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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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모습을 잃지 않는 삶이 수행이다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코로나19 전염시대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착잡하기가 한량이 없습니다.
그러나 불과 100여 년 전 스페인독감으로 5천만 명이 사망 했고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으로 5천만 명이 희생되었다고 했습니다. 이보다 더 거슬러 가면 쥐가 인간에게 전염시킨 페스트 흑사병黑死病은 유럽 전역을 휩쓸어 2억 명 가량이 희생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100여 년 전, 무오정변의 역병疫病으로 14만~15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의술의 발달과 대처를 잘 해나가고 있으니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때는 아닙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현상은 의학계를 긴장 시키고, 이로 인해 방역당국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니, 방역당국에서 제시하는 방역지침에 따라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불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로 인한 여러 모습을 보면서 문득 거짓과 거짓말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거짓과 거짓말은 같은 의미인 것 같지만, 거짓은 방편설方便說이요 거짓말은 망어妄語입니다. 어린아이에게 쓴 약을 먹도록 하기 위해 달게 만든 시럽이나 캡슐로 포장해서 먹이는 것은 거짓이라는 방편이지만, 쓴 약을 쓰지 않다고 하며 먹였는데 먹고 나서 쓰다면 이는 거짓말인 망어妄語요 기어綺語이며 양설兩舌이고 악구惡口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분별상分別相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나를 내세우는 아상我相, 사람을 내세우는 인상人相, 중생을 내세우는 중생상衆生相, 한없이 살 것이라는 수자상壽者相 등은 결국 반야般若의 눈을 멀게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과거심불가득過去心不可得이요 현재심불가득現在心不可得이며 미래심불가득未來心不可得입니다. 과거의 마음 현재의 마음 미래의 마음은 가히 얻을 수는 없습니다만, 욕지전생사欲知前生事면 금생수자시今生受者是라고 했습니다.
만약 전생의 일을 알고자 하면 금생에 내가 처한 현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욕지내생사欲知來生事면 금생작자시今生作者是라, 만일 내생의 내 모습을 보고자 하면, 금생에 내가 행하는 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작자수自作自受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며 자승자박自繩自縛인 인과법因果法을 지혜智慧의 안목眼目으로 바로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거울에 비유합니다. 거울에 먼지가 끼면 사물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세면장에서 면도나 세수를 하는데 거울에 수증기가 끼면 내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로 보려면 어떻게 하여야 되겠습니까?
거울에 물을 살포시 끼얹든지 손으로 거울에 낀 수증기를 한번 훔쳐 주어도 거울에 얼굴이 드러나 바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멋대로 놓아두는 사람은 후회하지 않는 일이 없다” 했습니다.
그러한 사람은 늘상 후회 막급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불보살님을 가까이 하며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하는 발보리심發菩提心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제자들이 수미산須彌山 순례 길을 간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묻습니다.
“수미산 순례는 왜 가는가?” “그 산을 순례하고 오면 업장이 소멸되고, 아뇩지阿縟池 호수에서 그 물로 몸을 씻으면 갠지스 강가의 강물처럼 업장이 모두 녹는다고 하여 수미산 순례 길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 하시기를 “그게 아니라네. 불보살을 가까이 하며 발보리심을 내야 업장이 소멸되는 것이지, 거기 가서 목욕하고 순례한다고 업장이 녹는다면 거기 사는 물고기나 들짐승들은 무엇이 되었을까?”
그 물로 업장이 녹는다면 거기에 살고 있는 물고기는 뭐가 됐을까요? …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가르침입니까?


우리들은 코로나19에 더 넓은 마음과 아량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넉넉한 마음, 편안한 마음, 너그러운 마음의 연민심憐憫心으로 더불어 함께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두려움의 어려운 시기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두려움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교의 수행법인 기도와 명상으로 생활화 하면 됩니다.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으로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규범을 철저하게 닦게 되면 몸이 고요해지고, 선정삼매禪定三昧에 들게 되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지혜 또한 증장되어서 의심까지도 여의게 되어서 불성佛性을 볼 수 있게 됨을 충분히 인식 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보살菩薩이 바라밀波羅蜜을 실천하는 것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수행은 상구보리입니다.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함께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일체중생들에게 불종자佛種子가 끊어지지 않게, 이런 시간들을 가지는 것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앞에서 거짓은 방편이라 하였습니다. 그 방편은 보리심菩提心이 증장되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보리심은 다름 아닌 사홍서원四弘誓願입니다.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이 사홍서원은 보리심으로부터 증장되어 드러나는 현상입니다. 다 이루려하는 마음이 보살의 광대무변한 이타행利他行을 오래 동안 바라밀을 닦으며 보리심을 증장 시켜서 깨달음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확신과 신념의 마음입니다.
보리심은 깨달음을 구하고 중생들과 함께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근과 보리심은 방편과 자비로 증장되어가야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처음 발심發心하실 때부터 한결같은 마음으로 드러낸 것이 여래如來의 종성種性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리심을 낸 것이지 『금강경金剛經』에서 처럼 수다원须陀洹 사다함斯陀含 아나함阿那含 아라한阿羅漢의 4과를 증장시키기 위해서 보리심을 내어 깨달음을 이루신 것이 아닙니다. 보살이 지혜를 구족하면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의 종성이 영원히 끊어지지 않습니다. 보살이 지혜를 구족하면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기 때문에 부처님의 종성은 끊어지지 않습니다. 중생들을 위해서 항상 법장法藏을 열어 보이기 때문에 법보法寶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교법敎法을 잘 받들어 어기지 않기 때문에 승보僧寶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보리심을 일으킨 여래의 종성을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방편으로 드러나는 보살행을 실천해야지 거짓말을 하는 망어, 기어, 양설, 악구가 횡행하는 곳에서 노출되어 사는 인생은 안 될 것입니다.
자신의 위생관리와 방역에 동참하여 항상 편안한 모습을 잃지 않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자양분이 되는 불자들이 되길 염원합니다.


asanjungw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