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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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산의 관리법

 


불광산의 원만한 대중생활 ③


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지난 호에 이어서>


오찬처誤餐處와 적수방滴水坊


불광산에 건설한 전각·교실·홀·회의실 등은 모두 홍법을 위해서였고, 이 모든 것은 사회 대중의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찰에 들어와 예불을 하고 싶다는 대중은 불전에 들어가고, 손님이시라면 소님 접견실로 들어갑니다. 회의·방문·교육·식사 등 어느 하나 불광산에 와서 빠진 게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많은 건축 외에 불광산에는 시설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과복리사因果福利社입니다. 그곳에는 모두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습관상 필요에 따라 설계한 일상용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찰에서 매월 주는 세제 외에 로션이 필요하다거나 사찰에서 스웨터 같은 다른 물건을 제공해 주길 바란다거나 하면 어찌해야 할까요? 전체에 다 공급하자면 사찰에서도 많은 지출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담백한 생활을 해서 별도의 물건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의 어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인과복리사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이 많은 일상용품·생활용품들은 가져간 뒤에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모두가 누리는 물품은 모두 평등하게 고루 사용하는 것이지만 특별히 요구한 것은 당연히 스스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인과복리사에는 관리하는 사람은 없지만, 상품 위에 가격 표시가 되어 있으니 직접 가서 가져가시면 됩니다. 돈을 안 내도 아무도 모르겠지만, 인과는 알 것이니 그래서 인과복리사라 부릅니다.
이외에 불광산에는 제자들을 위해 설계한 생활 속 작은 성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 시간을 놓쳤을 때, 굶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식사는 반드시 대중이 함께 해야 하지만 업무상으로나 또는 손님 접대의 공무로 식사 시간에 맞출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오찬처誤餐處에 가면 됩니다. 거기에는 전기밥솥과 보온냄비 등이 있고, 냉장고에는 차가운 음료수도 있어, 언제나 당신에게 제공해 줄 식사거리가 모두 구비되어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방문했을 때, 사찰에 폐를 끼치기 싫고 개인적으로 접대하고 싶다면 친구 서너 명 또는 가족이나 친속을 적수방滴水坊으로 데리고 가도 됩니다. 안에는 간단한 음식도 있고, 면과 밥도 있고, 간식거리도 있으며 각종 반찬들도 있습니다. 잘 먹고 난 뒤 비용을 내고 싶다면 등과 향 값을 보태고, 만일 내고 싶지 않다면 먹고 그냥 가도 괜찮습니다.
제가 처음 적수방을 설계한 의미는, 세상을 살아가며 물 한 방울과 같은 은혜라도 샘물로 보답하라고 모두에게 권면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습니다. 사찰을 위해 발심한 수많은 수도자들에게 사찰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데 있어, 적수방의 직원은 곧 사찰을 대표하여 보답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대중은 마땅히 우리에 대한 사찰의 보살핌에 감사하며 ‘물 한 방울의 은혜도 샘물처럼 보답한다’를 실천해야 합니다.
현재 불광산의 출가제자들이 이 많은 대우를 누리는 것은 물론, 일부 신도도 이런 수많은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기쁜 마음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적수방에 와서 식사하거나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한마디로 불광산에서는 비록 부유하지는 않고 호텔처럼 배불리 먹고 마시지는 못해도, 담백한 성격을 닮은 기호에 맞는 간단한 식사와 우리가 먹는 납팔죽(腊八粥 : 중국에서 부처님 성도재일인 음력 12월 8일에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대중공양하는 죽)과 같이 일체를 품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불광산 인성화人性化의 품격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