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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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원
시인·여래사 신도


꽃은 보석이 없어도
보석이 있는 것처럼 빛납니다
꽃처럼 빛나는 사람은
수많은 보석이 있는 것처럼 빛납니다
꽃 같은 사람은 보석보다 빛납니다
마음에서 피어난 꽃은 더 아름답습니다
메마른 가지에서 가난 뚫고 피어나 꽃은 아름답습니다
목이 잘리고 아픔이 있어도 꽃은 피어나 빛납니다
추운 골짜기 음지에서 서러움 받고 피어나 더 빛납니다
버림받은 벼랑에서 피어난 꽃은 더 빛납니다
칼날을 피하지 않고 피어나 아름답습니다
늙을수록 곱게 피어나는 연산홍은 빛나는 꽃입니다
꽃은 내가 되고 싶어 합니다
꽃을 피우지 못하는 내가 되고 싶어 합니다
꽃을 가꾸는 내가 되고 싶어 합니다
나는 꽃이 될 수 없습니다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을 무서워하기 때문입니다
가난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늙을수록 곱게 피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꽃을 바라만보는 보름달이기 때문입니다
꽃은 창녀입니다
포옹하는 모든 자에게 사랑의 입술을 줍니다
눈길을 주는 모든 자에게 사랑의 열쇠를 줍니다
꽃은 비밀번호를 열어줍니다
목이 잘려도 열어줍니다
팔이 잘려도 열어줍니다
칼날 앞에도 열어줍니다
꽃은 평화주의자입니다
꽃은 박애주의자입니다
꽃은 사랑을 안 합니다
꽃은 사랑을 실어만줍니다
꽃이 나라고 착각할 때
꽃과 나는 사랑에 빠집니다
꽃은 꽃이기 때문에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