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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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아이들

문상돈
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 원장


얼마 전 경기도 안성에서 9살 된 남자아이가 왔다.
보통 아이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는데, 엄마의 이야기로는 아이가 집중시간이 짧고 산만하며 공부를 열심히 한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2년 전 소아정신과에서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아서 양약을 복용하였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약을 먹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잠을 자지 못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은 부작용이 생겨 1년간 복용하다가 중지하였다고 했다. 그 아이는 모든 일에 산만한 것이 아니었고 다만 수업시간에 읽거나 쓸 때 집중하기 어렵다보니 지루해서 짜증을 부리고 과잉행동을 했던 것이었는데, 그러한 증상이 ADHD로 오진받게 된 것이다. 시지각과 청지각 문제로 발생되는 난독증 (Dyslexia)이라는 증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응증이 아닌 ADHD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했으므로 증상이 호전될 수 없었던 것이다.


1.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학교나 집에서 부주의한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가?
2. 과제물을 해결하거나 어떤 활동을 할 때 집중 상태가 오래가지 못하는가?
3. 단 둘이 얘기할 때도 주의하여 듣지 않는가?
4. 지시를 잘 따르지 않거나 주어진 일을 끝까지 완수하지 못하는가?
5. 과제물이나 어떤 활동을 할 때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으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가?
6. 학교 숙제나 공부 등 오랫동안 집중을 요하는 일에 참여하기를 싫어하는가?
7. 외부의 자극에 쉽게 주의가 흐트러지는가?
8. 학용품이나 준비물 등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가?
9. 숙제 등 날마다 해오던 일들도 자주 잊어버리는가?
10. 차분히 있지 못해서 손발을 계속 움직이거나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비비 꼬는 등의 행동을 하는가?
11.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가?
12. 지나칠 정도로 뛰어다니고 기어오르는 등, 상황에 부적절한 증상을 자주 보이는가?
13. 여가 활동에 참가할 때 조용히 놀지 못하고 시끄러운가?
14. 제자리에 차분히 앉아 있는 경우가 드물고 항상 돌아다니거나 움직이는가?
15. 지나치게 말이 많은 편인가?
16.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쑥 답을 말해 버리는가?
17.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어려워하는가?
18. 다른 사람들의 대화나 게임에 불쑥 끼어들어 방해를 하는가?



위의 증상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심했거나, 학교나 집 두 곳 이상에서 장소에 관계없이 동시에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서 가정이나 학교에서 또래 관계 형성에 문제점을 일으킬 때 ADHD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학급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모두 ADHD라고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매우 활동적이기 때문에 집에서는 정적이면서 밖에서는 과잉행동을 보이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진짜로 ADHD를 가진 학생의 경우에는 본인이 참여하겠다는 의사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집중하지 못하거나 과제를 완성하지 못하며, 학교와 같이 제한된 구역 밖에서도 여전히 충동적이고 과잉행동적인 양상을 보인다. 즉 모든 환경에서 ADHD 증상을 보인다. ADHD의 진단은 신중해야 한다. 잘못된 진단은 아이가 적절한 도움을 받는데 걸림 돌이 된다. 왜냐하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아이들에게 처방되는 약은 다른 질환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ADHD와 감별이 되어야 할 질환으로 난독증, 정신지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소아우울증 등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표현하는 기술이 부족하여 신체적, 정신적 문제나 충격에 대해 모두 산만한 행동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난독증은 산만하거나 과잉행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ADHD와 유사하여 ADHD로 오진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정신지체인 아동의 상당수가 주의력이 짧은 특성으로 인해 ADHD로 진단을 받기도 한다. 지능이 평균에 비해 낮은 대대수의 아동이 주의력이 짧고 산만한 특성을 보이며 또한 정보처리 속도가 떨어지므로 학습을 어려워하고, 학교적응 시 불안이나 위축감이 동반되거나 언어능력의 발달이 뒤떨어져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공격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ADHD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또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행동이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나 소아 우울증이 DHD와 유사하게 주의집중에 곤란을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