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상
화광전통미술연구소
중국국가박물관수복연구원
중국 사천성 중경시 북동쪽에 있는 대족의 석굴은 승려 조봉지에 의해 그려지고 조각되었으며 3대에 걸쳐 작업을 하였으나 거의 완성을 앞둔 미완의 작품으로 중국의 운강석굴,용문석굴과 함께 3대 석굴 중에서 예술성이 가장 뛰어나다.
1249년 석각이 거의 완성되어 갈 무렵 몽고족의 침략을 받아 미완으로 끝이 난다. 이 보정산 석각들의 특징은 불교의 기본 교리와 중국 유가의 윤리및 도교적 학설이 융합되어 일체를 이루고 있는데, 기본은 티벳트 불교와 같은 밀종(密宗)의 교리라 한다. 그래서 다른 석굴과는 형태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위 절벽을 오목하게 파내어서 만든 벽감 형태의 대족 조각들의 내용은 대부분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묘사 하고 있으며 또한 불경의 내용을 누구나 알기 쉽게 표현을 하였다. 계곡 또한 특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서 계단을 따라서 내려가면서 석각들을 봐야만 그 형태들을 한눈에 볼수가 있다.그래서 원형의 계곡은 바다의 만을 닮았다고 한다.또한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조각들은 700여년전에 조각 이라고는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당(唐) 원년인 758년 건립된 이 도시에는 당 말기부터 청대(靑代)에 이르기까지 조성된 6만 여 기의 불상이 100여 곳의 석각군(石刻群)에 흩어져 있다. 말 그대로 도시 전체가 석각에 둘러싸여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는 '북쪽에는 둔황, 남쪽에는 다쭈[北敦煌南大足]'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둔황석굴이 북쪽의 석각 예술을 대표한다면, 다쭈석각[大足石刻:다쭈스커]은 남쪽의 석각 예술을 대표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쭈 석각군의 규모나 예술성은 중국 안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하나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방대한 규모 외에 정교하면서도 섬세한 새김, 불교 예술사적 가치 등으로 인해 대족 석각군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세계 불교 문화재의 보고다.
현재 보정산의 석각은 조봉지 사후에 조금씩 조성이 되어서 오늘날에 모습을 갖추고 있다. 대족 보정산에만 석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북산 남산 등지에도 40여개의 석가들이 남아 있다. 이것들을 합치면 5만여개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어마어마한 양에 석각 들이다.이 석각들은 보정산 석각 조성 이전인 당나라 말기(9세기)부터 시작이 되어서 남송(13세기)때에 꽃을 피운뒤 청나라 까지 약 1000년 동안 이어진다. 세계 2차 대전 때도 일제의 대규모 공습에도 석각은 손상 되지를 않았다고 한다
북돈황(北敦煌) 남대족(南大足). 북쪽에는 돈황(敦煌), 남쪽에는 대족(大足)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중국의 석굴이다. 대족현은 사천성 중경시 북동쪽으로 160킬로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만당(晩唐)에서 청대(淸代)에 이르는 석각불상이 70여 장소에 6만기에 달하고 있다. 종교의 위대함을 되새기게 해주는 불교미술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대족석굴에는 보정산(寶頂山) 북산(北山) 남산(南山) 석문산(石門山) 석전산(石篆山)의 석각규모가 가장 웅대하고 화려하다. 대족현(大足縣) 동북 15킬로에 있는 보정산 석굴은 남송 밀종(密宗) 대사인 조지봉(趙智鳳) 주지가 밀종의 대도량으로 불사를 하였고 뛰어난 조각 작품을 조성한 것이다. 1179년부터 1249년 까지 70년동안 만들었다. 석각은 미학적으로 완벽하다. 한폭의 주제를 상징하여 파노라마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대족 석굴은 크게 북산과 보정산으로 나뉘는데, 당대 후기 불상의 중심은 북산 석굴이다. 북산 불만의 조각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내용이 풍부한 것이 245감의 관무량수경변상이다.
아래 쪽에 서방삼성(西方三聖)이 있고, 그 위에 각각 칠보로 장엄된 화개가 있으며, 다시 그 위에 칠보 누각이 조각되어 있다. 누각 중에서 주전(主展)의 위에는 상서로운 구름이 표현되어 있으며, 이 밖에 청법하는 보살들과 천인들, 16관(觀)과 구품왕생(九品往生)이 조각되어 있다.
북산(北山)석굴은 대족현청에서 서북으로 2킬로미터에 자리잡고 있다. 북산의 원래 이름은 용강산(龍崗山)이다. 감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벌집처럼 빽빽하다. 길이는 4백미터에 달한다. 이 석굴은 892년 만당(晩唐)에서 시작되어 오대를 지나 남송까지 25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특히 공작명왕경암(孔雀明王經巖)은 석조궁궐로 불릴 정도로 칭송을 받고 있다. 또한 보현보살상은 그 미소와 자태가 세계 최고로 불림만큼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남산석굴은 대족현청에서 남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도교의 석각이 집중된 곳이다. 그중에 삼청고동(三淸古洞)은 송대 도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명물로 손꼽히고 있다. 석문산석굴은 대족현청에서 동남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석문산석굴은 유불도 3교가 조화를 이룬 곳으로 유명하다. 이중에서 십성관음동(十聖觀音洞), 천리안(千里眼) 등의 석각은 그 정교함과 섬세함으로 유명하다. 석전산석굴은 대족현 용강진에서 서남쪽으로 25킬로미터 떨어진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1082년에서 1096년 사이에 조성된 것이라 한다. 이곳도 유불도 삼교가 사이좋게 어우러져 있어 눈길은 끈다. 6호 석굴인 공자십철감(孔子十哲龕)은 공자와 십대제자가 석각되어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묘고산(妙高山)석굴에는 1144년에 조성된 석가모니 공자 노자의 석각상들이 즐비하다. 모두 1005기에 달한다. 이외에도 헤아릴수 없는 석굴이 대족석굴(大足石窟)의 반경에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