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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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열쇠, 자비심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길은 자비의 협력 뿐”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내가 만약 불교의 맹신만을 강조했다면 오늘처럼 현대 과학과 불교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처럼 듣고 배웠다. 부처님께서는 제자에게 일컫기를 설법을 논리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셨다. 나는 붓다의 제자로서 스승의 가르침에 충실히 임하였다. 그러한 결과로 지금은 불교 심리학에서 해결안을 구하고자 하는 정신분석 분야의 권위자들과 우리 인간 앞에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혜안을 찾는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14대 달라이라마 뗀진갸초-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불교학과 미국 에모리 대학의 불교와 과학의 교환 연구는 수년간 다방면으로 지속하여 왔다. 2020년 12월 9일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6)는, CNN 방송의 수석 의료특파원 산제이 굽타 박사, 멜라니왈톤 재단의 멜리나 왈톤과 함께 CCSCBE(Center for Contemplative Science and Compassion-Based Ethics)에서 주관한 인류의 공존을 위한 자비의 필요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 지구에서 나 홀로만 유일하게 행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지구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입니다. 자비심은 그러한 인간의 본성입니다. 선한 마음이 내면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면 우리가 머무는 그 어느 곳에서도 악에 물들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편견으로 인한 차별입니다. 성내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우리 모두 이 사회에서 이 지구별 행성에서 더불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지난해는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과 환경 보호를 호소했습니다. 인간으로서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교육하는 방법론이 있다면 우리의 내면은 항시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현실에서의 접근 방식은 나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하는 생각은 비현실적인 사고방식이며 또 다른 문제들을 일으킵니다. 문제를 예방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면 우리는 교육 체계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배려의 마음 자세 역시 교육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교육의 중심에는 인간은 차별 없는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라는 인식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미소를 지을 때는 진심으로 표현하세요. 가식적으로 척을 하지 마세요. 사람을 만날 때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의 중요합니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코로나19 전염병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많은 이들이 어떻게 교류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합니다. 이는 물리적인 거리 두기일 뿐 마음은 항시 열려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자비심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질문을 받을 때 자주 드는 예시가 있습니다. 여름철 모기에 물렸을 때입니다. 실제로 모기에 물리면 어떻습니까. 가렵고 짜증이 납니다. 모기의 윙윙거리는 날갯소리만 들어도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기의 처지에서 보면 그것은 모기의 생존 방식입니다. 어떤가요. 이제 모기에 대해 연민의 감정이 일어나셨나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보고 선한 마음을 내는 것이 바로 자비심입니다.
인도의 철학 사상에서 비폭력과 사랑 그리고 자비의 논리를 보면 차별이 없습니다. 생명 지닌 모든 것이 삶의 일부임을 철학적으로 사유함이 그렇습니다. 저의 두 번째 고향 인도에 지난 60여 년을 머물면서 저 자신도 달라이라마의 호칭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필요의 근거는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어디서 누구를 만나건 친근감을 느낍니다. 자비심은 거리감이 없을 때야만 비로소 일어납니다. 그리고 타인을 위한 이타행을 하는 것만큼 자신을 위하는 수행이 됩니다.
정서적인 건강과 신체적 건강의 척도는 모두 이타심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모든 결과는 원인과 조건에 의한 것입니다. 생명 지닌 존재와 더불어 우리 인간의 유일한 집인 지구를 보호하고 지속시키기 위해서 자비는 혁명의 열쇠입니다. 단순히 명상하고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지구를 구하기에 역부족합니다. 인간은 지구를 망칠 힘과 지구를 구하는 힘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를 구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매번 교육의 바른 역할을 강조해 왔습니다. 반면 과한 교육 체계와 차별 교육을 경계합니다. 교육은 공존의 문제를 다루어야지 차별하고 구분하고 편을 가르는 수단이 되어서는 옳지 않습니다. 차별은 불안과 화를 조장할 뿐입니다.
명상을 통해 분석한 뇌의 작용은 가히 신비로운 데이터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자비심을 배양하는 분석 명상을 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을 줄이는 명상법입니다. 이는 타인을 위하는 이타심 명상법의 다른 이름입니다.
“허공계가 존재하고 중생계가 존재하는 한 저 역시 그들과 함께 머물러 중생의 고통을 멸하겠습니다.”
저는 이 기도를 통해 이타심을 서원하고 또한 실천합니다. 그리고 “과연 나는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고찰합니다. 실제 형상이 있어 존재하는 무엇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나’에게도 해당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관찰자의 관점에서 비롯된 것일 뿐 본래 고정된 성질이 아닙니다.
세상의 그 무엇도 내가 보는 바와 같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내 생각이 그려낸 반영일 뿐입니다. 이것을 알지 못하면 대상이 실제 한다고 착각하여 친구와 적을 구분합니다. 내가 왜 저 사람을 적이라고 생각 하는가 그 이유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그 무엇에서도 적이 될 근거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단지 믿어 고집하며 착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용수 논사의 제자 월칭 보살의 입중론을 보면 워칭 논사는 상당히 고지식한 성향이었던 듯싶습니다. 세친과 법칭 진나 보살의 견해에 대해,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논한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과연 실제인가를 논리적으로 분석한 부분이 그러합니다. 내가 보는 대로 나에게 보이는 대로 존재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습니다.
자비심을 기반으로 하는 여섯 가지 미덕이 있습니다. 마음챙김, 공감, 비폭력, 진실함, 투명함 책임감이 그것입니다. 자비심은 생명 지닌 이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마중물입니다. 나는 70억 인류를 완성하는 하나의 연결 고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타인을 위하는 만큼의 정도에 따라 우리는 더 오래 더불어 생존할 수 있습니다.
나 자신 스스로가 얼마나 자비롭다고 여깁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지혜와 자비를 명상해온 나는 달라이라마라고 하는 시대의 인물로서 그 내면을 숙련시켰습니다. 지금은 86세의 노인이 되었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자비심이 지닌 영향력은 무한하다는 것입니다.
자비로운 본성을 지닌 인간은 배려로서 실천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영국의 신경학계 잡지에서 보니 고난과 역경으로 인해 인간은 상당 부분 자비심을 잃게 된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비심을 일으켜야 하는 것은 모두 논리에 근거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발현된 자비심이어야만 이성적으로 이해되어 흔들림이 없습니다.


명상에서의 분석이란 면밀한 분석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그것을 통해 내 사유의 근거가 지닌 오류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깨우칠 수 있어야 합니다.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 무엇도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일체가 연기로서 의타기하여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지구의 보존과 인류의 건강을 지속시키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실상을 깊이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안에서 무지를 제거함으로써 드러나는 진실과 착각한 현실을 보고 자신을 탐구해야 합니다. 그 안에서 무아를 보면 존재의 공성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