리라 믿어봅니다. 세상의 모든 흐름에는 기묘한 공통점이 있음을 그래프로 표현한 하이프사이클(Hype Cycle)이라는 것을 소개해 드립니다.
어쩌면 당신은 위 그림 중에 A 자리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B 일수도 있구요. 하이프사이클은 자연에서의 모든 변화 과정을 한눈에 나타낸 그래프 입니다. 자연이라는 혹독한 생태계에서 진화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은 모든 개체들 역시, 하이프사이클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살아남기 위하여 태胎 변이를 하고, 변이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죽음을 맞이했으며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태(변화한 자연에 걸맞는 모양)’를 갖게 된 것입니다. 보다 더 강한 개체로 거듭난 것이지요.(태胎 변이)
그렇다면 사람의 인생살이도 이와 같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삶을 그래프에 대입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결심을 하고 노력하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A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내 힘든 고비를 넘기지 못합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겹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험담을 듣기도 하고,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몸이 따라주지 않아 고단하고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은 그림에서 보시듯 ‘고비’일 뿐입니다. 그 고비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별 수고로움 없이도 넘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고비를 넘기도 전에 그저 포기하고 마는 것이 우리의 삶을 범부로 남게 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그 고비 후에 (그림에서의 B 처럼) 필경 성공과 광영이 있음을 안다면, 아니 진정 그러한 성공과 광영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도 포기하시겠습니까?
 하이프사이클이 정말 맞나?
하이프사이클은 삶 (또는 경제 흐름)의 원리를 보여주는 과학적 통계에 따른 그래프이며, 그래프에서 보시듯이 고비만 넘긴다면 당신은 필경 성공과 광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대 자연이 우리에게 보장하는 결과일 것이며, 고비를 넘긴 자에게 주는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그림에 있는 다섯 가지의 흐름이 과연 하이프사이클대로 흘러가는지 한번 예를 들어 봅니다.
(표를 보실 때 힐끔힐끔 하이프사이클 그림과 비교하며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노력
시작
 좋은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미래도 꿈꾸면서 말이죠.
 
고비1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듭니다. 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일 뿐입니다.
 
고비2
 노력해 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이 밀려 옵니다. 결과가 보일 듯 말 듯…
 
안정
 드디어 길이 보입니다. 실마리가 보이는 것이죠, 노력과 결과의 경계입니다.
 
평온
 원하는 결과를 얻었어도 유지를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매출
 시작
 사업이 잘되는군요. 매출이 늘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뭔가 될 것 같은 느낌.
 
고비1
 매출의 최고점. 이때가 정말 조심해야 할 때지만 대부분 방심합니다.
 
고비2
 고비1때 방심했으므로, 매출은 이내 하락합니다. 이때 모두가 흔들립니다.
 
안정
 고비2때 자책하며 다른 방법을 찾아내어, 작은 것에 만족하게 됩니다.
 
평온
 소나기 보다는 가랑비에 옷이 젖을 수 있다는 이치를 깨닫습니다.
 
인기
 시작
 드디어 사람들이 나를 알아 주는 것 같습니다. 한껏 모양을 냅니다.
 
고비1
 인기절정, 추종자를 잊은 채 방심합니다. 내가 제일이라 생각합니다.
 
고비2
 시들어버린 자신을 보며 한껏 위축됩니다. 왠지 모를 원망에 휩싸이고~
 
안정
 자신의 실수가 무엇인지 돌아 봅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지네요.
 
평온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맡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군요.
 
고통
 시작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내게만 생긴 일 같습니다.
 
고비1
 죽고 싶을 만큼 힘듭니다. 너무 힘들어 숨이 막힐 것만 같습니다.
 
고비2
 가까스로 고비1을 넘기고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살길이 막막합니다.
 
안정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니 마음이 다소 편해집니다.
 
평온
 지난날의 꿈이 과욕임을 알아채니 더 없이 평온합니다.
 
사랑
 시작
 내게도 사랑이 생겼습니다. 머리 속이 온통 그 사람으로 꽉 찼습니다.
 
고비1
 사랑의 절정, 웨딩마치와 함께 신혼의 단꿈에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고비2
 친정도 문제, 시댁도 문제, 온통 흠 잡을 일만 생기네요, 결혼 괜히 했나?
 
안정
 이미 아기도 태어났고, 환상은 깨졌지만,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봅니다.
 
평온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그래 이것도 나쁘지 않네, 이게 삶인가 봐~
 



[ 표 ]  하이프사이클과 우리들의 삶 보기
어쩌면 하이프사이클은 사람들의 변화하는 마음과, 삶의 변화과정을 추적해서 만든 곡선인지도 모릅니다. 자연의 진화에도 딱 맞아 떨어지는 하이프사이클이 우리 마음의 변화와 같은 것을 보면, 마음의 변화는 곧 자연의 흐름인가 봅니다. 그렇게 자연의 흐름과 같다면, 진정 우리 마음의 변화가 자연의 흐름과 같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범부가 아닌 비범부였을 텐데… 뭔가가 우리를 자연에서 멀어지게 했나 봅니다. 욕심이겠죠? 아무 의미 없는 오욕락이 바로 우리를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게 한 것이며, 모든 성인들은 우리를 다시 자연으로 보내려 애쓴 결과가 바로 가르침이요 경전인지도 모릅니다.
욕심도 하이프사이클과 같을까?
그러게나 말입니다. 욕심을 대입해 볼까요? (그림을 보면서 읽어 주세요)
시작
 동창회에 친구가 가지고 나온 명품-백에 팍 꽂힙니다. 나 저거 사야 돼, 내 필이야.
 
고비1
 드디어 지름-신이 납시고, 내 것으로 만듭니다. 아~싸~
어? 옷장에 이 백에 맞는 옷이 없네, 안 어울리잖아 이거, 구두도 그렇고  
아이처럼 거울 앞에서 때 아닌 인형놀이를 시작합니다.
 
고비2
 막상 사고나니 나갈 일도 없고, 마구 들고 나가자니 아깝고, 이래서 폐물이구만~
사고 싶다고 언성 높였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남편한테 미안해집니다.
카드 결제일은 왜이리 빨리 오는거여? 할부 결제 할껄~, 에라~ 리볼빙으로~
 
안정
 그게 별건가? 암껏두 아니여~ 실용적인게 최고라니깐~
더 이상 그런 바보짓 안 할꺼구먼, 남사시러버라~
 
평온
 나중에 동창회 가면… 명품-백 들고 나온 친구들이 조금 딱하게 생각됩니다.
(속으로 생각합니다) “야 야 니네들이 그럴 나이니? 철 좀 들어라~ 철 좀.”
 



뭐가 문제인고?
마음의 벽을 느껴야 합니다. 마음의 벽을 넘지 못하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설혹 뭔가 되는 듯이 보여도, 이내 시들어 듭니다. 마음의 벽이란, 마음의 벽을 넘는 것은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요, 마음의 벽을 넘지 못하고 포기 하는 것은 제 맘대로 사는 범부의 표상일 것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우리는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그른 길을 선택하며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내 버릇이 되어버리죠. 그것이 범부입니다.
그럼 어떡하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할 때…
지금 무슨 일이 내게 벌어지고 있을 때…
하이프사이클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잠시 짬을 내어 대입해 보세요. 지금 나는 어떤 단계인지, 그리고 다음 단계는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말입니다. 어느덧 지혜로운 사람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사실상 세상의 이러한 원리는 경전 안에 있지 않습니까? 『법성게』에 ‘일념즉시무량겁’이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일념’의 진실을 모르는 우리들… 하이프사이클을 다시 한 번 고려하여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하시길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