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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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 있으라

성운星雲 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우리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요?
마음속에 단지 돈과 재물만 있는 사람은 재산을 하늘과 땅보다 더 크게 간주하니, 당연히 돈의 중요성은 도덕과 정의를 넘어서게 됩니다. 오직 명예와 지위만 보이는 사람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명예와 지위를 높일까만 생각합니다. 그에게 있어 명예와 지위는 유일하게 추구해야 하는 것이며 도덕과 인격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문제 삼지도 않습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마음속에 오직 나만 있고 남은 없습니다. 마음속에 남이 없는데, 자신이 그래도 사람일까요?
어느 노파가 『금강경金剛經』에서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無我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이라 설하는 것을 듣고는 바로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無我相이면 어떻게 무인상無人相을 할 수 있습니까?
사람은 성공하지 못하고, 큰 사업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그가 항상 ‘나’를 ‘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다른 사람을 나보다 중요하게 보면, ‘사람을 얻은 자는 흥한다’고 말하듯이 어찌 사업이 성공하지 못할까 근심하겠습니까?
어른이 자손을 교육시킬 때, 그들에게 학문을 가르치지 않고, 사회의 여러 가지 직업과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학자들이 제각기 어떤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까지 알도록 교육하였습니다. 자세히 말하면 정론계의 학자들은 어떤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문학, 과학, 의학, 사학, 철학 등 각 분야에서 각기 어떠한 정통한 전문가들이 있는 것까지도 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중요한 것은 바로 그들을 각계 전문가들의 정수를 알게 하고 마음속의 중심인물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손에게 수만 개의 인명人名을 심어주어 대부분 자손들의 마음속에 천군만마를 가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남이 들어 있는데도 사업이 없을까 두려워하시겠습니까?
송나라 명재상 여몽정呂蒙正은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마다, 늘 그 사람에게 어떤 인재를 알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만약 있다면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작은 수첩에 적었다가, 적절한 시기에 조정에 추천해 주어 적임자를 제 자리에 중용했습니다.
요즘 사회에서 무릇 지도자의 주머니 안 수첩에도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사실,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안 좋지만, 수첩에 적는 것도 소용없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 사람이 걸어가면 그 속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사람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지식이 천루한 사람도 반드시 얻는 것이 하나 있다[愚者必有一得]’는 마음속에 남이 있고 또 사람을 부릴 줄 알면, 설령 오합지졸을 가지고도 전쟁터에서는 언제나 이기는 군대가 될 수 있습니다.
『금강경金剛經』에서 설하는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無我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은 깨달음을 얻은 자가 법계 평등의 가장 높은 경지를 체득한 것입니다. 그러나 세간법 중에 당신은 ‘무아상無我相’을 할 수는 있지만 ‘안하무인’해서는 안 되며, 마음속에 남이 없으면 더더욱 안 됩니다. 그래도 우리는 마음속에 ‘인상人相’을 형성하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