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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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선물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선물膳物은 남에게 선사로 주는 물품이라는 뜻으로 누군가에게 사례나 고마움의 뜻으로, 또는 상대의 기념일을 챙겨주는 표현방법으로, 또는 사랑의 감정 전달 수단으로 하게 된다.
살면서 우리가 받은 수많은 선물 중에 어떤 선물이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고, 기쁨과 환희가 있고, 뇌리와 가슴 속에 각인되어 잊혀지지 않고 영원히 남아있게 되는 것일까? 상황에 따라, 시기에 따라, 주는 사람의 애정도에 따라 모든 선물의 가치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 나를 깊이 생각하면서 그 순간에 필요한 선물을 고르고자 하는 정성과 관심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선물을 받을 때 고마움과 기쁨의 크기는 그 어떤 것보다도 큰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전에 받은 선물 중에 대학교 때 소중한 친구가 선물해주었던 예쁜 가죽 지갑과 스카프, 책, 그리고 인형, 부모님이 대학교 첫입학 때 사주셨던 파랑색 원피스, 시계 등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오랜시간이 지나도 기억의 저장고에 오래 남아있는 선물은 역시 그 선물값이 고가여서도 아니고, 주는 사람의 선물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애정도가 클수록 즉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크기가 클수록 감동의 크기는 비례하는 것 같다. 내가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전달해준 선물은 더욱 값지고, 이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챙겨준 것이라면 아무리 귀하고 고가인 선물이라도 하찮게 여겨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역시 우리에게 특별한 선물은 선물하는 사람의 우리에 대한 애정도가 높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챙겨준 것이라면 흔하고 평범한 저가의 물건일지라도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영원히 보관하고 싶은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선물은 역시 바로 아이들인 것 같다. 나로 하여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많이 변화시켜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하고 빛나는 보석 같은 아이들!
요즘 또 한 번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대학생 아들이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벌어온 값진 돈으로 엄마를 위해 내민 용돈! 차마 만지기조차 아까운,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었다. 이 돈을 벌기 위해 고생했을 시간을 생각하니 감수성이 예민한 나의 눈물샘은 눈물을 두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 위에 덧붙여진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감동을 선사해주는 아들의 말 한마디!


“어머니, 이 돈으로 엄마가 평소에 갖고 싶었던 핸드백 사고, 뷔페에 가서 맛있는 것 꼭 드세요. 나중에 어머니께 꼭 효도할게요.”
 순간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선물은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제공해 주는, 가슴을 울리면서 영혼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삶도 잘 쓰고 돌려줘야 하는 빌린 물건처럼 영원할 수 없고, 또한 삶의 일부인 사랑도 젊음도 영원할 수 없지만, 우리 마음에 각인된 특별한 선물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고, 우리 뇌리에 잊혀지지 않고 영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닫혀 있던 내 마음의 문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노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일 수 있다는 소망이 솜이불처럼 따뜻하고 평온한 느낌으로 나를 감싸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