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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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지

여래사 화엄회


두꺼운 껍질 속에 내년을 잉태시키고 슬픔의 붉은 눈물을 쏟아놓고 가을의 끝자락은 겨울의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습니다.
금강지 보살님!
무애 그리 바쁘게 거사님 떠나신지 반년도 되지 않아 계획되어 있었던 것처럼 조용히 되돌아 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나셨는지요? 이 세상은 순간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말 새삼 느껴집니다.
정발산 여래사 부처님 품속에서 인연을 맺은 지 이십년 가까이 봉사와 기도 속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추억 속에서 함께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아스라이 지나갑니다.
생노병사를 몸소 보여주신 보살님!
예쁘게 늙어가고 병마 앞에 씩씩하게 슬픔을 씹으면서 열심히 싸우고 죽음 앞에서 애써 태연함을 보이시는 보살님!
곁에서 아무것도 도와드릴 수 없음에 안타깝고 드릴 말씀을 못 찾아 답답했습니다.
누구나 겪어야할 과정을 전해 주신 듯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병들어 아픔에 슬퍼하지 말고 그리움 아쉬움 기다림 두려움 불안함 욕심 모두 내려놓고 이해와 사랑으로 태연히 섭리에 기대어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셨습니다.
가시기 열흘 전 쯤 들깨 칼국수 앞에서 부른 배를 감싸 안고 국물 몇 수저 힘겹게 넘기시던 그 식사가 마지막 만찬이 될 줄이야!
우리는 틀림없이 다시 만날 것입니다.
이름 모를 새 소리에 귀 기울이고 미소 짓는 들풀에 반갑게 인사 나누며 보살님이 오신 듯 함께 즐겁게 놀아 보자구요.
보살님!
우리는 틀림없이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동안 만나서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고통이 없는 곳에서 즐겁고 행복하세요. 우리 모두 손 흔들며 인사드립니다. 안녕히 가세요.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