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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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심은 부처님 마음입니다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20여 년 전 극단 신시에서 공연한 뮤지컬 「렌트」는 생소한 문화적 충격으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90년대 뉴욕 맨하탄을 배경으로, 우리사회에서는 동떨어진 파격적인 소재와 배경이 우리들을 당황스럽게 했다고 보여집니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시킨 뮤지컬입니다. 사회성 짙은 스토리와 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뮤지컬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뮤지컬을 며칠 전 신시컴퍼니에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배우들의 농익은 드라마가 눈에 들었고, 세계적인 걸작이라는 찬사들이 나왔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바라보면서 세상은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40여 년 전, 단수 여권으로 홀로 인도 네팔을 성지순례하며 여러 인연들로 이어지는 현재의 모습들을 바라다보고 있습니다.
달라이라마 존자님, 대만 불광산사 성운 대사님, 거기에서 맺어진 인연들이 링 린포체의 인연, 티베트불교와의 인연….
그 중에서도 얼마 전, 달라이라마 존자님 85세 생신을 앞두고 축하 메시지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축하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했는데, 다람살라에서 답신이 왔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축하 메시지를 취합해서 달라이라마존자님은 감사의 인사를 영상으로 이렇게 보내 주셨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의 85번째 생일을 맞이한 행사를 위해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모든 축전에 감사를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이 날을 기념해 주시는 여러분들의 애정에 저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국가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고립된 채로, 자급자족한 채로 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훨씬 더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류의 동일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타인의 이익은 우리 자신의 이익이 됩니다.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현재의 유행병은 우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도전이며, 더 배려하고 더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 기도와 선善한 기원을 함께 하며…
달라이라마  2020년 7월 7일


존자님은 이처럼 인간적인 표현을 하셨습니다. 올해 85세이니 부처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보다 연세가 더 많은데도 당신이 살아있어야 하는 변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달라이라마는 이 시대의 세계인이 인정하는 보살입니다. 그러니 존자님은 이 시대의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좀 더 살아 있어야겠다는 보살의 원력을 진솔하게 보이시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마음입니다. 본래의 마음을 찾자는 것입니다. 온몸으로 들고 있는 망상을 내려놓고 비우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명상冥想이 가장 좋습니다. 염불삼매念佛三昧가 명상입니다. 화두참구話頭參究를 하는 간화선看話禪이 명상입니다. 위빠사나의 여래如來 묵조선.照禪은 명상입니다. 절을 하는 것 역시 명상입니다.
그 명상을 제대로 하려면 배움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일러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열반涅槃의 경지를 증득해야 하는 가르침입니다.
달라이라마는 여기에 더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의식 또한 배움을 통해서만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자기중심적인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면 당장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무상無常하다고 합니다. 그 무상을 허망하고 허탈하고 허전한 마음으로 감싸 안으면 울화가 치밀 일만 생길 것입니다.
그 울화병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울증이라는 울화이고 또 하나는 조울증이라는 울화 입니다. 이 두 가지 울화는 서로를 망치는 일입니다.
서로 가지고 있으면 감당이 어렵습니다.
인생이 허전하고 허탈하고 허망한 생각으로 점철된다면 마음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존심이라는 건 없는 것입니다. 존심이 있을 뿐입니다. 자존심이 있다면 그것은 아트만입니다. 없는데 그것을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계산법이 복잡해지는 것을 우리는 인식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느 스님이 표현하기를, 상대방이 싫어서 손가락질을 하면 손가락
하나는 상대를 가리키지만 나머지 움켜쥔 손가락은 자기 자신을 향해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상대를 향해 가리키는 손가락에 힘을 주면 힘을 줄수록 자신을 향해 움켜쥔 손가락에 더 힘이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자비심慈悲心을 가져야 합니다. 보살菩薩의 마음은 자비심이 근본입니다. 자비심은 연민심憐愍心이기도 합니다. 자비심을 일으키면 한량이 없는 선근종자善根種子가 장양 되어 선행善行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선행, 착하게 살아라. 자비, 연민심을 가져라. 포용, 너그럽게 살아라.
선행, 착하게 살고 자비, 연민심으로 대하고 포용, 너그러운 마음으로 서로를 생각하면서 사는 불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비심은 진실합니다. 허망하지 않습니다. 허전하지 않습니다. 인생이 무상無常한 것은 허전하거나 허탈하거나 허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근은 진실한 생각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진실한 생각은 행동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거짓말일 뿐입니다.
자비심은 곧 부처님 마음입니다. 아름다운 꽃이라도 향기가 없는 꽃이 있듯이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에 자비심이 없는 것은 아름다운 꽃에 향기가 없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러니 아름다운 꽃에 향기로움을 지닌 것처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불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보살은 자신의 욕심 때문에 그 어떤 이도 괴롭히는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버릴지언정 결코 다른 이를 괴롭히거나 원망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지중한 인연인데, 혈육관계인 처자권속의 인연이야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서로 붙들고 사는 처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을 마시기 위해 컵을 들었다면 물을 마시고 나면 컵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물을 마신 뒤에도 잔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으면 손은 자유로워질 수가 없습니다. 모든 세상살이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물들지도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원망은 쉼이 없습니다. 원망하는 마음을 스스로 쉬어야 원망은 사라집니다. 미움은 미움을 낳을 뿐입니다.


보살의 광대무변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서원을 세우고 오랜 세월 동안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반야般若의 육바라밀六波羅蜜을 닦아서 보리심을 길러 보살도를 실천하는, 궁극에는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보리심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세상과 더불어 하기 위해서는 정직해야 하고 그 꿈을 키우기 위해서는 성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성실함은 진실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이 이뤄내는 인생들은 시간에 쫓기는 분주함이 아니라 여유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생활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세상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면서 근본을 잊지 말고 자기 도리를 다하는 불자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