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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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위의 꿈(2)

수덕스님
가평 대원사 템플스테이 관장

작은 거위와 나는 수덕산에 도착했다.
우주로 향하는 은하철도 999호는 가평 수덕산역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 메피스토펠레스는 말했었다. 수덕산역에는 나의 후견인이자 안내자이며 수호천사인 세라공주가 나와 있을 것이며 자기를 대신하여 우주를 안내할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이상한 힘에 의해 어떻게 해서 이렇게 움직여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어떤 힘에 이끌려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나는 도시로부터 벗어났으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독한 나의 에고로부터 벗어나 잣나무 향기 가득한 숲 우주 정거장에 서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무엇에 대한 갈증과 안전에 대한 두려움은 아직도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 다녔다. 그래서 갈증과 두려움이 나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생각이 들어갔다. 세라공주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세라공주님은 친절하고 분명한 말투로 불안 해 하는 나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목적에 대하여 설명하여 주었다.


“저 딱딱한 바위와 연약한 식물과 우둔한 동물들마저 알고 있는 일을 우리 인간들은 모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며 사는 방법을 말입니다. 모두 이글거리는 욕망의 늪에 빠진 탓이지요. 육체와 분리된 뇌는 생각과 느낌을 만들지 못합니다.”


세라공주는 조금 전보다 매우 거룩하게 보이며 다리가 더욱 길어 보였다.
그러면서 세라공주는 모든 사람이 우주로 가려면 이 터미널에서 마음공부를 하고 떠나야한다고 했다. 교육을 통해 마음을 파랗게 바꿈으로써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꿔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튼 이곳 교육장에서 교육을 마치면 모든 사람들의 눈과 마음은 바른 눈과 파란마음으로 바뀐다. 파란 마음과 바른 눈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출발선에서부터 제외된다. 더구나 우주기지를 지키는 군인들이 철저하게 몇 번씩 조사를 하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빠져 나가게 된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이곳에서 마음을 바꾸게 하고 염색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마음 염색을 담당하는 사람은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았고, 얼굴도 알 수 없었다.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세라공주는 일러주었다.


“마음공부를 주관하는 분은 다름 아닌 지하세계를 지배하는 하데스님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 세상의 가장 위대한 깨달음을 얻으시고 하늘의 권좌에 오르신 분께서 지하 세계의 지배자이신 하데스님에게 세상을 아래와 위로 나누고 각각의 이름난 사람들에게 사명을 위임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땅히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들의 삶은 진실하고 아름답게 빛나리라는 사실은 아직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선한 마음은 황량한 들판에 홀씨들이 하나둘씩 내려앉아 비와 햇빛을 만나 싹이 돋아나듯 그렇게 바람을 타고 빛나는 여행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세라공주의 말은 길게 이어졌다.
“인간의 사고 영역에 진리는 없습니다. 오직 당신들의 깊은 차원의 마음에만 진리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찾는 여행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름 하여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그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특별하게 선택되었고 그 여행을 위하여 이곳에 초대된 것입니다. 이 모두 위대한 우리들의 지배자이며 빛의 근원인 그 분의 기획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분의 대리자인 나를 믿고 따르십시오.
당신은 또한 이 세상 사람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하기 위하여 선택되었습니다. 마음공부를 통하여 당신 안에 존재하는 깊은 차원의 생동하는 평화로움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어제와 이별해야합니다. 어제까지의 당신을 버리고 새롭게 변화해야합니다. 어제까지 있었던 행동과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합니다. 변화라는 것은 사물의 형상이나 성질 등이 발전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 변화의 처음이 바로 나이며 마음공부는 그 도구입니다.”


그때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지나면 비탈이 보일 거예요.
그리고 거울을 보면 알아차리게 될 거예요.
벼랑 끝
카메라 필터를 끼고
삶과 죽음을 찍듯
그곳엔 세네갈의 여인도 있어요.
과달하라의 가면도 있어요.
장님이 사진을 찍듯
무연인화지에 넣기만 하면
관념은 길게 목을 빼지요.
내 영혼의 콜라가 담겼던 페트병으로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조리개 값과 앵글 거리로 꿈을 꿀 때
눈이 먼 채로 사진을 찍는
나의 발가벗은 육체
나는 오늘도 꿈을 꾸듯
조명도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어요.
아, 거기
귀밑머리 짧은 새초롬한 얼굴도 보이네요.
시간이 지나면 비탈이 보일 거예요.
그리고 거울을 보면 알아차리게 될 거예요.
그때 챙기세요.
이렇게 노래는 끝났다. 바람이 불고 있었다. 따뜻한 바람이었다. 변화는 이제 나의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이 세상은 전생의 행위로 말미암아 존재하며, 사람들도 그러한 행위를 전제로 인해서 존재한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모든 삶이 달리는 수레가 바퀴 가운데 축에 연결되어있듯이 우리 인간들도 자기가 한 행위에 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지금까지의 모든 행위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게 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번득이는 욕망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뺀다면 우리들의 삶엔 무엇이 남을까?


묘비에 새겨진 몇 줄의 묘비명이 아닐까?
내가 태어난 날과 죽은 날 사이에 들어 갈 몇 센티미터의 가느다란 직선이 아닐까?
진정한 성찰, 진정한 깨달음은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순수한 나, 본성의 나에게 자유를 가져다주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그것과 만나자. 파란 마음 가득한 내 마음 안의 우주와 만나자!
그리고 변하자.
두렵고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네 인생을 멋지고 행복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한번 시도해볼 만하지 않는가! 파란마음 가득한 그곳 원래의 나, 순수의 나와 만나자. 단 한 번만 그것과 만나면 알아차리게 될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