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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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명의名醫다

문상돈
한의학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끊고 나니까 가래가 오히려 많아지고 더 자주 기침을 하며 콧물이 나요”
담배를 끊고 나서 이렇게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금연하고 난 후 몸이 자기에게서 독소들을 제거하려는 능력을 얻고 난 뒤에야 자주 몸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과정이다. 담배를 끊고 나면 몸은 손상된 부분을 수리하고 몇 년간에 걸친 혹사로 손상된 비정상적인 세포를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몸이 더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징조다.
만약에 불이 난 빌딩에 들어가 유독한 연기를 마신다면 몸은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당연히 눈물과 콧물이 흐르고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인체가 독성 연기로 인한 손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인체 시스템은 질병의 원인에서부터 스스로를 보호한다.
위의 상황처럼 유독가스가 몸 안으로 들어오려 할 때 생기는 기침은 건강하다는 표시이다. 유독가스에 대해 인체가 폐를 깨끗이 유지하려고 기침을 한 것처럼 몸에 독소가 침입했을 때 건강한 몸은 활발한 반응을 한다.
내 몸은 건강에 나쁜 노폐물을 제거하려고 기침을 하고 재채기를 하며 열과 발진을 나게 하고 구토나 설사를 통하여 배출한다. 사람들은 외부에서 건강에 나쁜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인체가 그 물질을 씻어버리거나 밀어내려고 한다는 것까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독소에 대해서는 치료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안에서부터 생긴 눈에 보이지 않는 독소에 대해서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것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못한다. 만약 몸이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몸 밖으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노폐물은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체내에서는 통증 없는 세포만 손상시킬 것이다. 즉 겉으로는 번지르르 하지만 안으로 골병이 드는 셈이다.


얼마 전 30대 후반의 여성이 내원하였다. 냉대하가 심하고 질염이 잦아서 진찰을 받게 되었는데, 이 증상이 생긴지 10년도 넘어서 이젠 치료하는 것도 지쳤다며 하소연을 하였다. 증상이 생겨서 부인과에 가면 염증이라고 진단받았고, 대부분 항생제나 소염제를 복용하면 그때마다 가라앉아서 쉽게 처방받아 약을 먹는 행위를 반복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갈수록 대하와 질염의 빈도가 잦아지고 근래에는 조금만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금방 병이 도지고 약을 복용해도 잘 낫지 않을 뿐더러 이제는 양약을 자주 먹다보니 속이 아프고 소화가 안돼서 한방으로 나을 수 있을지 기대를 가지고 내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안에서부터 생긴 독소에 대한 몸에서 보인 반응이 바로 대하와 질염이었다. 그러므로 보이는 현상, 즉 하초에 비정상적으로 분비물이 흐르거나 염증이 나타나는 것은 원인이 아니었고 내부에 축적되어 있는 독소를 스스로 청소하고 해독하려는 과정이었으므로 현상을 치료할 것이 아니라 본질인 독소가 없어질 수 있도록 치료방향을 잡았어야 했다. 반복된 항생제나 소염제와 같이 약이라는 형태로 소비되는 더 많은 독이 내장의 독성을 점점 키워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약도 듣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일이 다 그러하겠지만 특히 질병치료에 있어서는 표表를 볼 것인지 본本을 볼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이 경우는 속만 청소하면 대하든 질염이든 금방 없어지는 케이스였다.


증상이 없다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업무상이든 모임 때문이든 자주 술을 마시듯이 대다수 현대인들은 매일 한 가지 형태나 다른 형태로 자신의 몸에 독을 넣고 있으면서 스스로 건강하다고 여기고 있다.
증상은 내 몸이 자기에게서 내재화된 노폐물을 제거하려고 노력할 때 발생하고, 그 결과 점액이나 염증성 고통이 생긴다. 위의 여성처럼 겉으로 증상을 표출할 수 있는 기능적 회복능력을 가진 경우라면 그나마 건강을 유지 관리할 수 있겠으나 노폐물을 증상을 통하여 체외로 내보내지 못하고 내부 장기에 스며든다면 이때부터는 질병의 크기와 깊이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세상에는 내 몸 만큼 나를 고칠 수 있는 명의가 없다. 치료에 적절한 환경을 만들고 모든 장애물과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되면 몸은 스스로를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