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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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잘 쉬어도 병원에 안 간다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건강, 체력 증진, 체중 감량 위한 하루 10분 호흡운동
등산을 할 때나 계단을 오를 때, 초록불이 깜박이는 횡단보도를 급히 뛰어 건넜을 때 숨이 차면 ‘내가 체력이 많이 떨어졌구나’ 하고 느끼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걱정한다. 또한 운동을 하다가도 근육의 통증을 느낄 때보다는 숨을 몰아쉴 때, 지금 하고 있는 운동 강도가 세다고 판단하곤 한다. 이처럼 호흡은 몸의 상태를 가장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지표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또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요즘, 호흡에 대해서는 그저 깨끗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는 정도밖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으면 몸에 이상이 생기고 물도 적정량 이상 마시면 체내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듯 호흡을 통해 섭취하는 산소 역시 과하게 섭취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산소도 적정 섭취량이 있다
근육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산소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몸 속 온갖 기관과 근육에 산소를 전달하는 혈액 속 헤모글로빈의 산소 포화도는 94~97%로, 이를 넘어가면 산소를 아무리 더 공급한다고 해도 근육이 움직이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피로감과 노화를 촉진시키는 활성산소의 발생을 높이고, 우리 몸이 필요 이상으로 산소가 과한 환경이 ‘정상’이라고 느끼도록 훈련시켜서 산소가 조금만 부족해도 숨 가쁨을 느끼게 만들어 버린다.
이 책에서는 건강을 회복하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이 호흡 능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날 때 지니고 있던 호흡 기능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성장하면서 섭취하는 음식이나 생활 습관, 잘못된 상식 때문에 본래의 호흡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호흡 패턴을 파악하여 바로잡고,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호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각각의 기능과 관계 같은 이론적 배경에서 시작하여 적은 양의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우리 몸을 적응시키는 훈련법에 대해 단계적으로, 그리고 세세하게 알려준다.


건강한 호흡 습관이란 어떤 것인가
원래의 호흡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한 가지는 바로 ‘호흡량을 줄이는 것’이다. 호흡량을 줄인다는 건 호흡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호흡 수를 줄여도 한번 호흡할 때 들이마시는 공기량이 늘어나면 결국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절대 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호흡 습관이 있다.
바로 입으로 숨쉬기(구강호흡), 심호흡(흉부 호흡), 한숨이다. 이 세 가지는 자기도 모르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량을 늘리는 대표적인 습관이다. 체내에 적정량이 있어야 하는 이산화탄소를 과도하게 배출해서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산소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만성 과호흡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신체의 여러 기능이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루어지듯, 호흡 역시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일어나는 불수의적 반응이다. 따라서 한번 그런 성향이 발현되면 내가 의식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 계속해서 그 방식대로 움직인다. 이를 교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의도적인 ‘호흡 중지(숨 참기)’다. 처음에는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숨을 참는 시간을 점점 늘려나가다가 익숙해지면 점차 서서 호흡 중지하기, 걸으면서 호흡 중지하기, 걷는 걸음 수를 늘려가며 호흡 중지하기, 뛰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호흡 중지하기 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법부터 시작한다. 바로 체내 산소 수치 테스트(BOLT)라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에 맞는 단계별 훈련법과 그에 대한 주의사항까지 아주 세세하게 풀어 안내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부터 노약자까지, 그리고 체력이 좋은 사람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각의 상태에 더불어 책의 말미에는 본문 중 나온 훈련법을 요약, 수록하여 지금까지 배운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부테이코 호흡법에서 시작된 산소 활용 프로그램
‘호흡량을 줄여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천식이 기도氣道의 수축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과호흡으로 인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개발된 부테이코Buteyko 호흡법과 맞닿아 있다. 발작이 일어날 때마다 약을 먹거나 호흡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천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1990년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이 호흡법은 천식 환자만이 아니라 수면장애,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훈련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케이블 텔레비전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서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소개되기도 하였다. 약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천식 환자였던 저자도 부테이코 호흡법의 도움을 받아 완치된 뒤, 현재 부테이코 호흡법 전문 교육자로 활동하며 5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이 책에 소개된 호흡 훈련법, ‘산소 활용The Oxygen Advantage 프로그램’은 바로 이 부테이코 호흡법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부테이코 호흡법의 천식 치료 효과가 아닌, 건강과 체력 향상 그리고 운동 능력 향상을 중심으로 훈련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운동선수들이 지구력과 운동 수행력을 키우기 위해 공기 밀도가 낮은 고지대에 올라 훈련하는 것처럼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치료, 심장 질환 예방 같은 의학적 효과와 특별한 식단 조절 없이도 자연스레 식욕이 줄어 다이어트가 되는 소소한 것까지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더 많은 산소를 유입시킨다는 개념은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충분히 제공할 정도의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음식을 먹으라고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가르친 학생 중 다수가 처음에는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비록 나쁜 의도는 아닐지라도 서구 매체는 말할 것도 없이 스트레스 상담가, 요가 강사, 물리 치료사, 스포츠 코치들이 심호흡이 인체에 ‘도움’이 된다고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통념이 사라지지 않은 원인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사실 심호흡을 하면 몸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기분은 정말 좋아지기 때문이다. 한낮에 낮잠을 자고 난 고양이가 몸을 죽 펴서 스트레칭을 즐기듯이,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폐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면 상체를 스트레칭하는 효과가 있어 이완되는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많은 사람이 이를 근거로 하여 호흡을 크게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는 말이다.
- 본문 42~43쪽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바로 헤모글로빈이 “이산화탄소가 존재할 때” 산소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과호흡을 하면 폐, 혈액, 조직, 그리고 세포에서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가 씻겨 나간다. 저탄산증이라는 이 현상이 일어나면 헤모글로빈은 산소와 결합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그 결과 산소 방출량이 줄어 조직과 장기로 운반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든다. 그리고 전달되는 산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근육 역시 하고자 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지 못한다. 언뜻 말이 안 되는 것 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하는 동안 한계에 다다랐을 때 더 크게, 깊게 숨을 쉬고 싶은 충동에 따라도 근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산소의 양을 더욱 감소시킨다. 반대로 호흡량이 올바른 수준으로 유지되면 혈액 내 이산화탄소 압력이 높아져 헤모글로빈과 산소 사이의 결합이 느슨해지고, 결국 근육과 장기에 산소가 전달되는 과정이 촉진된다. 『호흡기 생리학Respiratory Physiology』의 저자 존 웨스트John West는 이렇게 말한다. “근육 운동은 열을 만들어내는 활동이고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그리고 근육 내 모세혈관으로부터 분리되는 산소의 양이 늘어나야 효과가 증가한다.” 활동하는 근육에 산소를 더욱 잘 공급할수록 근육은 강하고 오래 작용할 수 있다.
- 본문 49~50쪽


산소 활용 훈련은 일시적으로 인체의 산소 포화도를 줄여주는 방법이다. 주로 고지대에 거주하거나 이런 곳에서 훈련을 받아야 산소 포화도가 줄어든 상태가 될 수 있지만 호흡 중지 훈련을 사용하면 같은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호흡 중지를 최고 강도로 5회만 수행해도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액 내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 마지막 호흡 중지를 실행한 지 10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호흡 중지 훈련은 경기 직전에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일까? 대답은 ‘노no’다. 몇몇 연구를 통해 산소 농도가 감소 환경에 정기적으로 노출되면 산소 운반 능력을 영구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므로 평소 훈련에 산소 활용 프로그램을 결합하고 휴식기나 일상생활 중에 비강 호흡을 실행하면, 경기에서 이길 확률을 높이고, 단기는 물론 장기적으로 지구력이 향상되는 실제 생리학적 변화를 확인하기 시작할 것이다.
- 본문 186~1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