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상 돈
한의학 박사|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여름이 되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날씬하고 보기 좋은 몸매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다양한 다이어트에 도전하기도 한다. 다이어트의 방법은 천차만별이지만 결국은 굶거나 섭취량을 줄여서 살을 빼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굶거나 적게 먹어 살이 빼는 게 올바른 다이어트법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한 번이라도 다이어트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굳은 결심으로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해서 점심까지 거르고 일하다 저녁때 집에 돌아왔을 때 어떤 일이 생겼는지 기억할 것이다.
하루 종일 음식을 먹지 않아 잔뜩 굶주렸으므로 머리에는 오직 먹을 것만 떠오르고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대로 집어 먹고 난 후에는 더부룩한 포만감과 더불어 작심삼일의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영숙씨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저지방 다이어트, 선식, 대용식, 생식, 유동식까지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었다. 그리고 매번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처음에는 살이 빠졌지만 곧 원래 상태로 돌아왔는데 체중은 다이어트 전과 비슷하면서도 군살은 더 불었다. 이제 그녀는 “나는 별로 먹지 않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아요”라며 하소연했다.
그녀에게 1주일간 섭취한 모든 음식의 목록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오도록 했다. 사실 그녀는 질 낮은 음식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고 잦은 다이어트로 인하여 그녀의 몸은 만성적인 굶주림 상태에 있었다. 체지방 측정결과 과체중이면서 지방이 너무 많은 반면 근육은 표준보다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면서 실제로 스스로를 더 살찌게 만든다. 왜냐하면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근육량이 줄어들고 그때마다 지방이 는다. 한마디로 영숙씨는 그동안 시도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살을 찌게 한 것이다. 필자의 지시에 따라 질 좋은 음식(전혀 가공하지 않은 음식)을 적당히 먹자 그녀의 근육이 회복되면서 기초대사량이 올라갔다. 기초대사량이란 “사람이 가만히 누워 있거나 전혀 움직이지 않을 때 소모하는 최소한의 양”을 말한다. 올라간 기초대사량으로 곧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체중감량이 일어났다. 요요현상 같은 다이어트의 악순환에서 벗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필자는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먹어야 살이 빠진다”고 그녀에게 조언을 했다.
인간은 유전적으로 살이 찌고 그것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실제로 효과가 좋다며 유행하는 다이어트의 대부분은 음식량을 줄이라고 권장하지만 이 방법으로 끝까지 성공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결국 기대에 어긋나고 만다. 우리 몸은 음식을 줄이기 시작하면 굶어죽을지도 모른다고 인식하게 되고 몸 안에서 식욕을 자극하는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남성 2100칼로리, 여성 1800칼로리 이하를 섭취하는 다이어트를 굶기 다이어트로 분류했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여성의 경우 보통 하루에 1500칼로리 이하를 섭취하려 한다. 이는 곧 다이어트 여성들이 지속적인 굶주림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존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본능은 굶주림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이러한 메커니즘 속에서 더 많이 먹도록 명령을 받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살이 빠진 만큼 다시 찌려고 한다. 우리 몸은 굶주림을 겪게 되면 스스로 위험에 처했다고 인식한다.
만약 기초대사량보다 적게 섭취한다면 우리 몸은 즉각 위험을 인지하고 굶주림으로부터 자신을 구하기 위해 더 먹으라는 신호를 몸에 보낸다.
만약 음식량을 제한한다면 결국 배고픔을 견디기 더 어려워지고 줄었던 체중이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처음에 빠졌던 것보다 더 많이 살이 찐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요요현상이다.
따라서 체중감량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결코 굶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먹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질 좋은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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