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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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은 비만이 없는 이유가 있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하루 동안 하지 말아야 할 금기는 밤늦은 시간에 배부르게 먹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나쁜 습관에 대해 하루의 금기, 한 달의 금기, 일 년의 금기 그리고 평생의 금기로 분류하여 말하고 있다. 위 내용은 그중 하루의 금기에 해당한다. 그 시대에도 야식이 우리 몸에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터였다. 그런데 어디 야식뿐인가? 주위에는 건강에 해로운 음식이 널려 있다. 과자 등 가공식품을 섭취해서 생기는 문제점은 이미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바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왔다.
살이 너무 많이 쪘다. 숨을 헐떡거리면서 자기 몸을 스스로 추스르기 힘들 정도로 고도 비만이었다. 엄마에게 아이의 생활습관을 자세히 물었더니, 몇 가지 습관에서 비만이 시작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아이는 과자를 좋아하고 매일 밤마다 햄버거 소시지 등 가공음식을 먹은 후 잠든다는 것이었다. 나쁜 식습관을 고치려는 여러 차례의 노력에도 별 다른 변화는 없었다는 엄마의 호소가 안타까웠다.
다이어트에 효과 좋은 한약처방은 무수히 많다.
식욕을 억제시키거나 지방 분해 속도를 촉진시키는 등 한약을 복용하면 바로 효과가 기대할 수 있었지만 아직은 초등학생이라 약 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생활습관 교정을 선택했다. 우선 가공식품을 줄이기로 아이와 약속했는데, 불과 열흘도 되지 않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아이가 자발적으로 야식을 중지하면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몇 개월 사이에 두둑하던 턱은 V라인이 생기고 불룩하던 배는 쑥 들어가 몰라보게 날씬해졌다.


예전에 미국 플로리다에 간 적 있었다.
엄청나게 살찐 미국인들을 도처에서 볼 수 있었다. 사람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살찐 애완견까지 많은 줄은 몰랐다. 그래서 미국에는 살찐 애완견들이 먹는 사료가 있고 심지어 비만한 애완동물을 위한 피트니스 센터와 비만 클리닉도 따로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개 팔자가 상팔자인 셈이다. 애완견뿐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비만인 경우는 흔하다. 반면에 야생동물들은 어떤가? 야생동물에게는 비만이 없다. 야생에서 사는 동물들은 생존 자체가 치열하기 때문에 많이 움직여야 한다. 또 가공식품 같은 질 낮은 음식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어서 살찔 틈이 없다. 배추 농사짓는 농부가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오히려 한 해 농사를 망치고 만다. 과잉된 거름은 배추를 썩게 만들고 맛 또한 떫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적재적소에 맞아야 한다.


여름이면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가 날씨가 쌀쌀해지면 급격하게 줄어든다. 가을 겨울로 들어서면 의복으로 살찐 몸매를 가릴 수 있어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장기적인 계획으로 내년 여름이 되기 전까지 날씬해지고 싶다면 오히려 기온이 떨어지는 지금부터 서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번 다이어트는 야생동물처럼 많이 움직이고 나쁜 음식은 멀리하면서 느긋하면서 끈기 있게 다이어트에 돌입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