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우리는 살면서 물건을 구입할 때나 문화비 등 생활비로 지출을 해야할 때 현찰을 내거나 카드를 사용한다. 카드를 사용하면 그날그날 적립 포인트가 쌓여 나중에 돈 대신 포인트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할인을 받으면서 다른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가 있다. 우리가 사용한 사용처 내역을 카드의 적립금으로 살펴볼 수가 있는 것이다. 살면서 쌓여지는 것이 어찌 카드 적립금뿐이겠는가! 과거 속으로 흘러가버리는 지난 추억도 나날이 적립되어 쌓여져 가고 있다.
추억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듯, 하나하나 쌓여져가는 추억이라는 적립은 물건을 사면서 점점 쌓여져가는 적립 포인트보다 훨씬 의미가 있고 값진 것이다. 우리가 한꺼번에 많이 적립할 수도 없고, 켜켜이 쌓여가는 나이테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 조금씩 조금씩 쌓여져 가는 추억들, 바로 적립된 추억들의 두께가 우리가 살아온 인생인 것이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기다림이 애틋한 추억일 수도 있고, 잊혀진 사랑도 적립된 추억 중 하나일 수 있다. 지나간 시간들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추억 적립카드. 카드 내역서를 보면서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알뜰하게 돈을 쓸 걸 하고 아쉬워하듯 적립된 추억을 들춰보면서 좀 더 예쁘고 아름다운 만남과 소중한 추억들을 모아 놓을 걸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
추억이 쌓여져 가는 과정이 인생이라고 했던가! 지금 이 순간도 과거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추억이 많은 사람은 부자라고 한다. 물질적인 부자는 아니더라도 추억의 부자로 예쁜 추억의 앨범이 탄생되도록 오늘도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어보자. 새로운 꿈으로 무장한 채 다양한 사람과 만나 소중한 인연을 맺고, 가보지 않은 여러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당당하게 활보해 보자. 불필요한 기억은 정리해 버리고, 삶의 원동력이 되는 여운을 남기는 추억을 적립카드에 소중히 모아보자.
그러다보면 화사한 수채화의 빛깔로 추억의 그림은 완성되어 있고, 인생은 희망으로 가득찬 무지개빛 추억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적립되어 있을 것이다.
‘추억은 가슴에 남은 마지막 연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