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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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행증’으로 읽는 화엄경 (21) 실천(6/6) 깨친 자의 삶을 어떻게 실천할까?-보충

신규탁(연세대 철학과 교수)


1.
󰡔화엄경󰡕 전체 구조를 ‘신-해-행-증’의 네 단락으로 나누어 읽는 방법은 청량 징관 스님이 정비했고, 그 방법은 조선 시대에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학승들에게 애용되었다. 이제 필자는 네 단락 중에서 세 번째인 ‘행行’ 단락을 ‘실천’이라고 제목 붙여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있다.
‘행行’ 즉, ‘실천’을 설명하는 단락은 「이세간품 제38」에 해당하는데, 이곳에서는 질문이 모두 200가지가 제기되고 각각의 질문마다 10가지로 답변한다. 그리고 질문 200가지는 다시 여섯 덩어리로 나누어지는데, 여섯 덩어리 중에서 여섯 번째라는 뜻에서 제목에 실천(6/6)이라 표시했다. 8월에도 같은 제목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했는데, 그 내용을 좀 더 보충하기 위해 제목에 <보충>이라고 표시했다.
‘여섯’째 단락에는 총 ‘51가지의 질문’과 각각의 질문에 대해 10가지로 대답하니 총 ‘510가지 답변’이 나열된다. ‘51’가지 질문은 다시 둘로 나누어지니 ‘등각’에 해당하는 질문 총 32가지와 ‘묘각’에 해당하는 질문 총 19가지이다. 그리고 ‘등각’에 관한 질문 32개의 문답은 다시 세 덩어리로 나누어지는데, ⑴첫째는 깨달음의 결과와 직결되는 수행의 본질 관련 문답(총14), ⑵둘째는 첫째에서 소개한 수행을 보조하는 방편 관련 문답(총8), ⑶셋째는 수행 과정에서 만나는 장애의 제거 관련 문답(총10)이다. 이렇게 쪼개서 읽어야 󰡔화엄경󰡕이 보인다.
지난 8월호에서는 ‘⑶셋째, 수행 과정에서 만나는 장애의 제거 관련 문답’ 10개 중에서 ‘견불見佛 부처님 만나 뵙기’ 관련 항목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10종류의 장애를 없애면 그에 따른 결과 10종류의 부처님을 친견한다는 것이다.


2.
이번 9월호에서는 ‘묘각’ 관련 19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소개하기로 한다. ‘등각’에 관련한 32가지 질문과 답변이 ‘원인으로서의 수행’ 관련이라면, 이곳의 19가지 질문과 답변은 ‘결과로서의 성도成道’ 관련 내용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보통 ‘8상성도’를 들어보셨을 것이다. 충청도 보은 속리산에 ‘팔상전’도 들어보셨을 것이다. 그것과 내용은 같은데 화엄에서는 늘려서 ‘10’이라는 숫자로 맞추었을 뿐이다. 그것을 말해보면 (1)도솔천에 있을 때 모습, (2)도솔천을 떠날 때의 모습, (3)마야 부인의 태에 들 때의 모습, (4)태에 계실 때의 모습, (5)막 태어났을 때의 모습, (6)재가에서의 모습, (7)출가할 때의 모습, (8)도를 이룰 때의 모습, (9)법륜 굴릴 때의 모습, (10)열반에 드실 때의 모습이다. 이렇게 ‘10상相’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10상과 19가지의 질문을 연결하여 도표로 만들어보았다. 특히 󰡔화엄경󰡕의 구조 이해에 도움 되기를 희망한다. 이와 함께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에 관한 많은 상식이 거의 모두 󰡔화엄경󰡕 속에 언급되고 있음도 상기하시기 바란다. 󰡔금강경󰡕에 나오는 공사상에 입각한 보살행도 그렇다. 그래서 󰡔화엄경󰡕을 ‘대경大經’이라 한다.


3.
19가지 질문과 답변 중에서, ①첫째의 질문과 답변을 운허 스님의 번역으로 소개한다.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투시타천에 머무는 데 열 가지 짓는 업이 있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렇게 보혜보살이 질문한다. 화엄삼매에서 나오신 보현보살께서 대답하신다. “이른바 욕계의 천자들을 위하여 싫어하여 여읠 법을 말하되 모든 자유자재함이 다 무상하고 모든 쾌락은 종당 쇠퇴한다 하여, 저 천들을 위하여 보리심을 내게 하나니, 이것이 첫째 짓는 업이니라.”
저기서 말하는 ‘투시타천’은 ‘도솔천’의 소리 번역이다. 1964년 동국역경원을 세우면서 운허 스님께서는 <역경예규>라는 번역 규정집을 제정했는데, 당시 범어는 그렇게 표기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화엄경󰡕에는 우리말로 온전하게 번역하시려는 운허 스님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 “싫어하여 여읠 법”은 ‘염리법厭離法’을 번역하신 것이고, “종당 쇠퇴한다”는 “당쇠사當衰謝”를 번역하신 것이다.
부처님께서 도솔천에 계실 때 하시는 일 중에서 대표적인 큰일 한 가지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그 첫 대목이 욕계欲界의 천자들에게 들려주시는 법문이다. 법문의 내용은 한마디로 욕계에서의 모든 쾌락은 덧없고 끝내는 시들고 만다. 그러니 발심해서 수행하라. 이것이다.
󰡔화엄경󰡕의 세계관에 따르면, ‘하늘 세계’는 욕계에 6겹의 하늘이 있고, 색계에 18겹의 하늘이 있고, 무색계에 4겹의 하늘이 있어, 총 28겹의 하늘이 있다고 한다. 욕계의 6천에는 그것을 다스리는 천왕이 있는데, 천왕에게는 무수한 자유자재한 신통력이 있단다. 그런데 그것이 모두 무상하단다. 또 욕계 6천에서 누리는 쾌락도 영원한 게 없다고 한다. 그러니 부디 깨달음을 얻겠다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직간접적으로 신통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의 앞날 훤하게 예견하기도 하고, 지난 일을 눈에 보듯이 설명하기도 하는 사람이 있다. 무슨 사업을 하면 돈을 번다느니, 또 어떻게 하면 오랜 질병도 쾌차한다느니, 내년에 시험에 합격한다느니, 그 사람과는 이별 수가 있다느니. 불교는 이런 신통력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데 어찌 그걸 부정하겠는가? 그런데 그것은 무상한 것이고 덧없는 것이고 언젠가는 사라질 아침 햇살의 이슬과 같단다. 중요한 것은 ‘보리심’을 내는 것이란다.
과연, 우리나라 불자 중에서 신통력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위의 말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담발화 꽃이 피었다느니, 미륵불상 뒤에 무지개가 떴다느니, 큰스님 화장터에 어쨌다느니. 이 모두는 자연 현상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부처님의 제자 즉, 불자佛子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희귀한 일이다.


4.
끝으로 도표에서 보이는 ⑲열아홉째의 질문에 대한 답변 10가지를 인용하기로 한다. 부처님께 일생을 마치시고 열반을 보이시는데, 보현보살은 부처님 열반을 보이시는 이유를 열 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불자여, 여래·응공·정등각이 불사를 짓고는 열 가지 이치를 관찰하기 위하여 반열반般涅槃을 보이나니, 무엇이 열인가. ⑴이른바 모든 행이 무상함을 보임이며, ⑵모든 함이 있는 법은 편안함이 아님을 보임이며, ⑶대열반은 편안한 곳이어서 두려움이 없음을 보임이며, ⑷모든 사람과 하늘들이 육신[色身]에 집착하므로, 육신은 무상한 법임을 나타내고 깨끗한 법의 몸에 머물기를 소원하게 함이며, ⑸무상한 힘으로는 운전할 수 없음을 보임이며, ⑹모든 함이 있는 것은 마음을 따라 머물지도 않고 자유자재하지도 않음을 보임이며, ⑺모든 3유三有가 눈어리 같아서 견고하지 못함을 보임이며, ⑻열반의 성품은 끝까지 견고하여 깨뜨릴 수 없음을 보임이며, ⑼모든 법이 나고 일어남이 없지만 모이고 흩어지는 모양이 있음을 보임입니다.
⑽불자여, 부처님 세존께서는 불사를 지으시고, 소원을 만족하시고 법륜을 굴리시고, 제도할 이를 다 제도하시고, 모든 보살로서 높은 칭호를 받을 이에게는 수기를 주시고는, 으레 변하지 않는 크게 반열반하는 데 들어가십니다.”
‘열반’이란, 현상적으로 말하면 죽음이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서 일정 기간 살다가 죽게 마련이다. 불자로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를 일러 주시는 귀한 가르침이다. “불사를 짓다”라는 말에서 ‘불사佛事’란 󰡔화엄경󰡕과 󰡔법화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생들은 누구나 부처님과 똑같은 지견知見을 간직하고 있지만, 어리석음에 가려서 그것을 알아차려 쓸 줄 모른다. 내가 이제 중생들이 스스로 번뇌를 걷어내고 저마다의 지견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하신 바로 그 사업이다. 부처님은 그런 사업을 하시는 분이다. 이제, 그 사업을 모두 완성하셨다. 불사를 마치시고 모든 존재가 그렇듯이 “으레” 그렇게 열반을 보이시는 것이다. 한문의 “법응法應”을 운허 스님께서는 그렇게 우리말로 옮기셨으니, 우러러뵈올수록 높아만진다.
가지가지 수행을 모두 마치고 부처 된 자의 삶은 어떠한지? 보혜보살의 질문에 격발되어 보현보살의 입을 통해 보여주신 것이다. 보혜보살은 19가지 질문을 했는데, 보현보살은 각각의 질문마다 10가지로 총 190가지 답을 하셨다.


10상相
19가지 질문
1. 도솔천에 계심
①도솔천에 머물러서 짓는 업
2. 돌솔천을 떠남
②도솔천궁에서 없어짐
3. 태에 듬
③태에 들음을 나투심
4. 태에 계심
④미세한 길을 나타냄
5. 출생하심
⑤처음 태어남을 나투심
⑥히죽이 웃으심
⑦일곱 걸음을 걸으심
6. 재가하심
⑧동자의 처지를 나투심
⑨내전에 있음을 나투심
7. 출가하심
⑩출가함을 나타냄
⑪고해함을 보이심
8. 성도하심
⑫도량에 나아가심
⑬도량에 앉으심
⑭도량에 앉을 때 특수한 모습
⑮마군을 항복 받으심
⑯여래의 힘을 보이심
9. 법륜을 굴리심
⑰법륜을 굴리심
⑱법륜 굴림으로 인해 깨끗한 법을 얻으심
10.열반에 드심
⑲열반하심을 보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