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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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방경일
작가


“무섭다!”
이 말은 지난 4월 9일 치러진 총선의 결과를 보고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왜 그들이 이런 말을 한 것일까?
국민은 한나라당에게는 과반이 넘는 153석을 주어 이명박 정부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지만 절대적인 의석을 주지 않음으로써‘독선적 인 국정운영을 하지마라’고 경고했다. 또, 통합민주당에게는 81석밖에 주지 않음으로써 지난‘4년 동안의 여당으로서의 의정활동에 대한 불신임’을 드러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에게는 5석밖에 주지 않음으로써 당의 명맥은 이어가게 했지만 지난‘4년의 활동에 대해서는 크게 질책’한 셈이다.
신생정당들의 경우 자유선진당에게는 18석을, 친박연대에게는 14석을, 창조한국당에게는 3석을 주어 정당으로서의 활동이 가능하게 해 주었다. 또,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서 발생한 공천파동의 여파로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을 많이 당선시켜줌으로써 거대정당 주류들의 막후정치에 대한 경고도 국민은 빠뜨리지 않았다. 그래서 한손에는 권력을 다른 한손에는 부를 쥐고 있는 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국민이 무섭다!”를 연발한 것이다.

이번 총선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는데 필자는 소위 친북 의원들의 몰락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본다. 필자가 보기에는 통합민주당의 중진의원들이나 386의원들, 민주노동당의 종북파 의원들, 민주신당의 의원들 등 네 개의 낙선 그룹이 가지는 공통분모는‘친북’이다. 통합민주당의 낙선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내세운‘뉴타운 공약’때문에 졌다고 하지만 유인태 의원이‘부끄럽다!’고 한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개발공약은 통합민주당의원들도 같이 내걸었다. 게다가 국민이 지난 17대에는 이번에 낙선한 많은 의원들을 뽑아 주었음을 고려할 때 뉴타운 때문에 패배했다고 하는 것은‘오세훈 시장에게 약속을 받았다’는 등의 허위 주장에 대한 법적 공방을 떠나서 낙선의 책임을 어리석은(?) 국민에게 돌리는 몰염치한 짓이라고 본다. 국민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지 않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에 낙선한 친북 의원들에게 몇 가지 부탁을 하고자 한다.

첫째, 친북 이미지를 벗어라. 햇볕정책의 문제점이나 북한의 인권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 여러분은‘전쟁을 막았다!’와‘북한은 예외다!’는 주장을 펴면서 정부의 정책을 옹호했다.
하지만 무식한(?) 국민들은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의 모순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물자의 지원으로 전쟁을 막았다면 북한은 남한을 공격하려고 했다는 말이니 북한의 군사력은 방어목적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열렬히 주장하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니 북한의 핵은 방어용이라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북한 정권은 정치 및 경제의 체제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햇볕정책이 아니라 구걸정책이라고 하 는 것이 옳다. 북한 당국자나 주민들이‘우리의 선군정치 덕분에 남한이 잘살게 됐다’나‘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흠모한 남한 인민들이 보내주는 물건이니 받아주겠’는 식의 반응을 하는 것은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인권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인권은 인류보편의 가치이기 때문에 시공을 초월해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은 예외라는 여러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민주화를 요구한 것도 인권의 확보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었던 것인데 소위 민주투사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에 대한 개선요구를 차단하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가 아닌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외면하는 것은 북한의 현 체제를 유지하자는 것 인데 그렇다면 통일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자는 것이 여러분의 속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나아가 통일을 하더라도 북한의 정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친북 의원 여러분은 절대로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지난 5~10년을 통해 국민에게 각인된 여러분의 이미지는 북한을 돕는 사람들이 아니라 ‘북한정권을 돕는 사람들’로 굳어져 있다. 그 결과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민에게서 국회의원으로 선택 받지 못한 것이다. 이제 4년 동안 북한정권을 돕는 사람들이 아니라 북한(주민)을 돕는 사람들로 다시 태어난다면 여러분은 4년 뒤 19대 총선에서는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북한정권을 맹신하지 마라. 대선이 끝난 뒤에 이명박 정부의 정권 인수위원회가 보여준 오만함이나 내각구성의 미숙함 등으로 인해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견제의 분위기는 총선 직전에 북한이 선물(?)한 북풍으로 인해 소멸되었다. 우리 군의 합참의장이 한 당연한 대답을 빌미로 삼아‘남한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등의 북한 당국자들 발언(필자가 보기에는 명백한 내정간섭임)은 국민들의 방어심리를 발동시켜 진보후보보다는 보수후보에게 투표하게 만들었다.

까놓고 말해서 북한정권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5년 동안 이명박 정부와 사업(?)을 해야 하니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이 이득이 된다. 따라서 야당이 되어 자기들을 지원해 줄 힘을 상실한 친북 의원들을 도와줄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말해 친북 의원 여러분은 북한정권으로부터‘팽’을 당한 것이다.
이쯤 되면‘막 하자!’는 것이니 여러분도 앞으로는 막 해도 된다. 북한 정권이 잘하는 것은 잘 한다고 하고 잘 못하는 것은 잘 못한다고 해라. 이는 더 이상 북한정권을 맹신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셋째.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서 일하라. ‘국회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명제가 참 이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인 여러분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 그런데 소위 친북 의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북한(정권)을 위해서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현재 대한민국에도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통계수치만으로 본다면 한국은 준선진국이지만 빈부의 격차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친북 의원 여러분은 통일의 환상 속에서 민생고라는 현실을 외면했다. 이제부터라도 대한민국 국민들부터 챙기기를 바란다.

넷째,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라.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국민이 뽑아서 쓴다. 원대한 이상을 가진 여러분은 우매한 국민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국민은 여러분보다 현명하다. 국민을 가르치겠다는 오만과 여러분들만이 옳다는 독선은 이제 버려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우리 사회에서 도태될 것이다.

필자가 이런 바람을 이야기하는 것은 다음 19대 총선에서는 여러분이 다시 당선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정치구도는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루는 것인데 어렵게 이룬 균형이 아쉽게 무너졌다. 4년 뒤 여러분 모두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이 되어 다시 국회로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