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원
시인 / 여래사 불자
벚꽃은
꽃자리를 잃지 않고
꽃빛 좋게
활짝 피다
순서가 바뀌어
속초에서 벚꽃은
수덕사로 남하하다
하늘과  땅은
제 자리를 잃고
서운하게 비틀거리다
하늘은 제 색깔을 잃고
황사와 미세먼지에
슬프게 뿌옇다
꾀꼬리 바람 타고
남쪽 철새는 북상 중이라는
기쁜 소식이 벚꽃 사이로
기쁘게 울리는데
농토는 흙빛을 잃고
서글피 누워 있다
고구마와 모심을 때
분홍 매발톱꽃 피면
하늘과 땅은 비로소
제 자리로 올 것이다
땅은 황토로 빛날 것이고
하늘은 파란 하늘을 뽐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