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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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권판결

장길석
여래사 불자, 법무법인 한별
법무실장·jang-kswi@hanmail.net


1. 제권판결이란


지난 호의 공시최고에서 본 사례 1의 경우에서 수표를 소지하고 있는 을이나, 사례 2의 경우에서 등기에 협력할 의무가 있는 B가 그 권리 또는 청구의 신고를 공시최고기간 내에 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수표의 무효를 선고하고, 또한 말소등기의 대상이 될 등기에 관하여 등기의무자 B가 그 권리를 잃게 됨을 선고합니다. 이를 공시최고절차의 마지막 단계로서 제권판결이라 합니다.


2. 제권판결의 절차


공고를 한 후 공시최고기일이 가까워지면 법원은 미리 공시최고 신청인에게 기일통지서를 송달하여 법원에 출석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권리신고인이나 등기·등록 의무자에게는 통지하지 않습니다.
신청인이 공시최고기일에 출석하면 법원은 분실이나 도난된 수표의 무효를 선언하는 제권판결을 합니다. 신청인은 반드시 출석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와 같이 제권판결을 하였을 때 법원은 제권판결의 요지를 법원게시판 게시, 관보·공보 또는 신문, 전자통신 매체 등 어느 하나의 방법으로 공고하여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제권판결 정본을 신청인에게 송달하여 주고 있습니다.


3. 제권판결의 효력


가. 효력
제권판결이 내려진 때에는 신청인은 증권 또는 증서에 따라 의무를 지는 사람에게 증권 또는 증서에 따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97조). 즉, 사례 1에서의 갑은 제권판결문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수표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분실이나 도난된 수표를 제시하고 돈을 달라는 사람이 없으므로 신청인에게 수표금을 지급하여 줄 것입니다. 또한 사례 2에서의 A도 제권판결에 의하여 단독으로 말소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권판결을 받은 자에게 지급은행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한 후 그 제권판결이 취소되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더라도 지급은행이 지급을 할 당시에는 제권판결을 받은 자가 채권의 준점유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지급 당시에 지급은행에게 악의 또는 과실이 없으면 지급은행이 면책된다고 할 것이나, 여기서 과실이 없다고 하려면 제권판결을 받은 자가 실질적으로 무권리자라는 점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음은 물론이고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시기와 지급절차에 관한 약정의 위반도 없어야 합니다.
서울어음교환소 규약 제76조 제1항 제3호(현재는 금융결제원의 어음교환업무 관련 규약)는 “제권판결을 받아 법원의 판결문을 제출하고 1개월이 경과한 경우”에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약은 민사소송법 제491조(개정전 제462조) 제1항과 제2항이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의 소의 제기기간을 원고가 제권판결 있음을 안 날로부터 1개월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제권판결 제출시로부터 1개월 내의 시점에 있어서는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의 소가 제기될지 여부를 거의 알 수 없고 따라서 누가 정당한 권리자인지를 종국적으로 확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적어도 제권판결 제출 시로부터 1개월 내에는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할 수 없게 한 취지로 해석되며, 위 규약의 적용을 받는 지급은행이 위 규약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과실이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1999. 3. 12. 선고 97다44966 판결).


나. 제권판결이 선고된 약속어음의 실질적 권리자의 권리행사방법
제권판결의 신청인이 정당한 소지인을 알고 있었거나 수표금 청구소송을 당하고 있으면서 제권판결 신청을 하였다 할지라도, 일단 제권판결이 선고된 이상, 그 판결이 불복의 소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는 한 당연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우리 법원의 태도입니다(대법원 1979. 3. 13. 선고 79다4 판결).


즉 약속어음에 관하여 제권판결이 선고되면 제권판결의 소극적 효력으로서, 그 약속어음은 약속어음으로서의 효력을 상실하게 되어 약속어음의 소지인이라고 할지라도 그 약속어음 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므로, 일단 제권판결이 선고된 이상 약속어음 상의 실질적 권리자라고 하더라도 제권판결의 효력을 소멸시키기 위하여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의 소를 제기하여 취소판결을 받지 아니하는 한 그 약속어음 상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16215 판결).
약속어음에 관한 제권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 이후에 있어서 당해 어음을 무효로 하고 공시최고 신청인에게 어음을 소지함과 동일한 지위를 회복시키는 것에 그치는 것이고 공시최고 신청인이 실질상의 권리자임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나, 취득자가 소지하고 있는 약속어음은 제권판결의 소극적 효과로서 약속어음으로서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므로 약속어음의 소지인은 무효로 된 어음을 유효한 어음이라고 주장하여 어음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18614 판결).


다. 자기앞수표를 교부한 자가 이를 분실하였다고 허위로 공시최고신청을 하여 제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
그 제권판결의 적극적 효력에 의해 그 자는 그 수표 상의 채무자인 은행에 대하여 수표를 소지하지 않고도 수표 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로써 사기죄에 있어서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고, 이는 제권판결이 그 신청인에게 수표 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형식적 자격을 인정하는 데 그치고, 그를 실질적 권리자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4914 판결).


4. 재권판결에 대한 불복


가. 제권판결에 대하여는 상소를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재권판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일정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신청인에 대한 소로써 최고법원에 불복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90조 제1, 2항).


나. 제소의 사유(민사소송법 제490조 제2항)
(1) 법률상 공시최고절차를 허가하지 아니할 경우일 때 : 이 경우라 함은 추상적, 일반적으로 공시최고절차를 허용할 근거가 없는 경우를 말하고, 구체적 개별적인 절차 안에서 한 사실인정이 잘못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제권판결 신청인이 증권의 소지인이 아니라든가 도난 또는 분실된 증권이 아니라는 것과 같이 공시최고요건에 관한 구체저인 사실인정의 잘못을 주장하는 것은 위 법조 소정의 불복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89. 5. 23. 선고 88다카16409 판결).
흔히 보이스피싱이라는 사기 범죄에 있어,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사칭하는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이 추가로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이를 믿어 자기앞수표 1백만원권을 교부하였는데, 위 성명불상자가 이를 받아들자마자 자신이 소속되어 있다는 금융회사에 가서 피해자의 신용등급을 올려 주겠다고 하면서 밖으로 나간 후 그대로 도망함으로써 소위 자기앞수료를 “네다바이” 당한 경우, 자기앞수표에 대한 공시최고신청을 함에 있어서 그 신청이유로서 위 자기앞수표를 위와 같이 “사취” 또는 “사기” 당하였다고 기재하여 제권판결을 선고 받았다면, 이는 자기앞수표가 도난, 분실 또는 멸실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추상적, 일반적으로 공시최고를 인정할 법률상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민사소송법 제490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불복사유인 법률상 공시최고절차를 허가하지 아니할 경우에 해당됩니다(대법원 1991. 2. 26. 선고 90다17620 판결, 그 성명불상자를 사기죄로 고소 내지 진정하여 형사범죄로 다루는 것과 별도의 민사소송으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이고, 공시최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492조 제1항에서 증서의 무효선언을 위한 공시최고의 대상의 하나로 삼고 있는 도난, 분실된 증서라 함은 증서의 직접점유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그 소지를 상실한 경우를 예시한 것이므로, 증서의 무효선언을 위한 공시최고에 있어서 증서가 횡령 또는 편취당한 것임이 공시최고신청서 기재에 의하여 명백한 경우에 법원이 공시최고절차를 밟아 제권판결을 하였다면, 이는 구체적, 개별적 절차 안에서 법원이 증서가 도난, 분실된 것으로 사실을 오인한 것이 아니라 추상적, 일반적으로 공시최고를 인정할 법률상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민사소송법 제490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법률상 공시최고절차를 허가하지 아니할 경우에 해당합니다(대법원 1989. 7. 11. 선고 87다카2445).


(2) 공시최고의 공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법령이 정한 방법으로 공고를 하지 아니한 때


(3) 공시최고기간을 지키지 아니한 때


(4) 제권판결을 한 판사가 법률에 따라 직무집행에서 제척된 때


(5) 전속관할에 관한 규정에 어긋난 때


(6) 권리 또는 청구의 신고가 있음에도 법률에 어긋나는 판결을 한 때 :
“이 경우는 공시최고절차에 의하여 제권될 염려 있는 권리나 청구의 존재를 당해 공시최고법원에 신고한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참고 : 적법한 권리 또는 청구의 신고라고 보지 않는 경우) 공시최고법원이 아닌 다른 법원에 그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만으로는
청구 또는 권리의 신고가 있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공시최고신청인이 그 대상이 된 약속어음의 최후소지인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묵비한 채 그 절차진행을 방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제권판결에 대한 적법한 불복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81. 3. 10. 선고 80다1665 판결).


(7)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은 때 : 증권 또는 증서의 전 소지인이 자기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증권 등의 소지를 상실하였다 하더라도 그 후 증권 등을 특정인이 소지하고 있음이 판명된 경우에는 전 소지인은 현 소지인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공시최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전 소지인이 증권 등의 소지인을 알면서도 소재를 모르는 것처럼 공시최고기일에 출석하여 신청의 원인과 제권판결을 구하는 취지를 진술하여 공시최고법원을 기망하고, 이에 속은 공시최고법원으로부터 제권판결을 받았다면 이는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을 때”에 해당합니다(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다4645 판결). 공시최고신청인이 비공식적 경로를 통하여 소지인임을 주장하는 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나서도 공시최고신청을 하여 제권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은 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23900 판결).


(8)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4호 내지 제8호의 재심사유가 있는 때
제4호 :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하여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때
제5호 : 형사상 처벌을 받을 다른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아 자백을 하였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공격 또는 방어방법의 제출에 방해를 받은 때
제6호 :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
제7호 : 증인·감정인·통역인의 거짓 진술 또는 당사자신문에 따른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때
제8호 :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


다.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의 방법
통상의 소와 같이 소장을 작성하여 공시최고를 한 법원에 접수를 하면 됩니다.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원고가 제권판결이 있음을 안 날 또는 제소의 사유 중 (4), (7), (8)의 경우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1월 이내에 제소하여야 하고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판결선고일로부터 3년을 지나면 제기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심리를 하는데 통상의 소와 동일하게 합니다.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의 소는 확정판결의 취소를 구하는 형성의 소로서 제소사유가 법정되어 있고 제소기간의 제한이 있는 등 재심의 소와 유사한 점이 있으나 통상의 판결절차로서 성립한 판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증권상설자의 일방적 관여로 이루어지는 판결에 대한 것이고 반대의 이해관계자에게 판결을 송달하지 않으므로 그에 대하여 통상의 상소절차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불합리하기 때문에 별도로 불복방법을 마련하고 있는 것인 점에서 재심의 소와는 성질상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송경제를 도모하고 서로 관련 있는 사건에 대한 판결의 모순 저촉을 피하기 위하여서도 다른 민사상의 청구를 병합하여 심리 판단하게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대법원 1989. 6. 13. 선고 88다카796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