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대학』에서 재물과 몸에 대해 말해놓은 것이 있다.
仁者  인자
以財發身 이재발신
不仁者 불인자
以身發財 이신발재
어진 사람은
재물을 통해서 몸을 일으키고
어질지 못한 사람은
몸으로써 재물을 일으킨다
몸으로 재물을 일으킨다는 말이 그리 쉽게 이해되는 구절은 아닌데 주석에서는 다음과 같이 비교적 이해되기 쉽게 설명해놓고 있다.
不仁者 불인자
亡身以殖貨 망신이식화
어질지 못한 사람은
몸을 망치면서 재화를 증식한다
仁者 인자
散財以得民 산재이득민
어진 사람은
재물을 흩어서 백성을 얻는다
분식집에 들렀다가 귀가 쫑긋해지는 말을 들었다.
“앞으로는 뼈가 딱 펴지는 약도 나올거예요.”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서로서로 무릎 아픈 이야기, 어깨 쑤시는 이야기 등등을 나누다가 그 중 한 분이 다른 분에게 그냥 심드렁하게 지나가는 말 비슷하게 하는 말이었다.
오른쪽 날개 뼈를 3살 때 가마솥에 부딪쳐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뼈가 딱 펴진다는 말에 한동안 스쳐가는 감회 때문에 김밥을 한참 들고 있다가 입안으로 이동시켰다. 재물과 뼈가 무슨 상관이 있길래 이 이야기를 꺼냈는가. 재물을 그냥 재물이라고만 읽지 않고 ‘마음의 에너지’쯤으로 바꿔놓고 읽어보면 재미있다. 사실 마음의 에너지만큼 중요한 재물도 없다.
『대학』의 이 구절 앞에 나오는 구절을 읽고 다시 뼈 이야기를 해야겠다.
生財有大道 생재유대도
生之者衆 생지자중
食之者寡 식지자과
爲之者疾 위지자질
用之者舒 용지자서
則財恒足矣 즉재항족의
재물을 생산함에 큰 도가 있으니
생산하는 사람은 많고
먹는 사람은 적으며
생산하는 것은 빠르게 하고
쓰는 것은 느리게 하면
재물이 항상 풍족할 것이다.
생산하는 사람은 많고 먹는 사람은 적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주석의 내용을 참고하면 의미가 좀 더 선명해지면서 추상성이 줄어든다. 주석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國無遊民 국무유민
則生者衆矣 즉생자중의
朝無幸位 조무행위
則食者寡矣 즉식자과의
나라에 노는 사람이 없으면
생산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조정에 요행으로 지위를 누리는 사람이 없으면
먹는 사람이 적어진다
나라는 우리 몸으로 풀이해보면 온 몸에 해당되고 조정은 두개골과 두뇌시스템 정도에 해당한다. 노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온 몸 이곳저곳이 마비에 가까운 상태가 된 곳이 많다는 것이다. 온 몸에 마비된 곳이 없으면 에너지 생산량이 많아질 것이 틀림없다. 두뇌시스템에 마비된 곳이 없으면 과도하게 마음을 쓰는 일이 줄어들어서 에너지를 크게 아낄 수 있다.
뼈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에 어디에 살짝 부딪치는 바람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는 뼈의 부위는 나이가 한참 들면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그냥 놀면서 몸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나라로 치면 노는 백성이 되어버린다. 근육과 인대와 혈관도 뼈에 연결되어 있어서 그 주변의 조직들이 함께 노는 백성이 되어버린다. 다른 부위의 신체조직과 장기는 놀고먹는 뼈와 근육의 역할까지 대신하느라 기진맥진 피곤이 하루하루 쌓여간다. 분식집에서 일하는 그분의 말처럼 뼈가 딱 펴지는 약이나 그 무엇인가가 개발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손가락의 뼈 한 마디만 살짝 삐어도 온 몸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손가락 끝 쪽의 뼈마디가 아픈데 어떤 경우에는 머리 꼭대기까지 찌릿찌릿하면서 두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화엄공부를 하다가 접하게 되는 게송이 있다. 온 몸의 화엄세계를 말해주는 게송이다.
懷州牛喫草 회주우끽초
益州馬服脹 익주마복창
天下覓醫人 천하멱의인
灸猪左膊上 구저좌박상
회주에서 소가 풀을 뜯어먹었는데
익주에서 말의 배가 탈이 났다네
천하에서 명의를 찾아내어
돼지 왼쪽 허벅지에 뜸을 뜰지어다.
회주와 익주는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곳인데 난리가 동시에 일어난다. 요즈음 핵무기 때문에 국제관계가 출렁거리는 것을 보면 중국 안의 익주와 회주는 먼 거리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핵문제를 해결해줄 수도 있는 돼지의 왼쪽 넓적다리는 무엇이거나 어디쯤인가.
다시 뼈 이야기로 돌아오면 손가락의 뼈마디와 두개골의 뼈시스템이 도미노로 연결되어 있어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것이다. 뼈끼리만 연결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골수 깊숙이 들어있는 모세혈관의 혈맥에도 연결이 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유례없는 무더위 때문에 냉방시설을 엄청나게 가동시켰는데 골수에 스며들어있는 저 냉방의 기운이 이제 좀 더 가을이 깊어져서 차가운 바람과 만나게 되면 여러 사람들이 ‘이곳저곳이 왜 이렇게 쑤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할 것이 틀림없다. 미리미리 그러려니 그렇구나 하고 마음을 넉넉하게 쓸 필요가 있다.
재물에 관련된 내용을 『대학』에서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고 있다.
未有上好仁而下不好義者也 미유상호인이하불호의자야
未有好義其事不終者也 미유호의기사부종자야
윗사람이 인仁을 좋아하는데
아랫사람이 의義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는 있지 않으니
아랫사람들이 의를 좋아하는데
그 일이 끝마쳐지지 않는 경우는 없으며
창고의 재물이 그 윗사람의 재물이
아닌 경우는 없는 것이다
재물도 골고루 넉넉해지고 마음 씀과 몸의 건강도 골고루 넉넉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을바람에 실어본다. 그 넉넉함이 틀림없이 겨울로 이어지고 봄여름도 의심의 여지없이 넉넉하게 받아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