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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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명상

불교명상
-사마타 위빠사나-


박경희
도서출판 중도 편집실장


이 책은 불교명상 가운데 사마타 위빠사나를 다루고 있다. 사마타 수행의 대표로 수식관과 위빠사나의 사념처 수행을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모두 초기불교 경전을 근거로 역어내고 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는 지관止觀으로 한역되었는데, 먼저 지관의 차제次第에 이어 지관의 쌍수雙修를 보여주는 경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조준호 박사는 말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에 힐링의 명상이라는 말이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명상이 모든 수행전통을 아우르는 상위개념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명상은 선정을 온전하게 담을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명상은 선정의 하위개념 용어입니다. 하지만 현재 명상은 종교를 떠나서 편하게 사용하는 말로 정착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불교명상과 관련한 서적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전이나 교리에 전혀 근거 없는 주장들도 많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해와 체험에 바탕 한 경우도 있습니다.
불교명상의 이해는 어느 날 갑자기 몇몇 명상센터를 경험했다고 수행이론과 실천방법이 터득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특정기관이나 특정 지도자에게 이론과 지도방법을 배웠다고 해서 바로 지도가 가능한 일도 아닐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명상 또는 선정은 좌선을 통한 자기체험에 바탕하지 않는 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단순한 이론이 아닙니다. 지속적이고 단계적인 체험 속에서 몸과 마음의 이치가 정연하게 정합성 있게 드러나는 문제입니다.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자기경험에서 심연을 온전하게 들여다보는 안목이 길러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고서 남을 지도한다는 것은 마치 남을 설득시키려 하지만 자신은 확신하지 못하는 문제로 남을 뿐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불교수행론의 쟁점이 되어왔던 지관차제라는 입장, 그 반대의 입장 또는 처음부터 지관쌍수의 입장에 대한 논쟁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찾고 있다. 여기에 초기경전에 나타난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의 제자들의 실천이 반영된 근거를 찾아 소개하고 있다.
초기경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3개월 동안까지도 수식관을 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제시하고 있다. 16가지 호흡수행의 과정과 단계인 수식관의 사마타가 위빠사나의 사념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그리고 해탈과 열반으로 나아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현대적 의미에서 호흡명상의 필요성과 중요성 그리고 가능성과 호흡수행의 기본조건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위빠사나 사념처 수행으로 위빠사나의 어의와 역어, 그리고 위빠사나 수행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사상적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다른 관련 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이 책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나아가서 위빠사나가 참된 진리 인식의 길로서 실제 수행의 방법론을 이해하기 쉽도록 초기경전에 나타나는 위빠사나에 대한 비유를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사마타 위빠사나의 핵심 요소인 사띠(sati, 念)에 대한 논의도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 사띠에 대한 여러 논의는 이 책의 저자인 조준호 박사로부터 시작됐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사마타 위빠사나의 수행론 체계를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초기불교의 염불선 또한 소개하고 있다. 초기경전에 근거하는 염불선의 사상과 실천방법을 보여주는 경전을 제시한 것이다.
저자는 “최근에는 염불이 의례와 의식의 차원을 넘어 명상의 차원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혹자는 ‘염불선이 초기불교경전에 근거하는가?’라며 의아해 하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처음부터 염불이 명상과 선정 차원이었음을 보여주는 초기불교경전을 제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염불이 처음부터 불교선정의 범위에 있음과 함께 구체적인 수행방법과 수행의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불교 수행론의 중심전통에 있는 사마타 위빠사나가 동아시아 전통의 간화선과 근본적으로 다른지, 다르지 않다면 어떠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또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과 교리는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불교 근본교리와 경전에서의 차제 수행론 체계와 주요 경전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의 차제 구조와 염불선 수행의 차제 구조, 선정 단계와 욕망 그리고 행복, 수식관 사마타와 사념처 위빠사나의 쌍수雙修 관계 도표, 수식관과 위빠사나와 관련한 중요 경전과 한역 아함과 빠알리 경전도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불교와 동아시아 불교의 좌법坐法과 경행經行의 차이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불교의 행법을 다시금 되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점이다. 또한 석가모니 부처님과 출가자의 하루 일과에서 선정이 차지하는 비중을 부처님과 초기 출가스님들의 하루 일과표를 작성하여 제시하고 있는 점은 다른 관련서에서는 볼 수 없는 차이점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불교본래의 전통에 따라 저자가 직접 체험한 현대 수행처 또는 선원의 하루 일과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 속으로


명상은 어떠한 것을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명상대상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라는 행위에, 빨강 노랑 파란 색상에, 아름다운 자연풍경에, 자비와 지혜를 모두 완전하게 갖추신 부처님의 모습에, 큰 지혜와 대자대비의 부처님의 마음(佛心)에 그리고 음식이나, 죽음에, 감각에, 관념 등에 둘 수도 있다. -본문 16쪽-
불교에 있어 선정 수행에 따른 위빠사나 수행은 불교교리의 뿌리이며 핵심이다. 왜냐하면 실천 수행론의 설명이 다름 아닌 불교의 교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선정 수행론과 초기불교 전반적인 교리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선정에 바탕한 위빠사나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여실지견이라는 참된 진리 인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올바른 선정 수행이라면 그 방향은 항상 진리의 관찰, 즉 여실지견으로 향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위빠사나라는 진리 인식을 통해 존재와 사물의 왜곡으로 기인하는 고통의 세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은 왜 초기불교의 모든 수행을 대표하는 말로 위빠사나 즉, 관觀이라는 말로 귀결되었으며 현재에도 널리 수행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위빠사나 수행은 후대 종파불교의 산물이 아닌 모든 불교수행의 근본이며 중심이 되는 수행법이다. 이후 동아시아 전통의 화두선과 같은 모든 불교수행법도 위빠사나 수행의 연속의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본문 65~66쪽-


지·관止·觀에 대한 이해의 부족은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갖가지 오해를 불러왔다. 예를 들면, “망심에 불과한 것”, “소승불교의 수행법”, “오관을 열고 분별하는 수행법”, “간단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니 효력은 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부셔져버리고 또 부셔져버리기 때문에 항상 같은 노력을 해야하는”, “보통사람의 수행법”, “하근기의 수행법”, “바람직한 수행법이 아니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수행 같지만 믿을 수 없는 공부”, 그리고 “관하는 것과 관하는 대상을 분리한다는 점 때문에 유효하지 않는 수행법”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위빠사나Vipassan. 수행에 대한 모든 비판의 근거는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위빠사나Vipassan.는 결코 일상적인 의미의 보는 것이 아니다. -본문 101쪽-
초기불교나 부파불교는 물론 대승불교에서도 붓다를 진리체眞理體로 본다. 그 자체로 실상이다. 따라서 붓다 수념이나 염불선은 실상관이라 할 수 있다. 초기불교 이래 여러 경전에 인용이 되는 ‘진리(法)를 보면 바로 붓다를 본다(卽見法卽是見佛 혹은 若能見法其則見佛)’는 그 반대도 성립된다. 다시 말해 진리체인 붓다를 보는 것으로 모든 법의 실상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붓다 수념 또는 염불선은 이러한 입장에서 처음부터 ‘실상염불선’이라는 말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실상의 염불선은 간화선 중심의 한국불교에서 예외적으로 청화스님에 의해 강조되었다. 청화스님은 염불과 선정을 병립적으로 파악하려던 시대적 풍토를 넘어서서 염불선은 불교의 근본선根本禪이고 정통선正統禪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는 기존의 한국불교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크게 대비된다. -본문 124~1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