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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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 수행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

달라이라마, 라다크 방문 특별법회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매년 라다크의 7월은 지상의 낙원을 연상케 한다.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7) 성하는 다람살라의 몬순기를 떠나 불교왕국 레로 향했다. 법회장 쉬와첼은 사만오천여 명의 대중으로 이미 야단법석의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이들은 오직 달라이라마의 법어 입보리행론을 듣기 위해 각자의 먼 여정을 감내하며 이곳을 찾았다.
언제나 그러하듯 달라이라마 성하의 법회 일정 시작은 딱쉐라고 하는 학승들의 대론으로 시작된다. 저마다의 학문 주제를 논리학과 인식론 등에 근거하여 상대의 논거에 대항하는데 그 열기가 대단하다. 이 공개 대론을 가까이서 직접 보기 위해 재가자들도 꼭두새벽부터 법회장을 찾는 것은 물론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도 있다. 지난 30년 이상을 마음과 생명 연구소를 통해 불교와 과학 간 통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달라이라마. 이미 티베트 불교학에 응용된 마음과 정신의 논리학은 현대 물리학자들에게 발상의 전환은 물론 적잖은 조언이 되고 있다. 



“따뜻한 마음이 행복과 성공을 부른다네”


불교를 수행하는 여러분에게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을 조언한다면, 나란다승원 전통의 논리와 이성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현대의 인식구조는 합리주의에 부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이 시대가 지향하는 사고의 체계입니다. 맹목적이거나 신비주의가 아닌 합당한 논리에 의한 사유가 인류의 사고방식으로 일반화되어야 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된 사안입니다.
이성적 사고를 하는 모든 인류는 행복을 추구합니다. 행복의 열쇠는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사랑과 친절’이라고 하는 감정과 태도가 행복을 누리는 비밀의 열쇠입니다. 어머니의 몸을 빌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이후에 경험하는 한 생이 어느덧 마지막 임종의 시점에 이르렀을 때를 상상해 봅시다. 그 날에 마음을 나누는 친인척이나 지인과 더불어 있다면 나의 마음은 한결 편안하고 여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내가 마주하는 상대에게 언제나 온화하다면 행복한 삶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와 나의 마음자리를 항시 온화하게 가꾸는 것이 바로 일상에서의 수행입니다.
“따뜻한 마음이 행복과 성공을 부릅니다.” 이것은 티베트의 속담입니다. 또한, 나를 힘들게 하고 나에게 고난을 일으키는 대상이야말로 나에게 찾아온 최고의 스승으로 여겨야 한다는 조언이 있습니다. 비록 정치적인 이유로 국제적인 정세의 태풍 속에 우리의 민족 티베트인들이 중국 공산주의 하에서 큰 어려움과 슬픔을 겪었지만, 나는 항시 그들에게 증오심이나 복수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품거나 일으키지 말 것을 당부해 왔습니다. 보복을 목적으로 적이라 여기는 상대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축적하게 되면 내가 원하는 행복한 삶과는 정반대로 살게 될 것입니다.
반면, 동정심과 용서의 자세로 상대를 포용하고 너그러울 수만 있다면 그것이 행복의 열쇠가 되어 보살도의 길이 됩니다. 성장하는 연민의 마음이 나의 보살 수행의 경지를 견주어 보게 합니다. 목표가 무엇이든 불교의 비구 승려로서 달라이라마는 그 어느 사안도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지 않겠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온 티베트와 라다크의 우정은 긴밀한 관계였습니다. 아루나찰프라데시의 히말라야 지역에 분포된 불교 문화유산을 온전히 보존할 수만 있다면 이는 불교의 번영에 크게 기여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티베트인들이 인도와 전 세계로 망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애국에 대한 정신이 꺾이지 않고 달라이라마라고 하는 성직자를 존경하며 신뢰하는 바에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의 몸은 티베트를 떠났지만, 이곳 히말라야 지역에서 우리의 불교 문화유산이 유지되어 보존되는데 함께 힘쓰는 것 역시 티베트를 위하는 방법이라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와 존엄을 위하는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진실과 정의를 기반으로 하여 실행되어야 합니다. 비폭력에 준하여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아힘사의 정신입니다.
티베트는 과거 7세기 당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였습니다만, 송첸캄포 왕은 인도의 데바나가리 문자를 표본으로 하는 티베트의 문자 양식을 창제하였습니다. 8세기에 이르러 인도의 스승 샨트락시타가 티베트를 방문하였을 때, 티베트의 왕 티송데첸은 인도의 문헌 빠알리어와 산스크리트어를 티베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장려하였습니다.
승원장 샨트락시타는 그의 제자 카말라쉴라를 티베트의 역사로 모셨습니다. 오로지 돈오점수와 같은 방편으로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다고 여겼던 당시 중국 불교의 유행과 달리 티베트불교는 나란다승원의 전통에 준하여 담론적으로 불교를 수학할 것을 장려하였습니다. 티베트불교의 정신적인 맥은 까말라쉴라에 기인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깐규르와 땐규르의 300권에 달하는 광대한 종교적 철학적 인식론의 과학 사상이 티베트불교에 고스란히 담겨 있음은 우리 티베트인의 자부심입니다. 이어서 이러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의 지식과 정신이 현대과학과 접목하여 인류를 위하는데 이바지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그 성과로 인도불교경전의 과학과 철학(Science and Philosophy in the Indian Buddhist Classics)이 두 권의 시리즈로 중국어 번역본으로 출간 되었는 바, 그 노고를 격려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