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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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지구라는 행성의 70억 인류가 큰 고통과 괴로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기에 우리는 머무르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인생을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는 몸도 마음도 고요한 이요,
둘은 몸은 고요한데 마음은 번다하고 분주한 이며,
셋은 몸은 분주한데 마음은 고요한 이요,
넷은 몸도 마음도 번다하고 분주한 이라 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느 유형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부처님 법을 믿고 따르는 불자로서 몸도 마음도 고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동지섣달에 이채 시인의 「6월에 꿈꾸는 사랑」이라는 글이 가슴에 스며듭니다. 제 마음을 대하는 듯하여 더 다가왔습니다. 이 시詩를 통해 살아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
천년만년 살 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뿐이라 할까.


유난히 통증이 심했던 지난날들, 이런 노래를 부르기에는 너무 멀리 와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운 것, 그런 시간들이겠지요.
 
십여 년 전부터 사시기도에는 자리를 피해왔습니다. 주지(각성)스님이 중심이 되어서 불자들과 법당에서 만남을 가지게 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느 날인가 세상을 떠나야 하고, 떠나기 전에 떠난 것처럼 예행연습으로 지켜보려는 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주지스님이 먼저 떠나 가버려, 지금도 실감을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멀리 출장을 떠난 것 같고 젊은 시절 인도로 유학을 떠났을 때처럼, 만행萬行을 떠난 것 같은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각성스님은 선배스님들과 사형사제들, 도반들이나 불자들과 어울림을 잘 가지고 살았구나 하는 마음으로 40년의 인연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삶이 괴로운 것은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특별하게 일어나는 것들은 아닙니다.
바로 나(我)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강경金剛經』에는 “분별시비分別是非는 아견我見 인견人見 중생견衆生見 수자견壽者見으로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보살이 아니며 아상我相은 만 가지 분별상分別相을 일으켜 반야般若의 눈을 멀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내가 없으면 괴로움도 없습니다. 고통도 없는 것입니다.
나(我)라는 것이 모든 번뇌의 근본이 됩니다. 사람들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 오온五蘊에 집착해서 나라고 하는 아집을 삼고, 그런 뒤에 바깥 세상에 집착해서 내 것으로 여기게 되고 애착을 가지며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 것에 속박되기 때문에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내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상모략 시기질투도 하며 권모술수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중생들은 이런 일들을 보면서 분노를 일으키게 되고 업력業力을 일으켜서 죄업罪業을 짓게 되는 것이 다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我)를 내세우는 아상我相이 만 가지 분별상을 일으켜서 반야의 눈을 멀게 한다는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새기게 되면, 힘들고 어려운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본래 내 모습을 잊어버리지 않고 잘 살아가는 불자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도 저녁공양을 마치고 평상시처럼 양재천을 걷고 되돌아오는 길에 횡단보도에서 직진신호가 파란불로 바뀌고 보행신호도 바뀌었는데, 빠른 속도로 스쳐지나가는(교통을 위반한) 승용차를 보면서, 매사에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한 템포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횡단보도는 매일 걷는 길이어서 신호체계를 환히 숙지하고 있습니다. 이쪽 신호등이 바뀌면 저쪽 신호등도 바뀌는 신호체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횡단보도의 파란신호등이 바뀌는 순간, 발을 내딛다가 찰라의 한순간 자동차 한 대가 쾌속으로 지나갔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파란신호등이 바뀌어도 3초의 여유를 가지라는 광고의 참뜻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양재천을 매일 걷고 있는 것은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올 수 있다는 나이에 노출되어 있는 진단으로 어디선가 신호등이 바뀌려 할 때, 3초의 여유를 가지며 살자는 진정한 의미는 건강에 대처하기 위한 훈련일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이 만들어지자 살기 위해서 움직이는 변이, 변종의 현상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생활수칙에 따라 차분하게 대처하고 아울러 건강에도 더욱 힘을 써야 합니다. 그래도 유일하게 불교계에서는 확진자가 없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생명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몸에는 7만종의 생명체가 나를 의탁해서 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어느 날 제자들에게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육신四大六身으로 이루어진 우리 몸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이 몸을 의탁해서 기생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스님이 입적入寂하였는데,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왜 다비식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대답하기를, “부처님께서 우리 몸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의탁해서 살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가 숨을 거뒀다고 해서 의탁하고 있는 생명체를 살생할 수 없어서 다비식(화장)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은 “그가 숨을 거둠과 동시에 모두 소멸된다.” 하셨습니다.
우리들도 몸 관리를 잘 했으면 좋겠고 횡단보도에서 건너갈 적에는 3초의 여유를 가지고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건넜으면 좋겠습니다.
약의 가치는 병을 치료하는데 있습니다. 그 값어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비싸고 귀한 약이 있다 해도 그것이 환자에게 적절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코로나라고 하는 신종 바이러스도 따지고 보면 어제 오늘에 발병된 것이 아닙니다. 수천, 수만 년 전부터 우리 몸에는 지수화풍 4대 요소로 생존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흙의 성분으로 101가지, 물의 성분으로 101가지, 불의 성분으로 101가지, 바람의 성분으로 101가지의 바이러스가 몸에 404의 병원체로 공생하고 있다는 그런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말을 맞아 코로나 확진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절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어 다행입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종교시설에 확진자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만 하고 있습니다. 화들짝 놀라 살펴보면 교회 발 확진자 소식입니다. 언론에서 교회 발 확진자라고 하지 않고 종교 발 확진자라 하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사찰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들이 아상이 만 가지 분별상을 일으켜 반야의 눈을 멀게 한다는 가르침으로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음은 거울과도 같다고 하였습니다. 거울에 먼지가 끼면 무엇을 보고자 해도 그 물건의 모습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이치처럼, 우리들의 마음에도 때가 끼게 되면 거기에서 세상에 엄청난 파국을 몰아가게 될 것 입니다.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것도 그 중 한 예라 할 것입니다. 이를 비춰볼 때 몸도 마음도 고요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요, 정진입니다.
바로 우리들 삶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이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음을 멋대로 놓아두는 사람은 후회하지 않는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교만한 마음이 부르는 재앙은 수미산보다도 더 높다고 했습니다.
우리들의 넉넉한 그 마음과 너그러운 마음과 따듯한 마음의 기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삶 속에서 과거는 의미가 없습니다. 미래의 내일도 우리에게는 없는 겁니다. 언제나 오늘이라는 현재가 있을 뿐입니다.
두려움은 자신을 이해하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모든 걸 다 누리고 산다 해도 그는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나이를 먹으면 세월이 빨리 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세월이 빨리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를 구할 사람도 나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생각이 정리되면 인생도 조각난 거울 같이 안 되는 세상으로 잘 갈무리 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여러분들께 전하면서 앞으로는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코로나19 위기로부터 지혜롭게 극복하십시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