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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품인九品印

정규진
한국불교미술원장


구품미타九品彌陀
정토미타라고도 한다. 『관무량수경』에 극락세계의 아미타부처님이 9종의 연화대에서 각기 중생의 근기에 따라 수인手印을 달리하며 나투시는 모습을 말한다. 염불 수행의 순위를 가려서 상중하上中下로 구분하고 다시 상품상생부터 하품하생까지 9품九品으로 차별하였기 때문에 구품왕생이라 한다.
만다라 금강계와 태장계에 대하여 부지하락不知下落의 자세로 치우치는 듯하여 밀교의 만다라와 구품미타의 수인에 대해서도 접근해 보자.
상상품=금강대金剛臺 | 중상품=연화대連華臺     | 하상품=보련화寶蓮華
상중품=자금대紫金臺 | 중중품=칠보연화七寶蓮華 | 하중품=연화蓮花
상하품=금련대金蓮臺 | 중하품=태장대胎藏臺     | 하하품=금련화 유여일륜 金蓮華 猶如日輪
이와 같이 구품정토의 극락세계 아미타부처님의 수인과 밀교의 만다라는 같다 하겠다. 결국 선정인에서 변형된 것으로 아미타불의 수인이다. 중생들의 성품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상, 중, 하 3등급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3등급으로 세분화하여 9등급으로 나누었다.


상품상생인上品上生印
회향발원심을 일으키고 진여眞如의 이치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극락세계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닫고 시방제불十方諸佛의 정토에 태어나 공양하고 교법을 통달하여 미래에 성불成佛한다는 수기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중생인上品中生印
목숨이 다할 때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의 안내를 받아 극락세계에 인도되어 무상정변지無上正遍知를 깨달아 시방세계의 부처님을 뵙고 함께 공양하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진리를 얻어 증득법신證得法身이 됨을 의미한다.


상품하생인上品下生印
인과의 도리를 깨달아 불교를 비방하지 않고 성불하려는 지극한 공덕으로 불보살의 영접을 받아 아미타부처님을 만나서 설법을 들어 환희지歡喜地에 머물게 됨을 의미한다.


중품상생인中品上生印
계율을 잘 지키고 수행정진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불보살의 원력을 세워 정토에 왕생함으로써 사성제四聖諦를 증득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게 됨을 의미한다.


중품중생인中品中生印
사람이 일생을 사는 동안 단 일주일만이라도 계를 지키게 되면 수명이 다하여 죽게 되었을 때 불보살의 래영來迎을 받고 정토에 왕생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게 됨을 의미한다.


중품하생인中品下生印
세간의 윤리와 도덕을 잘 지키고 행하게 되면 목숨이 다하여 죽게 될 때 아미타부처님의 48대원과 정토세계의 아름답고 화려하며 장엄함을 듣고 그곳으로 왕생하여 역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게 됨을 의미한다.


하품상생인下品上生印
비록 살아생전에 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목숨이 다할 때 뉘우쳐 불법에 귀의하고 염불하게 되면 억겁의 육도윤회에서 벗어나 화불化佛의 래영來迎을 받고 법문을 들어 정토세계에 안내됨을 의미한다.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 
비록 살아생전에 파계하여 계를 범하고 부정하게 살다가 목숨이 다하게 된다 할지라도 아미타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깨닫게 되면 억겁윤회의 죄를 덜게 되고 나아가 시방세계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신심信心을 일으키게 됨을 의미한다.


하품하생인下品下生印
비록 살아생전에 온갖 흉학한 범죄를 지었더라도 목숨이 다하여 죽음에 이르렀을 때 발심하여 기도하고 지극정성으로 아미타부처님을 염송하면 억겁의 육도윤회에서 벗어나 정토의 연꽃세계에 태어나서 법문을 듣고 발심을 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상의 구품미타의 구품은 아미타부처님의 수인으로, 중생의 근기에 따라 정토세계로 연결시켜주는 무상도無上道의 표시表示라 하겠다.
이처럼 문자가 없었던 2700여 년 전에도 부처님께서는 심인心印으로 의사표시를 하였던 것이다. 정각을 이루신 후의 모습인 초전법륜상 역시 두 손으로 수인한 시무외인施無畏印인데, 이는 수화手話로써 전법 제도하셨음을 의미하는 것이니, 오늘날 청각장애인이 수화로써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된 시초라고 하겠다.
미타구품탱화彌陀九品幀畵
미타구품탱화의 9칸 가운데 중앙의 상단은 아미타불의 설법 장면이며 그 아래 광경은 극락 궁전을 배경으로 하였고 나머지 7칸은 왕생인의 근기에 따라 배열한 정토탱화이다.