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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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거래(명의신탁)의 위험성

장길석
여래사 불자, 법무법인 대호
송무실장·jang-kswi@hanmail.net



1. 의의, 용어의 정의


명의자 본인의 이름으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하는 거래들을 차명거래라고 하며, 재산이나 권리를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하는 것을 명의신탁이라고 한다. 명의신탁에 관련된 용어를 보면, 재산의 출연자를 신탁자, 명의자를 수탁자라고 하며, 명의신탁에는 신탁자(출연자)와 수탁자(명의자)의 합의가 필요하다.
차명된 당사자라 하여도 차명명의자가 당사자이다. 차명예금계좌의 경우에 차명명의자를 예금주로 추정하고, 출연자는 당사자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과 같다(대법원.2009. 3. 19. 선고.2008다45828.전원합의체 판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차명거래를 이용하는 목적은 자기의 신분과 정체의 세탁, 검은 돈의 세탁, 타인의 특혜 이용, 탈세와 면세, 강제집행의 면탈 등 반사회적 목적으로 악용되는 데 있다.


2.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


가. 특별법에 의한 명의신탁 내지 차명거래의 제한 및 처벌 규정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약칭 금융실명법)
금융회사 등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실명)로 금융거래를 하도록 하고 있고(제3조 제1항), 누구든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에 따른 불법재산의 은닉, 같은 조 제4호에 따른 자금세탁행위 또는 같은 조 제5호에 따른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및 강제집행의 면탈, 그 밖에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같은 조 제3항), 이를 어길 경우 벌칙으로 징역, 벌금 및 과태료 등에 관하여 제6∼8조에서 정하고 있다.


(2)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약칭 부동산실명법)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소유권, 담보물권 등)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되며(제3조 제1항), 명의신탁약정 및 그 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하고 있으며(제4조 제1항 및 제4항), 벌칙으로 징역·벌금·과징금·이행강제금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제5∼12조의 2), 심지어 명의신탁 등기를 무효로 하고 있다(제12조 제1항, 제4조).


(3)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면허대여의 금지
건설업자의 명의 대여 및 차용, 명의대여의 알선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제21조), 이를 어길 경우 건설업의 등록말소(제83조 제5호), 징역 내지 벌금에 처하도록 벌칙을 두고 있다(제95조의 2 제2∼4호, 제96조 제3호).


(4) 부가가치세법에 의한 사업자등록명의대여에 대한 벌칙 등
사업자가 차명계좌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있는 근거규정은 없으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매출누락 또는 변칙증여 등의 부당행위를 하였을 경우, 국세기본법 제47조의 3에 따라 이에 대한 과소신고 가산세를 부담하여야 한다.
명의자가 발급하는 세금계산서는 허위세금계산서이고, 허위 세금계산서는 조세범처벌법 제10조에 따라 기재사항을 거짓으로 발급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납부하여야 하는 부가가치세의 2배 이하의 벌금을, 가공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납부하여야 하는 부가가치세의 3배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또한 명의위장 사업자(실질 명의자)는 부가가치세법 제6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08조에 따라, 사업 개시일로부터 실제 사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날의 직전일까지 공급가액의 합계액에 1퍼센트를 곱한 금액을 가산세로 부과하게 된다.


(5)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소위 전두환법과 유병언 법(2014. 11. 개정)〕
범죄수익의 은닉 및 가장을 금지하고(제3조), 범죄수익을 수수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으며(제4조), 특히 금융회사 등(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사람)은 금융거래(같은 법 제2조 제2호의 유형)와 관련하여 수수한 재산이 범죄수익 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또는 금융거래의 상대방이 이 법 제3조(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즉 금융회사 등의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의무를 규정하고 있다(제5조 제1항).
이 법은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가장 한 경우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으며(제6조), 그 범죄수익을 전부 몰수하거나(제8조) 추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10조).


나.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


우리 법원은 명의신탁에 관하여,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행한 경우 당사자를 확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일치하는 의사대로 행위자의 행위 또는 명의자의 행위로서 확정하여야 하지만, 그러한 일치하는 의사를 확정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계약의 성질, 내용, 목적, 체결경위 및 계약체결을 전후한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고, 이에 터 잡아 계약의 성립 여부와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대법원 2012.10.11. 선고 2011다12842,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019)한 바 있고, 「한편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11959, 11966 판결 등).
즉, 계약의 내용, 전반적인 사정, 명시적·묵시적 사실관계 등을 감안하여, 명의신탁상 신탁자가 계약의 당사자로 인정될 수 있고, 나아가 명의신탁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한다.


3. 차명거래(명의신탁)의 위험성


위 특별법의 제한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질 명의자(신탁자)가 타인(수탁자)에게 자신의 재산을 신탁한 경우 어떤 위험이 있는지 유형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가. 명의자가 자신의 권리라고 주장하여 내어 놓지 않는다면


이 경우 비싼 비용·시간·노력을 들여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데, 실질명의자(신탁자)는 자기소유라는 증명책임을 지게 되어 승소의 보장이 없다.
만약 부동산실명법에 의거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물권변동을 무효로 한다는 판결을 얻어 승소하더라도(부동산실명법 제3조 제1항, 제4조 제1, 4항), 형사처벌(징역, 벌금, 이행강제금, 과징금)을 받을 수도 있다(부동산실명법 제5∼12조의 2)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또한, 등기명의신탁이 아닌 계약명의신탁의 경우는 민법상 10년의 소멸시효기간에 걸려 찾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나.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주식·예금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이 경우 제3자가 명의수탁자를 실질명의자라고 믿는데 고의나 과실이 없고, 금융거래상 명백하게 대금지급사실이 입증되는 등, 제3자의 취득경위가 적법하다면 제3자의 선의취득이 인정되어 명의신탁자는 자신이 실질명의자라고 주장을 해 보았자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위와 같이 양도나 매매 등 명의신탁 목적물을 제3자에게 완전하게 처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질권·저당권 등의 방법으로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에도 명의신탁자의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명의수탁자가 은행에 명의수탁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여(근저당권) 대출을 받아 그 대출이 연체가 된 경우, 위와 같이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의 법리에 쫓아 신탁자 명의로 돌려 놓더라도 무용지물이 된다. 이 경우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이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본들 달리 도리가 없다. 은행은 그 부동산이 명의수탁자의 소유임을 믿은 데 대한 고의나 과실이 없으므로, 명의신탁자가 은행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다른 소송을 제기해 봤자 그 역시 무용지물일 것이다.


다. 명의수탁자의 채권자가 신탁재산에 압류집행을 하였을 때에 실권리자인 명의신탁자는 그 집행을 무효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제3자이의의 소).


라. 신탁재산에 대한 신탁자 측 명의의 가등기를 해 두어 수탁자의 배신을 막으려 해도 원인무효의 등기가 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3315 판결).


마. 주식 등 재산을 제3자에게 명의신탁하였다가 자녀에게 넘겨 주고자 하면, 명의신탁자 → 수탁자에게, 수탁자 → 자녀에게 두 번 양도가 되어 양도소득세를 두 번 납부해야 한다.


4. 실제 사례별 검토


가. 사업자등록의 명의 대여 : 명의신탁자가 원고에게 명의신탁한 사실을 입증하여(즉, 원고가 명의수탁자), 채무자(피고)가 소송에서 이긴 사례, 결국 명의신탁자는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


《사례》 갑은 을의 모친이고, 병회사의 상무로 재직하고 있었다. 병회사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이다. 그런데, 갑은 병회사에게 납품하기 위하여, 자신의 아들인 을의 명의로 사업자를 등록한 다음, 병회사에게 납품하였다.그런 다음, 갑은 병회사에 대하여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하는 것은 물론 품질도 아주 저급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불공정행위를 저지르다가 물품대금을 지급하여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병회사는 어떤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가?



《답》 을 명의로 등록된 사업자는 사실상 갑 명의이므로, 을의 병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어야 하고, 이와는 별도로 세법상 제재가 가해진다.


위 사례에서 실제로는 갑 명의의 사업자등록이나 편의상 을 명의로 한 경우인데, 이 때 갑을 신탁자, 을을 수탁자라고 한다.
결국 이 사건의 기초사실에서처럼, 을 명의의 사업자등록이 사실상 갑 명의라면, 이 사건에서 을이 원고로 된 병에 대한 청구는 위 명의신탁의 법리상 기각되어야 마땅하고, 이 사건의 관할법원 역시 그와 같이 판단한 점은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다.


Tip 1
  명의신탁이라면 갑이 병회사에게 그 채권을 청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회생법상 회생채권자는 법원에 그 채권을 신고하여야 하고, 회생회사의 관리인은 그 목록을 작성하는 등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제147∼153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을이 회생채권자로 신고되어 있고, 채권목록에도 모두 을 명의로 되어 있다. 더구나, 갑이 회생법원에 대하여 회생채권을 신고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도과하였고, 조사확정재판의 기회마저 갑이 놓친 것이 되는데(위 법 제158∼178조), 회생법원의 절차에서 병에 대한 기업회생계획의 인가결정까지 났다면, 병은 신고되지 않은 갑의 채권에 대하여 완전히 면책받은 것이 된다(위 법 제251조). 그러므로, 갑은 병회사에 대하여 자신의 채권을 청구할 수 없다.


Tip 2
  갑의 세법 위반내용
  갑이 실질명의자이므로, 갑이 병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야 함에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다면, 이는 조세범처벌법 제10조를 위반한 것이 되어, 행위자인 갑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나. 전직 대통령과 재벌가들의 사례
노태우 전 대통령이 회사의 설립 명목으로 동생에게 금원을 주어 그 회사는 동생의 단독명의로 하는 신탁적 투자를 하였는데,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동생에게 그 돈을 돌려 달라는 소송에서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에게 패소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22552 판결).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자녀와 처남 명의로 재산을 은닉하였으나, 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소위 ‘전두환 미납 추징금 환수법’)에 의해 검찰이 강제집행한 사례, 이명박 전 대통령도 퇴임에 대비하여 사저를 지을 부지를 아들의 명의를 빌려 매입하여 특별검사의 수사까지 받은 사례, 대우그룹의 김우중 전 회장은 경주 힐튼호텔의 차명주식이 발각되어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공매에 부쳐 약 900억원의 신탁주식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 간 사례, 이건희 씨와 이맹희 씨간의 상속재산 소송에서 이건희 씨의 차명주식 논쟁, 시제이 그룹 이제현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주식과 예금을 명의신탁한 사례, 세월호 대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자 유병언 씨가 재산과 사업을 차명으로 한 사례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