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요즘은 겉으로 보기에 날씬해 보이는 데도 체중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체중의 숫자에 무척 집착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저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까지 든다. 외견상으로 적당하게 보기 좋으면 되는데 말이다. 적당한 기준의 정도를 벗어나 과체중이 되면 비만이라고 하는데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적당한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꼭 쉬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사랑에 있어서도 자식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퍼붓는 경향이 있다. 자식에게 올인하다 보니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노후에 경제적으로 궁핍해져 아주 어려운 생활을 하는 어르신들도 종종 보게 된다. 중간, 중용, 중류층 등 상하의 중간으로 균형을 의미하는 단어는 많지만, 그 단어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는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적당히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해아 보기 좋은 몸매가 되듯 적당한 사랑을 주어야 보기 좋은 사회적으로 반듯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지나침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연인 간에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사랑을 퍼붓다보면 서로의 균형이 맞지 않아 깨지는 경우가 있다. 적당한 중심의 축이 세워질 때 그 관계는 튼튼히 유지될 수가 있는 것이다.
부모의 지나친 사랑으로 자식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사랑비만의 소유자들은 자립심이 부족하고 의존적 경향이 강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노후 준비를 잘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돈을 많이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이 새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자식의 자립을 빨리 보는 것이라 한다. 자식의 자립이 늦어지면 그 만큼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청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기조절 능력이 있으면 좋은 습관이 형성되어 바람직한 행동을 실천하며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지나친 관심과 사랑비만이 결코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없다. 인간관계가 자꾸 어그러지고 갈등으로 치닫는 이유는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란다.
이성 간의 사랑도 적절한 크기의 사랑으로 서로에게 적합한 표현을 할 때 건강한 사랑이 이루어지듯, 부모와 자식 간에도 자식이 진정으로 받고 싶은 사랑이 무엇인지, 부모가 주고 싶은 사랑과 다르지는 않은지 점검하여 서로의 교차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사랑의 비만으로 실패하는
삶이 되지 않도록 사랑의 다이어트를 해보자.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