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더위가 한창일 때는 선풍기 에어컨에 의지해도 좀처럼 깊은 잠을 들기 어렵다. 이런 와중에 몸이 추워서 고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건강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되지 않겠지만 실제로 삼복더위에 내복을 입거나 양말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름에도 발이 시려서 잠을 잘 수 없어요.”
“손끝 발끝이 차가워서 다른 사람 몸에 닿으면 깜짝 놀라요.”
“인삼을 정말 많이 먹었는데, 수족냉증이 좋아지지 않네요.”
유난 떤다고 보일 만큼 손발이 차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전 인구의 12%가 겪을 정도로 꽤 많은 인구가 그 증상을 갖고 있다. 이렇게 손발이 차가운 증상을 수족냉증이라 부른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근육은 움직이면서 정체되었던 말초 혈관의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주고 열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해 지방은 열을 생산하지 않는다. 여성이 수족냉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증상이다. 더운 날씨나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의 냉감은 물론 무릎이 시리거나,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호소하기도 한다. 얼마나 시리면 푹푹 찌는 더운 날에 양말을 신어야 잠을 청할까? 수족냉증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공감하기 쉽지 않은 증상이다. 심한 경우에는 차가운 환경에 노출될 때 손이 하얗거나 푸르게 변하기도 한다.
몸이 차갑고 수족이 시린 원인은 호르몬과 관계가 깊다. 호르몬 밸런스가 깨지게 되면 자율신경계에 혼란이 오고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호르몬 불균형은 말초혈관 순환장애를 일으켜 수족냉증이 온다. 갱년기 여성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여성이 갱년기를 맞이하면 상열로 인하여 안면홍조와 등과 가슴 등에 화끈거리는 증상을 겪는다. 열이 나는 상체와는 반대로 손발은 많이 차가워지는 이런 증상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수족냉증의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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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은 그렇다 하더라도 심지어 무더운 여름에도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냉방문화와 냉증을 부르는 음식이나 옷 입는 습관이 그것이다. 한여름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냉한 기운을 자주 접하는 분들이 많다.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실내공간마다 에어컨 선풍기에서 찬 기운을 뿜어내고, 아이스커피와 차가운 주스 등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배가 보이는 배꼽티나 짧은 반바지 등 옷차림 또한 수족냉증을 부르는 원인인 된다.
몸에 냉기가 돌고 손발이 차면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인삼 부자 등 한약이나 민간요법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법을 통하여 수족냉증을 개선함과 동시에 잘못된 생활환경을 교정한다면 효과는 더 클 것이다.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기초대사량을 높여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필라테스 요가 등 전신순환 운동이 냉증 완화에 좋다. 반신욕 족욕 또한 효과적이다. 손발 끝에 있는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체내에 따뜻한 기운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또, 평소에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즐겼다면 줄여주고 부추 마늘 계피 생강처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냉증을 개선하는 바람직한 식습관이다. 아울러 충분한 수면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숙면을 취해 피로를 회복함으로써 냉증을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