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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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향은 공존공생하는 삶

김법흥 | 언론인

엇 그제 막 겨울채비에 들어간 것 같은데 산하 수목들의 스산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벌써한해가서서히저물어가고있는것이다.
한해를 마무리 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되는 때여선지 난 겨울에 쓸쓸해진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유난히‘우주의 모든 만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제행무상(諸行無常)’의 진리가 자주 떠오르기 때문이다.
세월도 그렇고 세상도 마찬가지다. 변화는 막을 수 없는 세상의 이치이다.
그런데도‘변한다’는 의미는 이상하게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변화를 떠올리면 발전보다는 혼돈의 세계와 연결된다.
웬 지 변화하면 그동안 보아오고 간직해온 정체성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두려운 마음이 들게 한다.
그만큼 변화라는 단어는 우리들에게 있어 꼭 발전적인 것만이 아닌 두려움을 갖게 하는 용어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가 무질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게 요즘 사회의 패턴이다.

회향은 나에게 돌아오는 공덕까지 남에게 돌려주겠다는
적극적인 자비심의 표현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비를 온 중생계에 보편화시키겠다는
원력이 바로 회향이다.


사회의 트랜드를 외면하고서야 경제 문화 정신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가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기실 제행무상은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이 설하신 우주가 돌아가는 이치를 설명한 말이다. 제행무상의 가르침은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 집착을 버리라는 의미이다.
서양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로 ‘만물은 유전(流轉)한다’는 것이다.
즉 변한다는 사실만이 실재하며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변화는 새로움을 잉태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렇기에 변화의 과정은 힘들 수 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생각해보니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변화가 컷다.
14년간 줄곧 생활해온 터전에서 나왔다. 회사를 퇴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낮과 밤을 지새우며 고민을 했다.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아마도 배낭을 메고 부처님의 향취를 느끼기 위해 인도에 가지 않았다면 마음을 다잡지 못했을 것이다.

인도의 모든 것이 집약돼 있다는 바라나시의 화장터에서 많은 생각을 정리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패한 적이 없는 사람은 전생에 언젠가는 실패를 맛보고 성공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불현듯 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창공을 헤치고 나는 독수리에 관한 내용을 떠올리며 재기하겠다는 힘을 얻었다.

그 얘기는 다음과 같다.
「상처를 입은 젊은 독수리들이 벼랑으로 모여들었다. 날기 시험에서 낙방한 독수리.
짝으로부터 따돌림 당한 독수리. 윗 독수리로 부터 할큄을 받은 독수리.
그들은 이 세상에서 자기들만큼 상처가 심한 독수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사는 것이 죽느니만 못하다는데 금방 의견이 일치했다.
이때 망루에서 파수를 보던 영웅독수리가 쏜살같이 내려와 이들 앞에 섰다.
“왜 자살하려고 하느냐”
“괴로워서요,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좋겠어요”
영웅독수리가 말했다.
“나는 어떤가? 상처하나 없을 것 같지? 그러나 이 몸을 봐라”
영웅 독수리가 날개를 펴자 여기저기 할퀴고 찢긴 상흔이 드러났다.
이건 날기 시험 때 솔가지에 찢겨 생긴 것이고, 이건 독수리한테 할 퀸 자국이다.
그러나 이것은 겉에 드러난 상처에 불과하다.
마음의 빗금자국은 헤아릴 수도 없다.
영웅독수리가 조용히 말했다.
“일어나 날자꾸나!”

상처 없는 새들이란 이 세상에서 태어나자마자 죽은 새들이다.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누구나 삶이 버겁고 힘들 때가 있을 것이다.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한해 농사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많은 회한이 쌓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닥치는 것이고, 그럴수록 힘을 내고, 그래도 안되면 재충전하면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 설령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도 이전에 그랬거나 아니면 언젠가 나에게도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회향은 무엇인가?
회향은 회전취향(廻轉趣向)을 줄인 말로 자기가 닦은 모든 선근공덕(善根功德)을 나의 것으로 하지 않고 중생들에게 되돌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회향문(回向文)에 보면‘원이차공덕 보급어 일체 아등여중생 개공성불도(願以此功德普及於一切我等與衆生皆共成佛道)’라고 한다.

미 알은‘원컨대 이 공덕으로써 널리 일체에 미치게 하여, 저희와 더불어 일체중생이 다함께 부처님의 도가 이루어지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회향은 나에게 돌아오는 공덕까지 남에게 돌려주겠다는 적극적인 자비심의 표현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비를 온 중생계에 보편화시키겠다는 원력이 바로 회향이다.
그 회향의 정신이야말로 불자들의 행위를 이기심에서 벗어나 보살행으로 변화시킨다.
결국 불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회향의 의미는 바로 공생공존 하는 것이다. 현재만 생각하지 않고 어려울 때를 생각하면 저절로 어려움에 직면한 주위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회향의 본뜻을 되새기며 불자로서의 삶을 잘 살았는지, 최선을 다했는지 되돌아보는 자리가 될 수 있고, 보육원이나 복지관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