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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맺기

성운星雲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인간은 친구가 없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부모를 의지하고, 외출해서는 친구를 의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서는 이웃을 친구로 삼고, 자라서 공부할 때는 학우로 벗을 삼고, 사회에 나와 일할 때는 동료, 동향, 동지를 벗으로 삼습니다.
인생의 단계마다, 우리는 모두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식구를 제외하고 우리와 제일 친한 사람들입니다.
친구에는 친하거나 소원하고, 좋거나 나쁜 친구가 있습니다. 누구는 형식상의 교제이거나 일면식만 있는 친구이고, 누구는 함께 밤새워 공부하며 무릎을 맞대고 흉금을 털어놓는 친구입니다.
일생에 자기를 이해해 주는 지기 한 사람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죽어서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건 ‘사귐이 천하에 가득해도, 자기를 알아주는 이는 몇 사람이나 되겠느냐!’는 이치일 것입니다.
세상에는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도 있고, 이익을 위해 의를 저버리고 친구를 팔아 부귀영화를 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락과 환난을 같이할 수 있는 친구도 있고, 환난은 같이할 수 있어도 부귀영화는 같이 누릴 수 없는 친구도 있습니다. 반대로 영화는 같이 누릴 수 있어도 환란은 같이 겪을 수 없는 친구도 있습니다.
한漢 나라의 급암汲岩, 정장鄭莊은 모두 높은 벼슬자리에 있었던 현신賢臣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출세가도를 달릴 때에는 매일 방문객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으나, 관직에서 물러 난 후에는 집안에 사방 벽밖에 없을 정도로 늘 청렴했기에 다시는 방문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적공翟公의 말을 인용하여 ‘귀하고 천함은 우정으로 안다(一貴一賤, 交情乃見)’고 개탄했으니 어찌 탄식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친구와 사귐에 있어 ‘주사를 가까이 하는 사람은 붉어지고, 먹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진다’고 했습니다. 한나라의 엄자릉嚴子陵은 일찍이 아들과 조카, 후배들에게 이렇게 훈계하였습니다.
도움이 되는 벗을 가까이 하려면,
우선 나쁜 벗을 가까이 말아야 한다.
백조를 새기다 실패할지라도 집오리 정도는 닮고,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린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친구를 가려서 사귀어야 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친구를 사귀고 의가 있는 친구, 믿음이 있는 친구, 이치를 아는 친구를 사귀어야 합니다.


한번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평생 이루고자 하는 뜻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자로子路가 말했습니다.
“수레와 말과 가벼운 갖옷을 친구와 함께 쓰다가 해지더라도 유감이 없다고 합니다.”
자로가 친구와 서로 가진 것을 나눠 쓰는 사심이 없고 의리가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증자도 일찍이 ‘군자는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돕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매일 자신을 반성하며 오늘도 친구에게 믿음을 지켰느냐 묻곤 했습니다. 성실한 친구를 중시했던 증자는 친구를 도를 갈고 닦고 인품과 덕을 쌓는 대상으로 여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벗을 의미하는 ‘붕朋’이라는 말은 두 달(月)이 서로 비춰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는 본래 서로 연마하고, 서로 협력하여 이루어 주는 존재입니다. 또한 친구를 거울이라 여겨야 합니다. 말하자면 어진 이의 행동을 보고는 그와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어질지 못한 이의 행동을 보고는 안으로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친구 사이에서는 덕을 보고 결점을 보지 말며, 선을 본받아 악을 경계해야지만(善可爲法 惡可爲戒) 친구라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사마우가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이 홀로 없구나!”라고 상심하자 자하가 그를 위로하며 “군자가 공경하고 잃음이 없으며, 남에게 공손하고 예가 있으면 천하 모두 형제이다”고 말하였습니다.
사실 우리가 남을 진실, 신의, 용서, 덕으로 대한다면 천하에 우리의 친구가 아닌 것이 없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