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8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선불교 이야기
    반야샘터
    자연과 시
    고전속의 명구감상
    구룡사 한가족
    생활법률상식
    모심자심
    모심자심
    불서
    인간불교
    건강한 생활

과월호보기

또 다른 여름에 들다

엄마의 답장


또 다른 여름에 들다


수월화 박경희 구룡사 불자


여름이라는 시공간의 중간쯤에 서서 와 닿는 바람의 느낌이 무척이나 무겁지만 마음은 한 자락의 짐을 벗어던진 사람처럼 가볍다는 걸 느끼게 하는 날이다.
참 시간이 빠르다고 내가 말하면 내 주변 지인들은 다들 한마디씩 건네며 아이 군대 보내고 우울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냐고 시간 참 빠르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나도 작은 미소가 절로 뿜어져 나오는데 나만 혼자 아들 군대 보낸 엄마처럼 약하게 굴었던 건 아니었는지, 주변 지인들의 아이들은 힘든 부대로 지원을 한다며 한마디 거드는 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과 걱정이 앞서기도 했단다.
힘들거나 덜 힘들거나 모든 일상의 일들이 시간을 붙잡아둘 수 없듯, 흘러가는 바람을 담아둘 수 없듯 다 지나가는 법칙 안에 들어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답게 가을은 가을이라는 그리움을 앞세우고 겨울은 또 체감온도까지 더 낮게 내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기억들이 이젠 어렴풋하게 잊혀지려고도 하단다.


마지막 편지라고 보내온 네 글을 읽으며 많이 부족하고 못해준 것만 투성인 엄마 아빠를 보고 가정이라는 품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를 깨달았다는 말은 참 감사하고 미안하더구나.
수고로운 시간들을 잘 겪어내고 나름 다부져진 우리 큰아들이 엄마는 많이 자랑스럽단다.
아빠는 늘 마음으로만 사랑을 품고 표현은 늘 거꾸로 하는 청개구리 아빠지만, 늦은 시간 퇴근하면서 네 목소리가 그리워서 네가 만든 노래를 듣고 다닌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았단다.
늘 마음으로라도 너의 안위와 안부를 물어봐주시는 가슴 따뜻한 인연 있는 이들의 따뜻한 숨결이 너를 무탈하게 잘 지켜주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든다.
항상 살면서 고마운 마음들을 잘 기억하면서 앞으로도 마음이 따뜻하고 넓은 어른으로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누구나 성장통은 겪게 마련이고 얼마나 크게 작게 지나가는지의 차이라고 본다.
부디 지금의 그 마음을 곧추 세우고 네 인생의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서 삶의 버팀목이 되고 울타리가 돼 주기를 엄마는 두 손 모아 바래본다.


어찌 인생길에 꽃길만 펼쳐질까마는 네가 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알토란같은 디딤돌이 되어서 네가 그리고 만들어갈 너의 인생길이 찬란한 행복으로 가는 그런 꽃길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간 수고로움을 잘 마치고 본연의 네 자리로 복귀한 걸 미리 진심으로 축하하고 감사해한다.


사랑하는 아들, 다시 한 번 전역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새 나라, 새 바람 안에서 네가 걸을 꽃길에 숲이 되고 바람이 되어줄 소중한 인연들과 날마다 매순간을 즐기고 만족하면서 행복한 인생길이 펼쳐지길 부처님 전에 간절히 기원한다.~♡
PS.
마지막으로 여러모로 소중한 지면을 부끄러운 사연들로 메울 수 있었던 것은 저희 가족의 복이라고 여기면서 인연 맺은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무더운 여름에 들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발원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준 남편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의 인연공덕으로 부족한 아이도 많이 성숙해지고 단단해진 것 같아 무더위 속에서도 엷은 미소가 번짐을 감추기가 어렵습니다. 시원한 바람 한 줌 붙들어 여러 곳에서 무더위와 장마로 고생하시는 이들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아이와 좋은 친구로 인연을 맺어준 동료 장병들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남아있는 동료 장병들의 안위와 건강한 병영생활을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