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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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림사 성지순례를 생각하며

정연윤
여래사 불자


아침 일찍 큰애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여래사로 향했다.
휴무일, 잠시나마 절에 들려 마음자리를 잡기도 하고 절 언니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눈다.
보통 예불시간이 시작 될 무렵 집을 나서서 끝날 때 쯤 절에 도착 하는데, 오늘은 큰애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물었다.
“엄마가 병원에 데려다 줄까?”
“예. 저야 좋죠.”
큰아이는 얼마 전부터 환우들과 함께 하고 있다.
언젠가 내 자신처럼….
아이는 직장 동료와 환우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환한 마음으로 전해주었다.
못다 한 이야기는 퇴근 후 다시 하기로 하고 여래사로 향했다.
법당을 참배한 후 관음전에 앉아 공림사 순례 때의 모습을 떠올린다.
몇 년 전 어느 책에서 인연 있는 스님께서 꼭 가야 한다고, 꼭 가서 기도를 해봐야 한다고, 당신의 인생 사찰 중 한곳이라고 적극 권유하셨던 사찰이다.
법주사 참배를 마치고 공림사에 도착하니 성재스님께서 환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신다.
공림사.
법주사의 말사이며 스님들 선방이다.
그야말로 숨소리조차 죽여 가며 조용히 있어야 할 곳이다.
전각마다 참배를 하고 숙제 아닌 숙제인 이곳저곳 사진 찍는 일을 했다.
새들이 알을 품듯 산이 공림사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프면 엄마 손이 약손이듯 공림사는 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약손이 되는 듯하다.
참배와 숙제를 마치고 연꽃 밭을 바라보며 마음자리를 잡았다.
주위가 어수선하고 시끄럽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연꽃향이 내 몸에 가득하다.
며칠 아니 몇 시간만이라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내게도 어느 스님처럼 인생 사찰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한 사찰이 여래사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준 절이 여래사이다.
난 지금 여래사에서 마음자리를 잡고 있다.
더위가 놀랠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