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원
시인·여래사 신도

첫 비 자분자분 내리는 날
꽃 같은 욕망 안고
나무의 수액
구름 타고 달려가다
흙 속에서 보듬고 살았던 가족과
첫 비 내릴 때
이별 준비해야한다    
제 갈 길 가야한다
자연의 법칙이다
죽고 죽이는 길 갈 수도 있다
먹고 먹히는 때 있을 수 있다
외롭고 험난한 길 갈 수도 있다
캄캄한 길에서 굶주릴 수도 있다
들소처럼 살기 위해  강 건너 가야하는 길이다
첫 비에 누구보다 빨리
대지의 합창 듣고 싶다
天緣 서린 야생화로 부터
우주의 큰 얼굴 보고 싶다
우주의 큰 미소 보고 싶다
우주의 큰 울림 듣고 싶다
살구열매의 합창
소중히 귀 기울이며
한 톨이라도 결실의 결실
손 안에 꼭 쥐고 싶다, 올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