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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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현담스님


우리의 몸 거룩하여라
물과 바람과 모래와 불
다 모여서 이루신 몸
배고픈 개미와 모기들 다 행복한 숲
잠든 뱀과 거미들 한번은 찾아와
모시고 경배해야 할 마지막 순례의 땅
실패한 자는 다 내게로 오라
상처 많은 자 내게로 오라


착한 먼지처럼 잘 씻겨진
우리의 몸
거룩한 법당
어리석음을 먹고 사는 신의 집
지상의 모든 땅은
우리들의 식어버린 피
지금 이 시간 누가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가


모든 가난의 아버지는 우리의 몸
야자나무 위에 높이 매달린 땅
불이 꺼지고
모래언덕에 바람 불어오지 않는다
작은 들꽃처럼 흔들리는 밤과 낮
코끼리들이 다 물고 가버린
봄과 여름
가을의 노래를 찾아야 한다


꼭꼭 부둥켜 안아라
툰드라의 긴 밤을 벗어나야한다
우리의 몸 거룩한 별
저 새벽의 사나이들이
건져 올리는 그물이
우리의 마지막 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