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이십년 전만 하더라도 입동을 전후로 한 시기가 되면 농촌은 물론 도시에서도 김장하는 행사는 보편적인 우리네 일상모습이었습니다. 채소를 구할 수가 없는 겨울철을 나기 위해 절여먹는 지혜를 터득한 우리 선조들의 덕택으로 김치는 어느덧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회구조와 세태의 변화로 인해 집집마다 김장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리만족이라도 해볼 양으로 자기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지역이나 단체에서 마련한 김치축제나 김장체험프로그램에 참가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오늘날의 김장철에 보는 새로운 풍속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태에 비추어볼 때 구룡사 김장행사에 참가한 불자들은 참으로 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천 부처님마을에서 직접 채소를 심고 가꾼 뒤 수확하여 김장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니 말입니다. 특히나 이렇게 만들어진 김장은 올 겨울 구룡사를 찾는 모든 이들의 입맛을 돋우어줄 터이니, 이것이야 말로 보살행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