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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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영화 대본 작가가 A급 영화 대본을 쓰다

이상한 나라의 앨

해리 C. 두리틀
화가 겸 저술가


미국 가주 헐리우드시 베버리 드라이브 17번지: 필자 앨은 토끼 구멍에 결코 빠진 적이 없거나 큰 흰 토끼, 가짜 거북, 또는 첼셔 고양이와 마주친 독특한 경험을 겪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또 다른 앨 (앨리스)에게 일어났다. 작가 루이스 캐롤은 그녀의 초현실적인 이상한 나라로의 모험을 상상력을 동원해 상세히 묘사하였다.
아니다. 필자는 초현실적인 세계를 매우 산문투로 창작하였다. 어떤 작가들은, 오직 작가 캐롤이 하듯이, 공상 장르 스토리를 잘 만들 것이지만, 대다수의 작가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필자는 필자의 거의 전 생애에 걸쳐 영화 대본들과 논문들을 썼고, 그 작품들은 필자가 일하면서 살고 있는 헐리우드라고 불리는 이 이상한 나라의 명사들에게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필자의 결과물들이다.


틀에 박힌 어리석음
캐롤의 작품과 달리, 필자가 무대 또는 영화 대본의 줄거리를 구성하는 방식은 매우 틀에 박힌 스타일이다. 필자는 영화 대본의 첫 번째 부분에서 그 대본의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둘째 부분에서 그들을 나무 위로 올려놓고, 세 번째 부분에서 그들을 나무에서 내려놓는다. 필자는 테네시 윌리암스(1911-1983)가 영화 대본 줄거리를 구성했던 방식으로 이상의 방식을 이해한다. 또는 그 방식은 유진 오닐(1888-1953)의 방식이었는가? 필자는 그것을 확실히 모르겠다. 그 방식은 세익스피어의 방식이었는가? 여하튼, 그 방식은 매우 비유적으로 무대 또는 영화 대본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그 방식이 창의적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무의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그렇지 않다고 반증하는 예시가 여기에 있다.


주요 등장인물들을 나무 위로 올려놓은 후, 나무 아래로 내려 놓아라
위키트 인터네셔날 회사 CEO인 존스에게는 부인과 25살짜리 딸이 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존스는 회사 공금과 부동산을 유용한 혐의로 감옥에 넣어졌다. 이제 주요 등장인물은 비유적으로 말해서 나무 위에 올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딸 남자친구 형사가 진짜 범인을 찾아내, 존스는 감옥에서 무사히 풀려났다. 그래서 지금 그는 나무 위에서 내려오고, 극 또는 영화는 행복하게 끝난다.
이렇게 압축된 스토리 요약을 통해서, 60분짜리 영화 스토리의 기초가 사실상 이루어진다. 영화 대본 작가는 설명 부분인 첫 번째 20분 동안 청중들로 하여금 CEO 존스와 그의 가족들을 익숙하게 만들고, 두 번째 20분 동안 존스의 재판과 투옥을 다루고, 마지막 20분 동안 어떻게 딸의 남자친구 형사가 진범을 추적하여 잡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 공식은 청중과 공감을 이룰 수 있는 확실한 공식이다. 이러한 공식은 영화가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영화 대본 작가들이 무수히 많이 채용한 공식이다.


시도된 그리고 참된 공식
이 공식의 파생물은 오래된 그리고 참된 스토리 라인 공식이다. 예를 들어, 소년은 소녀를 만나고, 소년은 소녀를 잃어버리고, 소년은 소녀를 되찾는다. 또는 사람은 행운을 만들고, 사람은 행운을 잃어버리고, 사람은 행운을 되찾는다. 또는 여인은 아이를 낳고, 여인은 아이를 잃어버리고, 여인은 아이를 되찾는다. 또는, 외계인은 지구인을 만나고, 외계인은 지구인을 압도하고, 지구인은 외계인보다 훨씬 똑똑하다. 이러한 류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야기 줄거리와 상관없이,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쓰여 진 대본은 흥행을 보장한다.


주요 인물들을 계속해서 소개한다
영화 대본 작가와 영화 관객의 관계를 견고하게 만들어놓을 또 다른 확실한 공식은 주요 등장인물을 계속해서 소개하는 공식이다. 필자의 친구로 영화대본 작가인 핼이 필자에게 설명하고 있듯이, 그 방식은 아래와 같다. (미국) 남부의 조그만 교회의 목사는 그의 설교로 유명하였다. 그가 매우 유명하였고, 무수히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주 전역에서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그의 교회로 매주 일요일 찾아왔다.
사람들이 기독교 신자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그 목사에게 물었을 때, 그 목사는, “글쎄요. 저는 제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를 그들에게 말하고 난 후, 그 내용을 그들에게 구체적으로 말하고, 제가 말한 내용을 다시 그들에게 말합니다.” 이 공식은 10분 이내의 설교와 연설에 가장 적당하다. (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 정치인들, 그리고 라디오와 TV 토크쇼 진행자들은 이 공식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 공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 공식은, 아래의 예시에서 보여지듯이, 60분짜리 영화 대본과 같이 상당히 긴 이야기의 전개에도 적용될 수 있다.


두 주연 배우
영화 대본 작가는 관객들에게 말한다. 잘 생겼고, 잘 차려입었고, 멋진 40대의 남성 주연 배우가 매우 규모가 큰 대양을 항해하는 정기선의 트랩을 부두에서부터 걸어서 올라간다. 뱃고동소리가 울리고, 배는 막 떠난다. 대중들이 지껄여대는 소리들이 배경 소리로 점점 크게 들린다. 내레이터가 영화 관객들이 영화 주인공을 만날 때라고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영화 관객들에게 말한다. (바로 이 순간, 내레이터는 케리 그랜트가 연기하지 않는 남자 주인공의 영화 속의 이름과 나이를 드러낸다.) 비록 남자 주인공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지라도, 그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항해를 막 시작한다. 카메라는 그 때 그 영화의 여성 주연 배우를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데보라 커가 연기하지 않는) 주연 여배우는 호리호리하고 아름다운 중년 여성으로 아르마니 옷을 입고 정기선의 트랩 마지막 부분의 난간에 기대어 서 있다. 주연 남자 배우가 정기선의 갑판으로 걸어가자, 카메라는 그 두 주인공의 얼굴들을 이리저리 비추고, 내레이터는 이 장면은 길고 긴 그리고 낭만적인 대양 여정의 시작이고, 길고 긴 그리고 낭만적인 삶의 시작이라고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두 주연 배우의 얼굴을 이리저리 비춘 카메라가 여성 주연 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전율을 느끼게 하는 그녀의 웃음을 매우 부각시킨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 낭만적인 여정과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영화대본 작가는 관객들에게 다시 말한다. 남성 주연 배우와 여성 주연 배우는 이제 갑판에 서 있고, 관객들은 두 주연 배우가 각자의 방으로 가는 모습을 본다. 그들이 쓸 방은 특실이고, 우연인지 모르지만, 두 방들은 바로 옆방이다. 관객들은 그들이 쓸 방이 옆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두 사람은 정작 그 사실을 모른다. 카메라는 정기선의 일등석 식당을 오랫동안 비춘다. 정기선은 이제 바다 중앙에 있고, 저녁 식사 시간이다. 카메라는 2인용 테이블에 앉아있는, 턱시도를 맨 남성 주연 배우를 비춘다. 여성 주연 배우가 식당으로 들어올 때, 카메라는 상하좌우로 식당 입구를 비춘다. 식당 매니저는 그녀를 맞이하지만, 그녀에게 자리를 안내하지 않는다. 매니저의 행동은 일인용 테이블이 없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것을 보고, 남성 주연 배우는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를 그의 테이블로 초대한다.
영화대본 작가는 본인이 관객들에게 말한 것을 다시 그들에게 말한다. 두 주연 배우가 처음 마주쳤을 때 하였듯이, 내레이터는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영화 이야기 줄거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관객들에게 계속해서 알려준다. 두 주연 배우가 두 번째 마주친 상황은 그 둘이 이 영화 속에서 진행시킬 많은 단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 순간, 내레이터는 영화 관객들의 관심을 붙잡아둘 필요가 있다. 이것과 동일한 상황이 관객 어느 누구에도 일어나더라도, 그 상황은 영화 속의 그 두 주인공의 상황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두 주인공이 만나는 이 순간은 그들의 일생에 한번 정도 발생할 기회이고, 그들의 삶은 이 순간을 통해서 완전히 바뀌었다고 내레이터는 반복해서 말한다.


관객들은 두 주연 배우를 알게 된다
시나리오의 내용은 이제 변하고, 내레이터의 해설은 더 이상 없다. 대신, 카메라와 마이크는 두 주연 배우에게 초점을 맞추고, 두 주연 배우가 대화를 할 때, 영화 관객은 그들의 대화 속으로 몰입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영화 관객은 두 주연 배우의 과거와 현재의 프로필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완전히 알게 된다. 두 주연 배우는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관객들은 카메라와 마이크의 덕택으로 그들이 나눈 대화 단편들을 들을 수 있다. 카메라는 그들이 식사를 마친 이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비춘다. 그들은 그 때 그들의 방이 옆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성 주연 배우는 본인의 방으로 들어가고, 여성 주연 배우도 본인의 방으로 들어간다. 카메라는 방으로 들어가는 여성 주연 배우만을 비춘다. 여성 주연 배우가 본인의 방으로 들어갈 때, 카메라는 그녀의 방을 이리저리 비춘다. 그녀는 멈추고, 주저주저하고, 방문 자물쇠를 안쪽에서 풀어놓는다. 관객들은 그녀가 남성 주연 배우가 그녀의 방에 들어오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바로 알게 된다. 문이 천천히 열리고, 스크린은 조금씩 검정색으로 바뀌어져간다.


두 주연 배우는 해변으로 간다
영화 줄거리는 지금부터 표준방식을 통해서 전개된다. 정기선은 이국적인 항구들에서 머물고, 두 주연 배우는 해변으로 간다. 카메라는 아름다운 장소들과 이벤트들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카메라는 투우, 이국적 댄스, 원주민 의상을 입는 청춘 남녀, 페스티발, 파티 등의 장면들을 비춘다. 두 주연 배우가 기념품을 한 아름 안고 정기선으로 돌아가는 동안, 카메라는 그들을 계속해 비추어준다. (험프리 보가드가 배역을 하지 않는) 선장은 출입구에서 두 주연 배우를 환영한다. 영화 대본은 “우리 둘이 결혼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선장에게 묻는 남성 주연 배우의 말로 끝난다. 카메라는 손을 정겹게 잡고 뱃머리를 향해 걸어가는 두 주연 배우를 계속 비추고, 내레이터는 “제가 관객 여러분들에게 이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잖아요.”라고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말한다. 음악 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카메라는 뱃머리에서 손을 잡고 서로 마주보는 두 주연배우의 모습을 클로즈업하여 보여준다. 배경 음악 소리가 커져가고, 스크린은 조금씩 검은색으로 바뀌어간다.


B급 영화 대본 작가
필자의 영화대본 이야기는 그렇게 결론이 났다. 필자는 자전거를 타고 타운에 있는 모든 주요, 소형, 그리고 독립 영화 스튜디오들로 가서 그들에게 그 대본을 주었다. 필자는 필자의 절친한 친구로 영화 대본 작가인 핼에게도 필자의 영화 대본을 주었다. 그러나, 핼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필자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핼은 어느 누구도 필자에게 전화를 할 것이라고 믿지 않고, “핼, 너의 걸작을 읽었어. 너에게 솔직하게 말하는데, 타운의 주요 영화 스튜디오는 너한테 연락을 하지 않을거야. 너의 작품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너를 매우 신경 쓰고 있어. 그들은 그 작품을 통해서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어. 그렇지만, 너가 그 대본의 작가가 아니라면 말이야. 너는 B급 영화 대본 작가이고, 그들은 너가 그들에게 준 작품들인, “십대 귀영 나팔 연주가,” “외계인 좀비들,” “엽기적인 행위를 보여주는 이상한 섬의 흥행사들,” 그리고 “세 눈의 청록색 두꺼비,” 등을 원해. 너는 그 작품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어. 그래서, 그들은 너의 작품들을 원해.”라고 필자에게 말했다.
글쎄, 아마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 카메라는 필자가 두 주연 배우를 다룬 대본 가운데 어느 부분을 마지막으로 비추었지? 그래, 그래. 스크린이 사라지기 바로 전, 두 주연 배우가 뱃머리에 있을 때, 카메라는 그들을 비추었지. 그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아니다. 카메라는 계속해서 뱃머리를 클로즈업시켜 보여준 후, 망망대해를 보여주고 끝낸다. 관객들은 고래 입 안쪽으로부터 나온 고삐를 잡고 범고래 등에 서 있는 비키니를 입은 아름다운 젊은 여인을 그 망망대해에서 보게 된다. 그 때, 그녀는 서프보드를 타고 다닌 것처럼 보였다.
여러분들도 알고 있듯이, 핼이 옳을 수도 있다. 왜 필자는, 위에서 묘사되고 있듯이, 남녀 주연 배우가 정기선에서 만나 영원한 사랑을 발견하는 A급 영화 시나리오를 쓰지 않는가? 그럴 경우, 영화계 거물은 필자의 시나리오에 관심을 가지고 청신호를 보내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필자는 최선을 다해 B급 영화대본을 현재 쓰고 있을 따름이다. 필자는 B급 영화 대본 작가이고, B급 영화 대본을 항상 쓸 것이다. 존 웨인이 필자의 등을 다정하게 두드리면서, “어이, 친구, 그대로 계속 해.”라고 필자에게 제안하고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