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4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특집 생전예수재1
    특집 생전예수재2
    특집 생전예수재3
    생활세계와 불교
    절문밖 풍경소리
    취재현장에서 본 불교
    인간 붓다 기행
    금강계단
    불화의 세계
    지상법문
    반야샘터
    건강한 생활
    입시광장

과월호보기

예멘 연쇄자살테러사건과 종교 평화를 보는 눈
박관우
BBS 춘천 보도제작부장

1년 365일 한시도 전쟁과 테러가 쉬지 않고 있는
중동에 모처럼 훈훈한 춘풍(春風)이 불고 있다. 미
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3월 21일 이란에 대해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자며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란의 새해 첫날이 보내는 의미있는 메시지로 세
계 각국 정상들도 일제히 환영의사를 밝혔다. 이란
은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달리 독특하게 이란력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춘분(春分)을 새해 첫
날로 맞이하고 있다. 이란으로서도 새해 첫날 반가
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예멘에서 일어난 연쇄자살테러사건
으로 중동의 또 다른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3월 15
일 예멘의 고대도시 시밤에서 한국인 여행객 4명이
숨지고 예멘인 관광가이드를 포함해 3명이 크게 다
치는 1차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인
이 해외에서 당한 첫 자살폭탄테러사건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
한 정부의 신속대응팀과 유가족에게 2차 자살폭탄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3일 간격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자살폭탄테러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고
김선일씨의 참변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선교
단 감금사건 등을 기억하는 한국인에게는 더 이상
과격 이슬람 테러 대상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
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결과 1-2차 테러 용의자는 모두 10
대 후반의 청소년으로, 과격이슬람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
인 것은 수법이 자살폭탄테러인데다 사전에 치밀한
기획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1차 테러 때 용의자는 폭탄벨트를 두른 채 한국여
행객에게 접근해 사진을 같이 찍자며 접근해 폭탄
을 터뜨렸다. 2차 때도 치밀한 수법을 보였다. 1차
희생자 운구절차를 마친 정부 대응팀 차량이 한적
한 시가지에 접어드는 순간 갑자기 뛰어들어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했다. 1-2차 테러 용의자 모두 각
성제 암페타민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카트(qat)
를 씹으며 긴장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테러사건 이후 예멘은 여행제한 3단계 국가
로 지정됐다. 여행위험등급은 해외여행지의 위험도
를 나타내는 제도로, 현재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나
뉘어져 있다. 제1단계는 여행유의, 제2단계는 여행
자제, 제3단계는 여행제한, 제4단계는 여행금지로
정해져있다. 사건 당시 예멘 지역은 가급적 여행을
삼가라는 2등급 여행자제 지역이었는데 이후 한 단
계 격상시켜 3단계 여행제한국가로 지정됐다. 그러
나 현지 한국인이 알카에다의 표적이 된다는 판단
이 된다면 또 한 단계 격상시켜 4단계 여행금지국
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여행금지국은 이
라크와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3곳으로, 이 곳
을 허가없이 여행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벌금형에 처해진다.
문제는 왜 이런 사건이 터졌을까? 하필이면 한국
인을 표적으로 삼았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한국인을
겨냥한 표적테러인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 정부의
답변이다. 다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느냐 안했느
냐에 따라 대응조치의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고 덧붙일 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의 소행임에는 틀림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멘은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가문의 고향이다. 그래서 알 카에다
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수도인 사나를 제외한
나라 전체가 알 카에다 테러 위협 아래 놓여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예멘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테
러행위가 자주 발생하면서 예멘이‘제2의 소말리
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는 해마다 해적행위가 극성을 부려 세계적
인 문제가 되고 있다.
예멘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사건에는 한국인을 표
적으로 삼았다는 정황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
다. 먼저, 알 카에다는 기본적으로 반미 반서방 테
러노선을 천명하고 있고, 한국을 미국과 영국 다음
으로 테러대상국가로 지목했다. 여기에 최근 소말
리아 해적소탕을 위한 한국의 청해부대 파병도 알
카에다를 자극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테러 발생 하
루 전에 한국과 예멘간의 경제교류 확대 소식이 대
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양국간 협력 확대가 결과적
으로 테러의 직간접인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로는 종교적 이유가 작용한다는 분석이
다. 2007년 한국의 모 선교단체가 예멘 시밤지역에
서 여름캠프를 하면서 성경과 십자가를 나눠주고
기독교 관련 공연을 펼치면서 현지 이슬람 세력의
경계대상에 떠올랐다는 것이다. 현지 지역주민들이
당시 예멘 대통령에게 불만 서신을 보낼 정도로 극
도의 경계심을 보였는데, 그 이후 한국의 비정부기
구(NGO)와 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 조차도
기독교 선교단체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1차 테러사건의 희생자 4명 가운데 주용철-신
혜윤 부부는 서울에 상당한 부동산 재벌로, 휴일마
다 이천동 C교회를 찾고 성가대 단원으로 활동할 정
도로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세 번째로, 예멘의 경제적 어려움과 지정학적 요
인이다. 예멘은 중동국가 가운데 1인당 GDP가 낮
은 빈국으로, 삶의 어려움 때문에 종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극단적 이슬람주의
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강력한 반
정부 테러 또는 반 정치운동을 통한 반미 반서방의
조직목표를 극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여
기에다 예멘은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달리 평탄한
사막이 아니라 험준한 산악지형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알 카에다와 같은 과
격 이슬람 무장단체의 새로운 근거지가 되고 있다.
네 번째로, 최근 예멘지역 알 카에다 조직에 대한
대대적 소탕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2월 24일 15세 청소년이 포함된 알 카에다 조직
원 7명이 외국인에 대한 테러준비혐의로 징역 2년
에서 7년이 선고됐다. 또 한국인에 대한 1차 테러사
건 4일 전인 3월 11일 또 다른 재판에서는 역시 알
카에다 조직원 16명이 외국인에 대한 총격테러와
외국 공관에 대한 박격포 공격혐의로 한꺼번에 법
정에 섰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근본원인은 이슬람
국가 예멘에서 극단주의로 무장한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반미 반서방 활동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의 특정종교 단체의
과도한 선교활동이 자극의 도화선이 되고 있지 않
았나 되새겨 볼 일이다.
예멘의 한국인에 대한 연쇄 자살폭탄테러를 보면
서 다른 종교와 화해하고 관대한 정신을 실천한 부
처님의 일화가 떠오른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시바
장군에 얽힌 이야기다. 시바 장군은 자이나교의 교
도였으며,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시바장군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불교로 개종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의 개종이 옳다고 하더라도 종교 조직간 갈등과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개종을 신중
히 결정할 것은 당부하셨다. 하지만 시바장군은 개
종을 하였다. 개종을 하고 난 뒤에도 자아나교에 계
속하여 공양을 하였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관대
할 것을 당부한 부처님의 말씀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바장군은 곧 모함에 시달렸다. 그가 소를 잡아 불
교의 수행자들에게 공양한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
은 시바와 불교를 심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얼마 가
지 않아 시바를 모함하는 자이나교의 한 교도가 발
각되면서 비난은 잠잠해졌다. 사람들은 자이나교도
를 처단해야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시바 장군은 그
를 용서하였다. 서로 다른 이웃 종교를 인정하고 인
욕을 실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