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호
후애마이(Who am I)연구소 소장·cafe.daum.net/sun-order
심오한 뜻을 가진 한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불경공부가 때론 더욱 힘들기도 하죠. 오늘은 한자 중에 ‘권權’이라는 한자의 구성을 통해서 잠시 수행을 해보고자 합니다.
권세 권權 = 나무 목木 + 황새 관.
권세라는 뜻이 나무 + 황새라니 재미있지 않습니까? 어찌 된 영문일까요? 일단, 황새에 대한 공부를 잠깐만 하겠습니다.
‘황새 관’의 사전적인 뜻은 황새, 물억새, 박주가리 등입니다. 우리나라 토종 황새는 70년대 밀렵꾼에 의해 멸종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19종이 기록되고 있는데요, 주로 습지대에 서식하고 알은 3~5개를 낳는다고 합니다.
덩치가 큰 황새는 접시 모양의 큰 둥지를 틀고 삽니다. 몸통만 100cm…. 큰 녀석은 130cm 가 넘는다고 하니 타조 새끼 정도 크기일까 싶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습지대에 살며 나지막한 물에서 먹이를 잡으려고 발도 매우 긴 롱다리입니다. 그리고 성대 없이 부리를 위아래로 부딪히며 소리를 낸답니다. 먹이는 물고기, 쥐, 들쥐, 개구리, 뱀, 도마뱀 등 육식을 합니다. 배고플 때는 아쉽지만 곤충으로 허기를 때우기도 하지요. 아프리카의 어떤 황새 종은 썩은 고기, 시체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런 황새가 둥지 틀기에 가장 적절한 곳은 물억새 또는 박주가리 같은 곳…. 그런 풀숲 사이에 둥지를 틉니다.
물억새는 벼같이 생겼고 키가 1~2.5m이며 습지대에서 자랍니다. 박주가리는 꽃도 피는 넝쿨인데, 키가 3m까지 자라기도 한다네요. 그러니 물억새나 박주가리 있는 곳은 황새가 숨기에 아주 적합할 것 같습니다.
그런 곳 속에 숨어서 머리만 삐쭉 내밀고 먹거리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겠죠. 그런데 그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저것이 새 머리인가? 풀인가? 싶을 것 같습니다.
황새 권을 보면, 새 추. 위에 눈(口口)이 두 개 있어요. 그리고 그 위는 풀 초艸가 있습니다.
저기 저 물억새에 황새가 들어 있는 것인지 아닌지~.  그래서 관. 자는 황새, 물억새, 박주가리 모든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글자가 풀과 새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특이한 자字입니다.(물론, 황새 자체를 지칭할 때 쓰는 글자는 또 있습니다. 황새 관.)
이제 황새가 생활하는 것을 그려 보시지요.
습지대에 드물게 나무가 있는 경우는 그 곳에 둥지를 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지면으로부터 5~10m 높이에 둥지를 틀기는 하는데 나무가 있어야 말이죠.(물론 최근에는 도심에 들어와 건물에도 둥지를 틀긴 하지만….)
아무튼 나무가 있다면, 물억새나 박주가리보다는 나무에 둥지를 트는 모양입니다. 황새가 여러 마리 있다면, 먼저 차지하는 녀석이 임자겠지요. 나무 위에 둥지를 틀면, 사냥감 관찰하기도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이런 경우 나무 목木 위에 황새 관. 자가 있으니 권權 자가 되겠군요. 권세 권權이죠?
드물지만 이렇게 나무 위에 자리를 잡은 황새는…. 그 자리를 잘 보존하고 지킬 수 있을까요? 글쎄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드물게 솟아있는 나무 위에 둥지를 트니 눈에 딱 띄지 않겠습니까?
왜 거길 올라갔는지…. 물가에 둥지를 틀어야 먹거리가 많을 텐데, 왜 올라가는 것일까?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같은 황새 무리 중에 으뜸임을 과시하려는 것일까? 자기가 으뜸이라는 것을 표시하려는 것일까?
그것이 권세인가 봅니다. 그렇게 눈에 띄게 높이 올라가는 것. 자신이 높이 올라갔음을 알리고 싶은 것. 그리고 그 자리에 앉기를 열망하는 것.
권세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합니까?
권세욕이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그런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합니다. 그저 올라가려고…. 그 자리 지키려고…. 아귀다툼 그 자체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낮은 차원의 생물체의 표본, 아귀…, 아귀처럼 사는 거죠.
그런데 그 권세 권權 자에 말입니다. 다른 뜻이 있어요. 권세라는 의미와 더불어, 임시, 잠시, 당분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아마도 황새가 그 나무 위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못한가 봅니다. 권세…. 권리…. 권력의 공통점은?
잠시 머물다 가거나, 잠시 관리하다 가거나…. 뭐 그렇습니다.
그렇게 잠시인 그 자리를 위해 아귀다툼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죠.
아름다운 꽃도 10일을 넘지 못하고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권세가 뭐 그리 오래 가겠습니까?
아무튼, 권세 권權이 권세와 잠시라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부처님이 누구나 자기 하는 일이 잘 되게 하는 법을 알려 주셨지요!
돈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잘되는 방법,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 그러나 그것이 내게 큰 복을 가져 오는 일.
솔깃하지 않습니까? 이거만 하면 부자도 된다는데….
부처님께서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 벌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그 돈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세상 사람들을 위해 쓰라고 하셨죠.
그나저나, 돈 한 푼 안들이고 잘되는 법이 뭘까요?
일곱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남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좌시坐施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워대니…. 아귀일 수밖에….
그리고 또 남들도 서로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벼르고 있으니, 그 자리도 오래 가지 못하죠.
(세상에는 사람의 형상을 한 아귀가 참으로 많고 많거든요~.)
부처님 말씀에 자리를 양보하면 복福이 제 발로 찾아온다는데, 그렇게 권세를 찾아 해매이니 복은 커녕 화禍가 찾아오겠지요.
일곱 가지 모두 알아볼까요?
1.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對하는 것입니다.
2. 언시言施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과 칭찬의 말, 위로와 격려의 말, 양보의 말, 그리고 부드러운 말을 남들에게 하는 것입니다.
3. 심시心施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는 것입니다.
4. 안시眼施 선한 눈으로 사람들을 보는 것, 눈으로 마음을 베푸는 것입니다.
5. 신시身施 몸으로 하는 봉사입니다. 남의 노고를 함께 하는 것이지요.
6. 좌시座施 때와 장소에 맞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는 것입니다.
7. 찰시察施 애써 남의 의사를 물을 것 없이, 미리 남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입니다.
이 일곱 가지를 들어 무재칠시라 합니다.(무재無財)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칠시七施) 일곱 가지 보시.
부처님께서, 이 일곱 가지만으로도 큰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권세라는 것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무지함의 소산인 듯합니다.
딱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