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화엄경 열두 꼭지
    시심불심
    시심불심
    반야샘터
    불서
    선지식을 찾아서
    산사카페
    불교관리학
    건강한 생활

과월호보기

목선 위에서

현담스님


멀리 큰 배들이 떠있다
바디는 맑고 물결은 적당하다
그러고보니 이런 바다도 오랜만인 것 같다
나이든 주인이 나에게는 이런 배가 좋겠다고 권해서
적당히 낡고
적당히 세월의 물살을 탄
배 하나를 구했다
동트기 전의 바다는 언제나 좋다
첫새벽 동네 목욕탕의
맑고 뜨거운 바다야말로
우리의 다치고 아픈 몸을 다 맡길 수 있다
바다는 누이처럼 각시처럼
저 한복판 제일 부드럽고 편안한 물결에
우리를 쉬게한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적당하다
구름 한 점 없는 저 하늘에 이제 내가 한 덩어리 구름이다
큰 배가 지나간다
내 작은 목선은 그 물살에도 심하게 흔들린다
흔들리면서 어느덧 바다 한복판으로 나와있다
가끔은 이렇게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가끔은 이렇게 높이 올라가
세상 멀리
자신을 다 내려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혼자서도 좋고
누구 동무라도 같이 나와서
저무는 바다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나를 흔들던 큰 배는 항구에 닻을 내릴 것이다
지금 나의 닻은 어느 항구에 내릴 것인가
세상의 밭에 심어놓은 나무 한 그루 없고
강물에 나룻배 한 척
제대로 띄워보지 못했는데
아예 오늘 이 바다
몽골 사막에 심어야 할 나무들 다 심고
불황의 옥포조선소 제일
큰 배 한 척
진수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