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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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종교가 말하는 죽음 이후의 삶

죽기 전에 봐야 할 사후 세계 설명서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죽기 전에 봐야 할 사후 세계 설명서』
정가 17,000원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지음
주성원 옮김
130×200mm|256쪽
불광출판사 펴냄


 



죽음을 사유한다는 건
인간이라는 증명이다!
죽음이 삶을 결정한다! 이렇게 힘주어 말해도 평소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어느 시대나 그랬다. 죽음은 항상 인류의 큰 숙제이자 관심사라고 하는데, 왜 정작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그럴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죽음은 생각하기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죽음은 언제나 인간의 제일 관심사 중 하나였다. 하지만 21세기에 이른 지금까지도 죽음이 무엇인지, 사람이 죽은 후에 어떻게 되는지를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과학과 첨단 기술의 진보도 답을 하지 못한다. 지성의 역사와 지식의 총합으로도 풀지 못한 난제를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깊이 파고들 수 있을까. 조금만 생각해 봐도 골치가 아프다.
둘째, 죽음은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죽음이 무엇인지,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죽는 건 무섭다. 알 수 없는 막연함에서 오는 공포와 두려움, 슬픔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무섭고 께름칙한 일은 되도록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의 본성이다. 생각한다고 해서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괜히 기분만 나빠질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죽음을 숙고하지 않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나 ‘나’의 죽음은 더욱 생각하기 힘들다. 타인이나 다른 생명의 죽음은 간접 경험할 수 있지만 ‘나’의 죽음은 결코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죽는다! 어떤 느낌일까? 직접 죽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내가 죽고 나면 나의 영혼은 어떻게 될까? 세상은 또 어떻게 될까? 가족과 친구들은? 공허하고 막연하고 두렵지만, 이 알 수 없는 물음에 대한 천착이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첫걸음이다.
죽음은 쉽게 생각할 수 없고 깊이 생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사람은 죽음에 관해 진지하게 사유해야 한다. 그것이 다른 종種과 인간을 구별 짓는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이며, 그로부터 한층 넓어진 안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야기들은 시대를 거쳐 축적되어 온 죽음에 관한 인간 사유의 결정체이자 국적과 인종을 떠나서 누구에게나 유익한 참고 자료이다. 긴 세월을 거치며 만들어진 기존의 사후관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도 좋고, 이를 토대로 새롭게 자기만의 죽음을 써 내려가도 좋다.


답은 없다, 길이 있을 뿐!
세계 5대 종교가 묘사하는 사후 세계를 유영하며
나만의 죽음을 스케치하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시작인 1장은 죽음의 불가지성과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마지막 6장은 전체 내용을 아우르며 요점을 간략히 정리한다. 2장부터 5장에서는 종교와 문명이 정의하는 죽음과 사후 세계관을 상세하게 다룬다. 순서대로 일신교(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 다신교(힌두교·불교), 중국 문명(유교·도교·불교), 일본 문명(신도·불교)에서 말하는 죽음과 그 이후의 세계에 관해 설명한다. 이른바 세계 5대 종교(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유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는 죽어서 어떻게 될까?’ 이 근원적인 물음에 관해 각각의 종교는 완전히 다른 답을 들려준다. 일신교는 모든 일은 신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은 신의 영역이라 인간이 어쩌지 못한다. 사람이 할 일은 자신을 존재케 해준 신에게 감사하며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일이다. 그러면 신의 구원을 받아서 ‘신의 왕국’으로 가 영원히 신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반면 인도의 다신교는 사람이 나고 죽는 것은 우주의 질서이며 이는 인과因果의 법칙에 따라 흘러간다고 말한다. 사람이 죽으면 동물이나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는 이번 생의 노력에 달렸다. 복을 짓고 부지런히 수행할수록 더 나은 환경을 가지고 태어난다. 중국의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조상이 되어 후손들을 돌봐주며, 도교에서는 죽은 자의 나라에 가서 산다. 일본의 민족 종교인 신도神道는 사람이 죽어서 황천으로 가거나 신이 된다고 말한다.
죽음에 관한 정설은 없다. 이 책 역시 무엇이 정답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각 종교와 문명이 가진 사유의 특징과 핵심, 서로 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죽음에 이르는 여러 가지 길을 보여준다. 혼자서는 골몰해도 풀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힌트를 종교에서 찾아보려는 시도이다. 오해는 말자! 이 책이 종교의 사유를 들여다보고 종교의 생사관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특정 종교를 강조하거나 강요하는 건 아니다. 개인의 죽음은 선택과 신념의 문제이다. 중요한 건 신앙심이 아니라 죽음에 관한 자신만의 확고한 관점이다. 물론 무언가를 향한 ‘믿음’을 가진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 맹신이 아닌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진리를 보는 눈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죽음은 연습과 훈련 없는 실전이다
죽기 전에 어떻게 죽을지 결정하라!
곳곳에 죽음이 있다. 그것은 예고 없이 불쑥 우리를 찾아온다. 살다가 죽음이 닥치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 언젠가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오리라 생각하면 사는 게 두렵고 허망하다. 소중하게 아끼는 존재와의 헤어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슬프고 가슴 아프다. 그래서 가능하면 죽음을 잊고 살려고 하지만 살다 보면 반드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때가 온다. 죽음을 피해갈 수 없듯이 죽음에 관한 생각 역시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다. 이 책은 그런 순간을 위한 것이다. 죽음을 겁내지 말고, 뒤로 밀쳐 두지 말고, 당당히 마주하고 그 안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든, 우주의 법칙이 만들었든, 인간은 분명히 특별한 존재다. 인간만이 죽음을 깊이 사유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고 나서 어떻게 될 것인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질문과 그에 따른 결정이 삶을 더욱 단단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왜냐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두려움과 걱정이 바로 죽음이기 때문이다. 죽음 문제를 해결한 사람에게 나머지 시련은 삶의 사소한 과정일 뿐이다. 죽음이 두렵지 않으면 사는 게 두렵지 않다.


“죽음에 맞서려면 언제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
_저자의 말


책 속으로
인도 문명은 ‘진리를 깨닫는 것’에 최고의 가치를 둔다. 브라만교도 힌두교도 불교도 이 점은 마찬가지다. ‘진리’란 무엇인가.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 있는 그대로의 사건을 인식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인과관계의 연쇄 네트워크를 인식하는 일이다. 그러한 인식, 즉 ‘진리를 깨닫는 것’은 가능하며 거기에 최고의 가치가 있다. 인도 사람들은 그렇게 확신한다. _83쪽


그렇다면 붓다는 사람인가? 답은 “그렇다”이다. 붓다가 사람이 아니라면 진리를 깨닫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동물은 지능이 부족해서 깨달을 수 없다. 신과 천인은 축복받은 존재여서 괴로움이 없다. 괴로움이 없으면 진리를 깨달으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붓다는 사람이다. 진리를 깨달았다고 해서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고타마를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고타마는 보통 사람으로 일생을 보냈다. _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