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행
일산 여래사 불자
지난 8월 24일, 개껌을 줘도 먹지 않고 잘 다녀오시라는 해탈이의 고개 숙인 인사를 받고 집을 나섰다.
평소 같으면 개껌 하나에 당신이 누구세요? 하는 해탈이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속으로 해탈이 녀석도 내가 절에 가는 것을 아네…라고 생각하며 혼자 빙긋이 미소 지었다.
이른 새벽 도반들의 반가운 인사와 법담으로 낙산사로 향했고 사시불공 전에 도착 했다. 낙산사에 도착하니 구룡사 거사님이 반겨 주신다.
오늘은 붓다팀이 안 와서 보살님께서 사진 찍으셔야 합니다. 내일이 마감입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여래사 초심불자시절, 아이들과 성지순례기를 사진과 함께 올리기 시작하면서 내가 사진 찍는다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후 연등행렬, 여래사 초파일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 찍는 보살로 알려졌다.
난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한다. 그냥 내 사진 찍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스님과 보살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카메라의 찰칵 소리가 좋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곳이면 난 간다. 그게 진정한 보시라고 배웠다. 그러나 보시 이전에 내 자신이 행복하다. 몸도 마음도….
내가 알기로는 여래사에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봉사를 하시는 불자들이 많다. 그런 불자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존경의 예를 갖춘다.
지난 하안거 해제 때 회주스님께서 삼업과 십업에 대해 법문을 설해 주셨다. 정구업진언만 외우지 말고, 봉사자들에게 뭐라 말하기 전에 그들의 모습에 삼배의 예를 올려야 할 것이다.
낙산사 천수천안 보살님을 뵈려면 오온의 문을 열고 들어가 기도를 하여야 한다.
내 자신의 모든 집착과 아집을 버리고 해수관음 보살님께서 주시는 감로수를 받아 마음의 치료를 받는다. 휴휴암 관음보살님께서 주시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반야의 지해를 얻는다. 이번 성지순례에서 나 뿐만 아니라 같이 간 도반들도 함께 했을 것이다.
빗물 한 줄기가 더위를 산 너머로 보낸다.
출근 전 절에 들러 스님과 봉사자들의 건안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