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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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어지럽고 기운 떨어지는 저혈압이 많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얼마 전 50대 중반의 남성이 오셨다.
얼굴혈색이 창백하고 힘이 없어 보였는데, 여기에 어지럼증과 밥맛까지 떨어진다고 했다.
본인 말로는 올여름 들어 유난히 힘들었는데, 며칠 전에는 방에서 앉았다 일어서던 중 어지럼증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고 한다. 이후부터 어떤 때는 걷다가 눈앞이 하얗게 되면서 정신이 멍해지는 증상이 여러 차례 생겨서, 몸이 허한 것 같아 보약을 지으러 한의원에 내원했다는 것이다. 저혈압이 의심되어 양팔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했는데 정상혈압보다 한참 미치지 못하는 혈압이 나왔다. 이 남성은 저혈압으로 인하여 어지럼증 무기력 의욕저하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생겼던 것이다.


여름철이 되면 다른 계절보다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에는 4~5리터의 혈액이 저장되어 있고 그 혈액을 순환시켜 필요한 부분에 혈액을 공급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피부에 있는 혈관이 확장된다.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저혈압이 더 오게 된다.


저혈압이 생기면 쉽게 피로한 증상이 제일 흔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날 때, 몸이 무거워서 바로 일어나기 힘들어진다. 밥맛이 떨어져서 식사량이 줄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멀미 하듯 어지럽고 심하면 구토가 나기도 한다. 어지럼증이 악화되어 갑자기 쓰러질 때도 있다.


고혈압이 위험한 것처럼 저혈압 또한 건강에 적신호다. 저혈압으로 심장에 혈액공급량이 줄면 허혈성심장질환을 초래하고 사망위험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아진다. 따라서 저혈압 증상을 관리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 뇌와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급격이 줄어들어 심장질환, 부정맥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저혈압은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흔하다. 체질적으로는 몸이 냉한 체질에 속하는 소음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일지라도 겉에 찬 기운이 가진 한寒 소양인에게서도 저혈압을 자주 볼 수 있다. 피부가 하얗고 자주 붓는 사람이나 마르고 체력이 약한 사람에게 저혈압이 잦은 편인데, 누워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눈앞이 하얗게 되거나 별이 보이면서 쓰러지기도 한다. 요즘처럼 연일 무더운 날씨가 맹위를 떨칠 때 저혈압 환자가 더 많아지는 것은 더위로 인하여 원기가 부족해지고 땀이 많아지면서 탈수가 원인이 된다. 여기에 기온이 오르면서 혈관까지 확장되면 혈압은 더욱 더 떨어진다.


양방에서는 고혈압에 혈압을 강하시키는 약들이 아주 많다. 비록 근본적인 치료는 하지 못하지만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관리할 수 있는 혈압약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저혈압인 경우 양방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으면 그저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쉬라는 말이 전부다. 부족하면 보補하고 넘치면 사瀉한다는 개념이 없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사補瀉의 개념을 치료의 원리로 삼는 한방에서는 저혈압을 치료 관리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고 그 효과 또한 아주 뛰어나다.


십전대보탕 팔물탕 사물탕 쌍화탕 등의 보약처방이 저혈압에 특효가 된다. 물론 모든 저혈압에 그런 처방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기가 허하고 진액이 부족한 저혈압에는 이런 보제를 포함한 처방이 많이 사용되고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이런 처방들은 부족한 원기를 보충하고 혈을 소통시켜 오장육부의 신진대사를 원활케 함으로써 저혈압을 치료해준다.


보약 뿐 아니라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보리차 등 수분섭취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섭취가 많으면 체액량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혈압은 오르게 된다. 물은 반드시 따뜻하게 마셔야 더욱 좋고 몸을 따뜻하게 보온해야 한다. 또, 술 탄산음료 커피 등은 탈수를 유발해서 저혈압이 더욱 심해지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되도록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운동은 혈압과 관계가 깊다. 당연히 저혈압 환자에게 운동이 필요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격렬한 운동보다 걷기 요가 스트레칭 등의 유산소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