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6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생활의 지혜
    고전속의 명구감상
    불교설화
    반야샘터
    반야샘터
    불서
    경전이야기
    즐거움을 뿌려라
    건강한 생활
    군종교구 소식

과월호보기

아라한이 된 거지

한애경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지역단 부단장


부처님께서 슈라바스티의 외로운 이 돕는 절에서 일천이백오십인의 제자들과 함께 계시던 어느 때 그 나라의 오백 명 거지 아이들은 항상 부처님을 의지하고 스님들을 따라 걸식하면서 살아갔습니다.
여러 해를 그렇게 살다보니 싫증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생겨 서로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스님들의 은혜로 목숨을 이어가긴 하지만 괴로운 일이 많다.”
“차라리 부처님께 간청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 좋겠다.”
그들은 모두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나이다. 저희들은 하천한 집에 태어났으나 거룩하신 부처님의 은혜를 입으며 목숨을 보존하여 왔습니다. 저희들의 욕심 같아서는 출가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허락하여 주실 수 있겠나이까?”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거지 아이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법은 청정하여 귀천이 없느니라. 그것은 마치 깨끗한 물이 온갖 더러운 것을 씻되 귀하거나 천하거나 곱거나 밉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물에 씻으면 깨끗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과 같다. 또 불이 가는 곳에는 산이나 들이나 석벽이나 천지에 있는 일체 만물로서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거기에 닿는 것은 타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또 나의 법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남·여· 노·소·빈·부·귀·천이 마음대로 이 법안에 들어올 수 있느니라.”
여러 거지 아이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믿는 마음이 더욱 굳어져 정성을 들여 부처님을 향하여 불도에 들어오기를 소원하였습니다.
“잘 왔구나! 비구들아.”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그들의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몸에는 가사가 입혀졌으며 스님의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자 그들은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고 온갖 번뇌가 없어져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 때에 그 나라의 여러 귀족과 장자와 백성들은 부처님께서 거지 아이들을 받아들였다는 말을 듣고 모두 교만한 마음이 생겨 수군거렸습니다.
“부처님은 어찌하여 저 하천한 거지들을 스님이 되게 하셨을까. 우리가 복업을 닦기 위해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하여 공양을 올릴 때에 어떻게 저 하천한 무리들과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을까.”
그 때에 기타 태자는 공양을 베풀고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하였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그리고 그 거지 아이들을 제도하여 새로 만든 비구들은 초청하지 않나이다. 부디 데리고 오시지 마소서.”
부처님께서는 기타 태자의 초청을 받으셨으며 이튿날 공양 때가 되어 부처님과 스님들은 그 집으로 갈 때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거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초청을 받았으나 너희들은 그 차례에 들지 않았다. 너희들은 지금 북구로주에 가서 저절로 나서 익은 멥쌀을 가지고 태자의 집으로 돌아와서 차례대로 앉아 그것을 먹어라.”
여러 거지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아라한의 신통으로써 그 세계로 갔으며 거기서 제각기 그 멥쌀을 따서 바루에 가득 담아 돌아올 때 위의를 바로 하고 차례를 따랐습니다. 마치 기러기가 나는 것처럼 허공을 타고 기타 태자의 집에 가서 차례대로 앉아 그것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때 태자는 그 비구들의 의젓한 거동과 신통함을 보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처음 보는 일이라 찬탄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알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거룩한 스님들은 위의가 의젓하고 온갖 상을 갖추었습니다. 어디서 여기로 왔는지 참으로 공경할 만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이분들에 대하여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태자를 위하여 설명하겠소. 잘 듣고 생각하십시오. 이 비구들은 바로 태자께서 어제 초청하지 아니한 비구들입니다. 나와 제자들이 아까 태자의 초청을 따라 오려고 할 때에 태자께서 이 비구들은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은 북구로주로 가서 저절로 된 멥쌀을 가지고 와서 먹었소.”
태자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럽고 괴로워하면서 스스로를 꾸짖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어리석어 밝고 어두움도 분별하지 못하였던가.”
태자는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 공덕은 참으로 헤아릴 수 없나이다. 이 비구 스님들은 이 나라에서 가장 하천하였사온데 오늘 부처님의 청정한 교화를 받고 가장 넓은 은혜를 입어 현세에서는 안락한 복을 받는 몸이 되었고 또 영원한 열반의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이 스님들은 지나간 세상에 어떤 선행을 닦고 어떤 공덕을 심었기에 지금 부처님을 만나 특별한 은혜를 입었사오며 또 어떤 허물을 지었기에 나면서부터 거지로 살면서 그처럼 고생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저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말씀하여 주옵소서.
“알고자 하거든 잘 들으시오. 태자를 위해 자세히 설명하겠소.”
“예 잘 들겠습니다.”
“먼 옛날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 겁 이전에 이 잠부드비파에 바라나시라는 큰 나라가 있었고 그 나라에 신선산이 있었소. 옛날의 여러 부처님께서는 모두 그 산에 계셨고 부처님께서 없을 때에는 프라데카 부처가 있었으며 다시 프라데카 부처가 없을 때에는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지고 신선의 도를 배우는 무리들이 거기 살았으니 한 번도 빈 때가 없었소.
어느 때에 프라데카 부처 이천 명이 늘 그 산에 살고 있었는데 그 나라에 화성火星이 나타났으니 그것은 나쁜 재앙이 있을 징조였으며 그 별이 나타난 뒤로 십이년 동안 그 나라에는 가뭄이 들고 비가 내리지 않아 곡식을 심을 수가 없어서 나라가 망하게 되었소.
그때에 그 나라에 산단녕이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 집은 큰 부자로서 재물과 곡식이 한량없었으며 그는 항상 여러 프라데카 부처에게 공양을 올렸소. 그 때에 일천 프라데카 부처들은 그 장자 집에 가서 공양을 간청하면서 이렇게 말하였소.
‘우리는 저 산에 살고 있습니다. 마침 나라에 가뭄이 들어 걸식하였으나 얻기 어려우니 장자가 우리에게 늘 공양을 베풀겠다면 우리는 여기서 살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다른 나라로 가겠습니다.’
장자는 곧 광지기에게 물었소.
‘지금 우리 창고에 있는 곡식으로 이 프라데카 부처님들에게 늘 공양을 올릴 수 있겠느냐. 있다면 나는 늘 초청하리라.’
광지기는 말하였다.
초청하십시오. 창고에 있는 곡식으로써 공양을 올리기에 충분합니다.
장자는 늘 공양 올릴 것을 약속하고 곧 일천 프라데카를 초청하여 공양을 올렸소. 그 남은 일천 프라데카 부처도 그 장자 집에 가서 공양을 베풀어 달라고 요구하였으며 장자는 또 광지기에게 물었소.
‘네가 맡은 창고 곡식은 얼마나 되느냐. 또 일천 명의 프라데카 부처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려 하는데 될 수 있겠느냐?’
‘제가 맡은 곡식으로 충분합니다. 공양을 올리고 싶으시면 곧 초청하십시오.’
태자는 늘 공양 올릴 것을 약속하고 프라데카 부처들을 초청하였으며 오백 명 하인을 시켜 음식을 만들라고 하였소. 그들은 여러 해 동안 음식 일을 맡아서 하다 보니 싫증이 나서 말하였소.
‘우리가 이처럼 고생하는 것은 모두 저 거지들 때문이다. 그 때에 장자는 늘 한사람을 시켜 공양 때가 된 것을 프라데카 부처에게 알렸소. 그 하인은 개를 한 마리 길렀는데 날마다 그가 갈 때에는 그 개도 따라갔었소.’
어느 날 공양 때가 되었으나 하인은 도저히 갈 수 없는 사정이 생기자 그 개가 늘 가던 곳으로 가서 여러 대사들을 향해 큰 소리로 짖었소.
여러 프라데카 부처들은 그 개가 짖는 소리들 듣고는 공양을 청하러 온 줄을 알고 그 집으로 가서 법다운 공양을 받았소, 그리고 장자에게 말했소.
‘지금 비가 올 것이니 곡식을 심도록 하시오.’
장자는 그 말을 듣고 곧 일꾼들을 시켜 농기구를 가지고 부지런히 밭을 갈고 보리와 밀 따위의 온갖 곡식을 모두 심었으며 얼마의 시간이 지나 심은 곡식은 모두 변하여 호리병박이 되었으며 장자는 그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대사들에게 물었으며 대사들은 대답하였소.
‘그것은 걱정 마시오. 그저 부지런히 공을 들이고 때맞추어 물을 주시오.’
장자는 그 말대로 부지런히 물을 주었고 호리병박은 더욱 자라 모두 익었소.
장자는 그것을 쪼개니 심었던 곡식의 종류에 따라 좋은 보리와 밀이 그 속에 가득 차 있었소. 마침내 장자의 집에 가득 차고도 넘쳐나 다시 친척들과 이웃 그리고 마침내 온 나라가 모두 그 은혜를 입었소.
그때에 음식을 만들던 오백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 하였소.
‘지금 추수한 이 곡식은 다 저 프라데카 부처들의 은혜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들에게 나쁜 말을 하였던가.’
그들은 곧 프라데카 부처들에게 가서 참회하고 용서를 빌며 서원을 세우고 말하였소.
‘원컨대 우리들로 하여금 오는 세상에 성현을 만나 해탈을 얻게 하소서.’
그들은 프라데카 부처들을 욕한 과보로 오백 세상 동안 언제나 거지가 되었고 그것을 참회하고 다시 서원을 세웠기 때문에 지금 내 세상을 만나 제도를 받게 되었소.
태자여 그때의 큰 부자 산단녕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였으며 그 광지기는 바로 지금의 수닷타장자며 날마다 가서 때를 알린 사람은 바로 지금의 우다야나왕이요, 그때의 개는 짖었기 때문에 나는 세상마다 좋은 음성을 얻었으니 바로 지금의 저 미음 장자며 그때에 음식을 만들던 오백 사람은 바로 지금의 이 오백 아라한이었소.”
윤회란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세계를 포함한 여섯 개의 세계 즉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세계를 끝없이 죽고 태어나면서 돌고 도는 것을 말합니다.
육도윤회는 현생에서 우리가 짓는 업에 따라 내생 즉 다음생의 세계가 정해지는 것으로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곳에 태어나고 나쁜 일을 많이 하면 다음생에 나쁜 곳에 태어난다는 뜻이며 선업과 악업으로 다음생 즉 윤회가 결정 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과 몸도 삶과 죽음의 끝없는 윤회의 바퀴를 돌고 있다고 하겠지요. 우리는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으려 합니다.
전생과 내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너무나 집착하며 살고 있으나 삼세윤회는 반드시 있으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인·연·업·과의 넷으로 구성된 필연적 연기의 법칙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의 말씀처럼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이며 환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어다) 세상을 무상하게 보고 물거품처럼 가물거리는 아지랑이처럼 보고 집착을 버리면 고뇌가 사라지고 죄를 짓지 않게 될 것이며 세상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
살다보면 어느 순간 세월의 덧없음과 빠름에 놀랄 때가 있지만 우리는 한탄만 할 뿐 정작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이를 행하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거룩한 부처님과 가르침에 따라서 배우고 기도하며 진실 된 믿음으로 부처님께 귀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열반경
온갖 중생들이 받는 고락의 과보는 모두가 현세의 업 때문만은 아니며 원인이 과거세에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현세에 좋은 인을 심지 않으면 미래세에 받아야 할 좋은 과보도 없을 것이다.
참회진언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