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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것과 한가한 것






   성운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당신은 바쁘십니까? 한가하십니까?
‘바쁨’과 ‘한가함’은 현저히 다른 생활 방식입니다. 바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바쁠수록 더욱 기운이 나며 활력이 생긴다 말합니다. 이들은 바쁜 것을 원동력이자 영양소라 파악하여, 편안하고 한가함은 게으르고 나태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죽음과 다르지 않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한가함을 좋아함은 사람은 ‘한가함’이 풀어놓는 것이요, 조용함이요, 자유로움이요, 수양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바쁜 것은 세상에 대해 흥미를 느낌이요, 집착이요, 일만 하는 노예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바쁜 가운데 한가함을 구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동자는 매주 이틀씩 쉬거나 매일 8시간씩 근무하기를 원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바쁜 업무 중에도 차를 마신다거나 신문을 보거나 출장 갈 기회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모두 바쁜 가운데 짬을 내기를 원합니다.
또 어떤 이는 한가하면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돈을 치르면서까지 일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바쁘게 시간 보내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바쁜 것은 법의 희열이자, 발심이며, 진보이자, 편안히 안주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쁘다’라는 말 속에서 가치와 일하는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바쁜 것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지식과 친구, 그리고 좋은 인연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바쁜’ 것에는 또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가정의 생활을 책임지느라 바쁘고, 어떤 사람들은 사회의 복지를 위해서 바쁘고, 어떤 이는 남의 어려움을 해결하느라 바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가난하고 약하고 힘없는 사람을 돕느라 바쁩니다.
공항이나 기차역에는 사람들이 날마다 오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바쁜 사람들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누구는 명예를 위하여, 누구는 이익을 위하여, 또 누구는 우정과 사랑을 위해 바쁜 것입니다. 일찍이 공자(孔子)가 천하를 주유하였던 것처럼 세계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고, 부처님처럼 중생제도를 위하여 많은 곳을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평화의 복음을 전파하고자, 군중 사이로 파고듭니다. 진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사람들은 세계각지를 돌아다닙니다. 그들은 매일 자신을 위해 또는 남을 위해, 나아가 세상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닙니다. 바쁜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기쁨으로 삼는 사람은 하루가 48시간이 아닌 것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한가하게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구제의 손길을 벌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만을 바라며, 남에게 구걸할지언정 스스로 힘써 일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바쁘면 당연히 힘들겠지만 한가하다고 어찌 힘들지 않겠습니까? 괴로운 일이 없는 한가한 사람과 비교하면 힘들지 않고 바쁜 것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바쁜 것은 심신에 가장 좋은 자양식품이고, 또한 이생과 내생을 위해 좋고 아름다운 종자를 뿌리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은 한계가 있습니다. 바쁘면 발전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우리들은 가능한 한 스스로를 바쁘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바쁜 것이나 한가한 것이나 상대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 현실과 이치에 두루 통할 수 있다면 바쁘더라도 도리어 한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바쁜 중에도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고, 여유로운 중에도 바쁘다는 느낌을 갖는 것입니다. ‘마음은 한가하나 사람은 한가하지 않고, 사람은 바쁘나 마음은 바쁘지 않다’는 말처럼 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생활태도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