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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시기와 바람직한 삶의 자세

장용수
(주)진두아이에스 기업문화연구소 소장

이 글은 2009년 2월 9일 장용수 소장이 YTN 라디오‘강성옥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하여 방송한‘아침칼럼’이다.     <편집자 주>

최근 사회적으로 큼직큼직한 사건들이 줄을 지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국방, 외교, 사회, 문화 등의 각 방면에서 사건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사람의 기억력이 길지 않음에 감사할 지경입니다. 사건들이 발생하는 패턴을 봐도,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고 이것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사건이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다음 사건이 터지고 이것이 이전의 사건을 묻어버리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원인을 차분하게 분석해서 다음에는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지혜를 모으거나 사건에 대한 어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않고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이전의 사건으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반복적으로 동일한 사건을 다시 맞닥 뜨려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겁니다.

거시적으로 사회의 변화를 바라보면, 현재 한국의 상황은‘격변의 시기’로 불릴 만합니다.‘ 격변의 시기’에는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판단을 정상적인 상황에서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평정심을 잃은 상 황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 문제를 키우는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생활 속에서 평정심을 잃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 입니다. 교통사고의 경험이 있습니까? 교통 사고를 내거나 당한 직후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어렵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어떤 함정에 빠졌을 때 그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더 큰 문제를 야기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격변의 시기에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살아온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무언가 선택을 요구하고 있고 자신이 그동안 의지해왔던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직면 할 때,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지곤 합니다.

에밀 뒤르켕이 말한‘아노미’상황이 바로 이러한 상태를 말합니다. 그는 이런 사회적 조건에서 비행, 범죄, 자살이 빈번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망상(妄想)이 자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망상에 사로잡히면, 정상적인 조건에서 생각할 때는 어처구니없는 것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생각됩니다. 헛것이 실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말입니다. 종말론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거짓과 사기(詐欺)가 넘쳐나는 조건이 성숙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 누군가 쉬운 길이 있다고 말한다면, 일단 의심해야 합니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확한 현실인식에서 나오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면 비교적 올바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왜 내가 이런 일을 시작했는가? 원래 목표가 어디에 있었던가? 지금도 그 목표가 유효한가? 무엇이 나를 이러한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는가? 등의 질문들을 차분한 마음으로 객관적인 맥락 속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세상이 혼란스럽습니다. 망상에 사로잡혀 인생을 허비하지 않으려면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다시금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