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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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자세의 시작, 바르게 앉기

김재민
동국대 인도철학과 강사

아사나, 즉 요가 자세를 배울 때 출발점과 종착점은 무엇보다도 어떻게 바르게 잘 앉을 것인가, 즉 편안하게 오랫동안 잘 앉아 있는 법입니다. 이는, 요가학파의 정전인 『요가 수트라』에 대한 권위 있고 저명한 주석서들에서 아사나에 대해서 10여 종의 앉는 법만 나열하여 해설하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후대에 오게 되면 앉는 법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요가라 부르며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동작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서 육체를 강건하게, 생기 에너지(프라나)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고 호흡과 마음을 안정되게 하여 대자유의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여기서도 바르게 앉는 법을 배우는 것에서 시작하겠습니다. 앉는 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바닥에 앉는 법’과 ‘의자에 앉는 법’입니다. 처음에 앉을 때만 차이가 있을 뿐 원리와 순서 내용은 동일합니다. 먼저 ‘바닥에 앉는 법’부터 배워보겠습니다.


1. 바닥에 앉는 법

     
[그림1] 바닥에 앉은 모습    [그림2] 바르게 앉았을 때 척주 모양

*바닥에 바르게 앉기*
1. 흔히 ‘양반다리’라고 부르는 방식이나 자신이 앉기에 편안하다고 생각되는 대로 앉습니다.
2. 손을 엉덩이 아래에 넣어봅니다. 두 개의 둥근 돌출 부위가 느껴지는데, 이것이 좌골입니다.
3. 척주를 곧게 편 상태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뒤로 젖혔다하다 보면 손에 전해지는 압력의 강약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장 강하게 압력이 느껴질 때가 척주를 좌골 위에 바르게 놓아 상체를 균형 잡기에 적합한 자세입니다. 좀 더 편하게 이 상태를 만들려면, 우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척주를 쭉 펴고 엉덩이를 살짝 뒤로 빼듯이 한 상태로 천천히 척주를 수직으로 세우다 보면 약간 덜컥하듯 걸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 상태에서 골반은 중앙에 바르게 위치하고 척주 아래부위, 즉 허리등뼈와 요추는 수직에 가깝습니다. 척주가 골반에서 살짝 들어 올려져 있는 느낌입니다(위 [그림2] 바르게 앉았을 때 척주 모양 참조]).
4. 귀를 향해 어깨를 위로 들어 올린 다음, 부드럽게 뒤로 당겨서 어깨뼈를 등 뒤에서 밀착시킵니다. 그리고 귀에서 멀리 아래로 당기듯 내려서 긴장은 풀고 팔은 자연스럽게 있도록 둡니다.
5. 이제 척주를 쭉 폅니다. 마치 정수리에 보이지 않는 끈이 당신을 위로 당기고 있어서 상체가 부드럽게 위로 쭉 당겨져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이렇게 하면 골반과 가슴부위의 골격 사이와 척주 마디마디 사이에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두덩뼈(치골)에서 빗장뼈(쇄골)까지, 몸의 전면을 충분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느끼세요. 
6. 어깨를 내린 상태를 잘 유지하면서 턱 끝은 당기고 머리를 약간 앞으로 숙이면서 목 뒷부분을 늘려줍니다. 그런 다음 천천히 머리를 들어 뒤로 젖히면서 목을 긴장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목 앞 부위를 늘려줍니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중앙에 두어 정수리가 천정을 가리키도록 세웁니다. 이때도 마치 정수리에 보이지 않는 끈이 당신을 위로 당기고 있어서 상체 전체가 부드럽게 위로 쭉 당겨져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7. 몸통과 하체에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력만을 사용하면서 최대한 이완하려고 노력합니다.
8. 턱 끝이 안으로 당겨져 있지도 밖으로 튀어나와 있지도 않고 바닥과 평행한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입술은 가볍게 다물고 이는 살짝 닿을 듯 말 듯 하세요. 턱에 힘을 빼고 혀를 아랫니 뒤쪽 바닥에 둡니다.
9. 시선을 부드럽게 하세요. 노려보지 말고 그냥 보고 있다는 느낌으로 응시합니다. 그리고 계속 고르게 호흡합니다.


2. 의자에 앉는 법
우리는 대부분 [그림4]처럼 몸을 구부정하게 해서 꼬리뼈에 체중을 싣고 앉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자세에서는 척주가 골반으로 받혀지지 못해서 몸을 등받이에 기대서 유지하게 됩니다. 따라서 척주에 압박이 가해지고 가슴이 좁아지며 허파가 수축되어 호흡이 원활치 못해지게 됩니다. 또 복부가 눌려 내장기관의 기능이 저하되고 혈액순환도 나빠집니다. 그 결과 피로와 짜증, 집중력 약화와 근육 통증이 생기고, 더 나아가 ‘요통’과 ‘추간판 탈출’(디스크)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래에 설명드릴 ‘의자에 바르게 앉는 법’입니다.

                     
[그림3] 의자에 바르게 앉은 모습   [그림4] 바르지 않게 앉았을 때 척주의 모양

*의자에 바르게 앉기*
1. 의자에 앉아 정면을 봅니다. 발은 11자 모양으로 엉덩이 너비만큼 벌립니다. 무릎도 같은 너비로 벌리는데, 엉덩이보다 약간 낮게 위치시킵니다. 이 자세는 골반을 중앙에 수직으로 바르게 놓는데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그림3] 참조).
2~9까지는 ‘바닥에 바르게 앉기’의 순서와 내용과 동일합니다.


바닥이든 의자에든 이렇게 앉으면 몸 전체가 균형 잡히고 안정됩니다. 편안하게 호흡하면서 더 깊게 이완 하십시오. 몸은 휴식 상태가 됩니다. 몇 분 동안 이 상태로 앉아서 몸 전체의 느낌을 잘 관찰해 봅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이는 대체로 현재 자신의 근?골격계가 틀어져 있고 필요한 만큼 유연하지 못한데서 비롯되는 현상입니다. 앞으로 배울 아사나들을 꾸준히 성실하게 실천해나간다면 차차 신체가 바르게 재배열되고 유연해지면서 오랜 시간 편안하고 안락하게 앉아 있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주의 에너지가 급격히 변화하는 환절기라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쉬운 시기이고, 더구나 신종 플루로 인해 마음까지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이럴 때 일수록 더 건강한 몸과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집에서 TV를 시청하거나 회사에서 업무를 볼 때 오늘 배운 바르게 앉는 법을 실천하십시오. 작은 출발이지만 틀림없이 경험하게 될 생각보다 큰 효과에 놀라실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몸 전체의 관절을 푸는 동작인 ‘파반묵타사나’를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